원추리 피었다

아이를업고휙지나가는데
할머니는아니겠구나싶더군요.
아이를업은품새가그냥,업은것이지
아이를위한배려가부족해보이는업기입니다.
그런데이아이가고개를빼면서나를바라보며웃는겁니다.
어머,
얼마나이쁜지벌써저만큼가는아주머니한테
말을걸지않을수가없습니다.
어머,아이가너무잘웃는데요.
아이구선낯을심하게해요,
그렇게환하게웃더니정말가까이가니
사정없이날보며인상을찌푸립니다.
세상에하얗고잘생긴얼굴이……
잘생겼네요.손주세요?
아,녜,에,
손주업기는확실히아니었습니다.

흐릿하게뒤로보이는노란꽃은쑥갓꽃입니다.
호박꽃너무이쁘지요?
함민복시인이장마철에호박순자라나는것을하룻만에쟀는데….

온통여기저기원추리피었습니다..
오늘오후에잠깐합정동엘다녀오면서강변북로의가는길오는길,
여기저기에원추리꽃가득하더란말씀이지요.

워낙침소봉대를잘하는중국사람들은,
원추리꽃을보고

또원추리를지니고다니면
우울증을해소해주고,

시름을잊게한다는믿음이있었다하니.
원추릴보면서침(?)을내내찾았더라는말씀이외다.
결국참뻥도대단하지로결론을내리긴했지만요.

머우리나라뻥도못지않습니다.
원추리하도예뻐서

시름을잊게하는꽃이라는말이있으니말이지요.
그래도소생생각으로는원추리는
어느꽃이나지니고있는섬세한아름다움에있어서는매우성적이나쁜꽃이라는,
그래서소생이점수를준다면홀로있을때원추리는아주잘줘야D입니다.

그런데왜원추리를모다도이쁘다고할까,
꽃이귀한한더위에피어서?
사실커다란나무그늘아애피어있는원추리는제법시원해보이기도하지요.
원추리는무리를지어있을때아름답습니다.
거기다가아주빼곡이들어찬무리보다는
꽃대시원하게올라온사이가조금있는것이더예뻐요.
무슨말이냐하면원추리꽃대사이의여백이원추리를
가장아름답게만든다는거지요.
바라보는자세도중요합니다.
너무가까이도말고너무멀리도말고따악그즈음에서
원추리피어있는곳을바라봅니다.

삶이우울해보이면약간그늘진곳에앉아
약간그늘진곳에피어나있는원추리를가만히바라보면괜찮을듯도해요.
밤이되어원추리가보이지않으면그때원추리한송이두송이따는거지요.
어차피원추리는하루만피어있는꽃이니말입니다.
그래도왜오랫동안피어있는꽃처럼보이냐면
다른꽃들이계속옆에서피어나기때문이지요.

원추리,

옥수수잎처럼생긴원추리잎은줄기없이뿌리에서부터마주나는데
겨울이되어도말라죽지않고어린싹을내내보호한답니다.
그리고새순이돋아나면거름이되어준데요.
그래서마치엄마가아이를보호하는것과같다하여
모애초(母愛草)라고도불렀다합니다.

우리집뒤안의원추리입니다.
원추리는하도종류가많아서
왠만큼식물을하는이들도동정하기를무서워하더군요.

작은더위가시작되는오늘,
비가엄청나게다정하게시작하는군요.

아주친한사람이

허물없이짚어오는어깨위

손바닥처럼요.

아올해처음보는닭의장풀.

너무높고아파트건물이배경으로잡혀서도당체잘찍어지지가않더군요.

언제보아도어여쁜빛깔

열매도열리지않는딸기속에서피어나있던도라지꽃.
시들고피어있고피어나려고하는…..
상당한시간을한컷에!

분재로키우던석류나무를화단에심었더군요.

오디

전에우리는오들개라고불렀어요.

전혀매발톱스럽지않은매발톱,

아마도양자가붙은매발톱일거여요.

우리동네뒤안에서가장찍기어려운것이

바로이대추나무와
좀작살나무가터요.
별로눈에띄지도않고이쁘지도않으면서도말이지요.

작은더위를시작으로

큰더위도오실것이고

6 Comments

  1. 사슴의 정원

    2011년 7월 7일 at 12:48 오전

    글만잘쓰시는것이아니라사진도상당한수준이시네요.

    이쁜꽃들의모습바로앞에서본것처럼생생하게보고갑니다.   

  2. 푸나무

    2011년 7월 7일 at 12:56 오전

    앗,가운데글수정하고있었는데…..
    캄사함미당,
    지가
    칭찬에약한다는것……을금방아셨네요?^^*

       

  3. 4me

    2011년 7월 7일 at 1:37 오전

    대추꽃이반가워요.
    저는도라지꽃도넘좋아하는데….
    푸나무님의포스트는늘저를한순간에고향으로데려가주는힘이있는것같아요.
    호박꽃,원추리,자주달개비,도라지,석류꽃,오디………
    동심으로돌아가려는것꽉붙잡고일합니다.
    아이업으신분,
    이렇게금방성의없음을알아차리는분이주위에널려있음을아실까요?
    ㅎㅎ
    기분좋은시간이었습니다.   

  4. 보리

    2011년 7월 7일 at 6:21 오전

    석류꽃보여주셔서감사합니다.
    아마먹는과실나무중에서가장늦게꽃피우는
    녀석이지않나싶어요.옛고향집앞우물가에
    한그루있었는데느지막히함초로이피던
    저빨간꽃가끔보고싶었죠.
    그러고보니앞우물가에감나무도있었고
    대추나무,무화과도있었네요.^^

       

  5. 청목

    2011년 7월 11일 at 7:48 오전

    어머니와같은마음으로사물을바라보시니꽃도한층더아름다워보이는모양입니다.
    단아한글에도아기를염려하는사랑이있고,렌즈의포커스에도열정이담겨있으니피사체도그만큼의아름다움으로피어나는듯합니다.늘느끼는바이지만사진,참좋습니다.   

  6. 물처럼

    2011년 7월 16일 at 1:57 오전

    관심과사랑이
    조용히묻어나는포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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