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에 대하여 마음을 열라 – 黑山
BY 푸나무 ON 1. 4, 2012
흑산
저자
김훈
출판사
학고재(2011년10월20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소설
난또책표지에서이런사진은첨본다.
책표지바로뒤,
간단한작가의약력이실려있는곳
김훈의사진,
딱나를보고있다.
카메라눈을똑바로보고찍은사진이다.
미남이네….잘나와서…..선택하기도했겠지만
니만나보냐?
나도니본다.라고사진말하고있다.
그다음페이지에일러두기다섯가지가나온다.
그첫번째가이책은소설이다이다.
아니누가몰라?
그는소설을참많이사랑하는것인가,
아니면사랑하는소설뒤에편하게숨고싶은것인가,
하긴역사,과거의한시점을그려내는글에서이책은소설이다.라는
한문장은모든이견들을둥그런묶음으로만들어높은절벽에서으라챠!
던져버리고손바닥탁탁치는일과같을것이다.
어디선가글의힘을형편없이깨트려버린작가의인터뷰를읽은적이있는데
후기에도비슷한이야기가실려있다.
나는말이나글로서정의를다투려는목표를가지고있지않다.
나는다만인간의고통과슬픔과소망에대하여말하려한다.
나는,겨우,조금밖에는말할수없을것이다.
이상하다.아주겸손하게이야기하는데도사진속강한시선처럼
글잘쓰는사람의오만함이느껴지는것은나의잘못된센서탓인가…..
이틀밤….늦은시간에걸쳐서흑산을읽었다.
그의모든글이그러하듯문장은아름답고치열하다.
아름답고치열한문장이지닌시선은아득하고적막하다.
아득하고적막한시선은삶의본질에대한의문을제기하고
그의문은답이없어더욱가슴속을후벼파며들어온다.
깊은겨울밤의정한탓인지도모른다.
제목은흑산.흑산도이지만우리나라전역을아우르고
종교에대한이야기같지만시절을말하고
순교배교에대한이야기처럼읽히지만사람의본성을이야기하고
선비집안의이야기같지만모든계급,여성들까지도주인공이되고,
한시절에대한이야기같지만여전히지금도계속되는사회에대한이야기로도읽힌다.
작가의노련하고섬세한역량이깊게엿보이는곳은
신앙,믿음,야소를처음접한사람들의심리를그린대목이다.
아마그는신앙인이아닐텐데도,
평생학문을닦아온사람들이만나는예수,
글자한자제대로모르는무지한사람들이만나는예수,
수많은여성과고통속의사람들이만나는결다른예수를
섬세한필치로마치신앙을아는사람이듯잘포획해낸다.
가령마노리가처음으로황사영에게천주교리를들을때의마노리의마음,
처음들어보는말이었지만마노리에게는그뜻이분명하고손에잡힐듯이확실했다.
그분명함에놀랐다.마노리는그말을알고있었던것같다.
알고있었지만그앎이드러나지않고몸속깊은곳에묻혀있었던것같았다.
황사영은처숙부정약종에게서이교리를전해듣는다.황사영이받아들인예수.
신이란강물과같아서현재를거느리고흘러서미래의시간으로
생성되는지속성으로여겼다.
그때황사영은글이나말을통하지않고사물을자신의마음으로
직접이해하고몸으로받았다.
어떤매에도굴하지않던신심깊은자는감옥으로찾아온노모를보고배교한다.
노모를위해,
마귀보다무서웠고매보다무서웠고지옥보다무서운노모,
작가는사랑을도리를,그렇게무서움으로표현하기도한다.
마리노는매를맞고정신이없는상태에서
황사영이있는곳을불게되고
박차돌은
매에져서배교하고오히려관의끄나풀이되어
자신의누이조차죽게만드는천박한인성이다.
그러나그도누이동생같은아리를만난후자신의터전에서사라져버린다.
끝까지악인은없다는것일까,
알아서뭐하랴먄
사람을매로때리는것도여러가지방법이있으며
몇대쳐서터진부위에똥과꿀을넣어터진살속으로집어넣으면
벌레가생겨그다음날자연사하게되는
사람이사람에게할수없는일도이글속에는있다.
의연하게죽음으로다가가는정약종같은사람들이있는가하면
그죽음에의지해서조카사위황사영을밀고하고살아난정약용도있고
약전도귀양으로감해진다.
귀양생활중약전은끊임없는사념속에서살며
그사념때문에외롭고허한시간들을보내나
바다냄새나는여인의몸숙으로들어가고아기도낳는다..
그리고너무나서정적인청년창대를만나
그와함께흑산의바다를들여다보며자산어보를쓰게된다.
생각이란것이도저해보여도
사람의실제생활에미치는영향이미미하다는것을
작가는넌즈시말하고싶었을까,
새해가되어서여기저기
행복을비는말
희망을비는말
기쁘고즐겁게살아야한다는덕담이공기처럼부유하고있다.
흑산의수많은주인공들중
누가복있으며희망에차서행복하며기쁘고즐겁게살아갈까……
적어도내가보기에는없다.
복이라야아주짧은시간이고
즐거움기쁨이라야그보다더짧은찰라같고…..
아,그렇다면
바꿔야하나,
복을기쁨을즐거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