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에 대하여 마음을 열라 – 黑山
흑산 저자 김훈 출판사 학고재(2011년10월20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소설

난또책표지에서이런사진은첨본다.

책표지바로뒤,

간단한작가의약력이실려있는곳

김훈의사진,

딱나를보고있다.

카메라눈을똑바로보고찍은사진이다.

미남이네….잘나와서…..선택하기도했겠지만

니만나보냐?

나도니본다.라고사진말하고있다.

그다음페이지에일러두기다섯가지가나온다.

그첫번째가이책은소설이다이다.

아니누가몰라?

그는소설을참많이사랑하는것인가,

아니면사랑하는소설뒤에편하게숨고싶은것인가,

하긴역사,과거의한시점을그려내는글에서이책은소설이다.라는

한문장은모든이견들을둥그런묶음으로만들어높은절벽에서으라챠!

던져버리고손바닥탁탁치는일과같을것이다.

어디선가글의힘을형편없이깨트려버린작가의인터뷰를읽은적이있는데

후기에도비슷한이야기가실려있다.

나는말이나글로서정의를다투려는목표를가지고있지않다.

나는다만인간의고통과슬픔과소망에대하여말하려한다.

나는,겨우,조금밖에는말할수없을것이다.

이상하다.아주겸손하게이야기하는데도사진속강한시선처럼

글잘쓰는사람의오만함이느껴지는것은나의잘못된센서탓인가…..

이틀밤….늦은시간에걸쳐서흑산을읽었다.

그의모든글이그러하듯문장은아름답고치열하다.

아름답고치열한문장이지닌시선은아득하고적막하다.

아득하고적막한시선은삶의본질에대한의문을제기하고

그의문은답이없어더욱가슴속을후벼파며들어온다.

깊은겨울밤의정한탓인지도모른다.

제목은흑산.흑산도이지만우리나라전역을아우르고

종교에대한이야기같지만시절을말하고

순교배교에대한이야기처럼읽히지만사람의본성을이야기하고

선비집안의이야기같지만모든계급,여성들까지도주인공이되고,

한시절에대한이야기같지만여전히지금도계속되는사회에대한이야기로도읽힌다.

작가의노련하고섬세한역량이깊게엿보이는곳은

신앙,믿음,야소를처음접한사람들의심리를그린대목이다.

아마그는신앙인이아닐텐데도,

평생학문을닦아온사람들이만나는예수,

글자한자제대로모르는무지한사람들이만나는예수,

수많은여성과고통속의사람들이만나는결다른예수를

섬세한필치로마치신앙을아는사람이듯잘포획해낸다.

가령마노리가처음으로황사영에게천주교리를들을때의마노리의마음,

처음들어보는말이었지만마노리에게는그뜻이분명하고손에잡힐듯이확실했다.

그분명함에놀랐다.마노리는그말을알고있었던것같다.

알고있었지만그앎이드러나지않고몸속깊은곳에묻혀있었던것같았다.

황사영은처숙부정약종에게서이교리를전해듣는다.황사영이받아들인예수.

신이란강물과같아서현재를거느리고흘러서미래의시간으로

생성되는지속성으로여겼다.

그때황사영은글이나말을통하지않고사물을자신의마음으로

직접이해하고몸으로받았다.

어떤매에도굴하지않던신심깊은자는감옥으로찾아온노모를보고배교한다.

노모를위해,

마귀보다무서웠고매보다무서웠고지옥보다무서운노모,

작가는사랑을도리를,그렇게무서움으로표현하기도한다.

마리노는매를맞고정신이없는상태에서

황사영이있는곳을불게되고

박차돌은

매에져서배교하고오히려관의끄나풀이되어

자신의누이조차죽게만드는천박한인성이다.

그러나그도누이동생같은아리를만난후자신의터전에서사라져버린다.

끝까지악인은없다는것일까,

알아서뭐하랴먄

사람을매로때리는것도여러가지방법이있으며

몇대쳐서터진부위에똥과꿀을넣어터진살속으로집어넣으면

벌레가생겨그다음날자연사하게되는

사람이사람에게할수없는일도이글속에는있다.

의연하게죽음으로다가가는정약종같은사람들이있는가하면

그죽음에의지해서조카사위황사영을밀고하고살아난정약용도있고

약전도귀양으로감해진다.

귀양생활중약전은끊임없는사념속에서살며

그사념때문에외롭고허한시간들을보내나

바다냄새나는여인의몸숙으로들어가고아기도낳는다..

그리고너무나서정적인청년창대를만나

그와함께흑산의바다를들여다보며자산어보를쓰게된다.

생각이란것이도저해보여도

사람의실제생활에미치는영향이미미하다는것을

작가는넌즈시말하고싶었을까,

새해가되어서여기저기

행복을비는말

희망을비는말

기쁘고즐겁게살아야한다는덕담이공기처럼부유하고있다.

흑산의수많은주인공들중

누가복있으며희망에차서행복하며기쁘고즐겁게살아갈까……

적어도내가보기에는없다.

복이라야아주짧은시간이고

즐거움기쁨이라야그보다더짧은찰라같고…..

,그렇다면

바꿔야하나,

복을기쁨을즐거움을,

고통가운데서의복

신산한삶가운데서의기쁨,

절망가운데서의희망,

슬픔을즐기는마음

마음을열일이다.

특히슬픔에대하여

흑산을읽고난후

난그렇게생각했다.

10 Comments

  1. 순이

    2012년 1월 4일 at 5:22 오전

    김훈의소설은
    오랜시간마음을붙드는힘이있습니다.
    나는기독교인이지만우리할머니대부터믿어온믿음이라
    그것으로사는것이지
    저시대에살았다면….자신이없습니다.
    그런면에서운이좋은것이지요.
    선택의문제는나약한사람에게는견딜수없는일입니다.
       

  2. 교포아줌마

    2012년 1월 4일 at 2:05 오후

    치열하게쓴소설
    같은감명으로비쳐내신독후감
    비슷한마음으로읽었습니다.

    종교에얽힌이야기
    극한상황에서인간일수밖에없는인물들

    흑백의논리를이제는적용할수없는마음밭이되었네요.

    ‘슬픔에대해서마음을열일이다.’
    공감합니다.   

  3. 쥴리아스

    2012년 1월 4일 at 2:12 오후

    그래도꺼이꺼이살아갔던그들…약전은동생약용을만날희망을던지지않고죽기4년전쯤인가우이도(오늘날의소흑산도)로옮겨가그곳에서죽습니다…결국동생을만나지못하고..지친도록기다리는세월에슬픔은이미내장채내동댕이쳐져있는그악무는현실에마음이안열리네요…열어같이슬프면가볍고닫되내일을기약하면무거워저는무거운것을택하렵니다…   

  4. 푸나무

    2012년 1월 4일 at 3:22 오후

    우리에게는너무나익숙한일상이
    겨우약간의시간너머에서는
    그렇게무서운일이었다는것…..

    생각을많이하게하는일입니다.
    저도비겁한사람이라…..
       

  5. 푸나무

    2012년 1월 4일 at 3:24 오후

    교아님
    그렇지요.
    뭔가를알아가고느껴간다는것은
    마음결이많아지는일일거에요.

    오늘도춤추셨어요?
    그귀여운사촌동생이랑?^^*   

  6. 푸나무

    2012년 1월 4일 at 3:27 오후

    쥴리아스님대문내렸어요.
    예언자는언제나
    무거운짐을진자인데….

    근데그들이귀양을가지않았으면
    특히다산…
    그많은저서를쓸수있었을까요?   

  7. 성학

    2012년 1월 4일 at 4:07 오후

    푸나무니~ㅁ,
    ‘글을모은것이사전(dictionary)이될지문학이될지’는,
    유형의글과글사이를메우는’사람들생살의꿈틀거림’,때로는글밖까지’튀는땀내’의유무..
    기자이셨던김훈님의글(소설에한정하지않고…)에서는그런’전향,초월’을읽게됩니다..

    저는,역시다산쪽…인가봅니다…(함구)   

  8. 푸나무

    2012년 1월 5일 at 1:56 오전

    성학님은다산의팬이신듯…..

    오늘
    우리동네는영하13도를기록했어요.
    겨울다워요.
    성학님계신곳은눈많이오나….
    궁금하다요.   

  9. Hansa

    2012년 1월 5일 at 2:11 오전

    끔찍할까봐감히읽지못한책입니다..

    푸나무님리뷰로읽는걸대신할까합니다.아무래도요..
    저는냉혹한현실을직시하지못합니다..

    추천합니다.

       

  10. 푸나무

    2012년 1월 6일 at 1:41 오후

    한사님
    사신곳이우리동네네요.
    저두보성댁이거든요.
    긔고이책안보셔두돼요.
    김훈너무돈많이벌것같아서..^^*
    전도서관에서빌려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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