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으면 읽을수록 쓸쓸해지는 詩 ㅡ 곁

시인은시를던져주고휘적휘적걸어가버리는사람이라고해.

시를붙들고있으면시인이아니라고해.

시인은시의주인이아니라고해

시는부모없이태어난고아라고해,

좀불경스럽긴한데남자없이태어난예수님처럼

시인없는시가진짜시라고해

그러니시를정말시로만들고싶다면

시인은사라지시고……

이제야시내것이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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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을준다줄것이없어서오늘은곁을주고그저머문다

구름곁에서자보고싶은날들도있지만

내일은그냥걷다옆을주는꽃에게바람이마음준적있는지묻겠다

곁이겨드랑이어느쪽인지,옆구리어떤쪽인지

자꾸사람에게가온기를찾아보는쓸쓸이있어

나는간혹몸한켠을더듬어볼텐데

야윈몸에곁이돋으면너에게가겠다고편지하겠다

곁이라는게나물처럼자라는것인지

그리하여내가내곁을쓸어보는날엔

나무가잎사귀로돋는곁이있고별이빛으로오는곁도있다고믿어보겠다

가령어느언덕배기세상에단둘이곁으로사는집,비추는달빛도있다고생각하겠다

고작해야이삶이누군가의곁을배회하다가는것일지라도

곁을준다줄것이없어서곁을주고세상의모든곁이다그렇다///민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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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생각할수도있겠네요.

정수리도아니고마음도아닌

곁은,

그들보다조금약한것이라고,

시작이미미하듯곁은좀그래보인다고,

당신에게

이시를주면서읽어보실래요?라고한다면

당신이네그러겠어요고개를끄덕거리신다면

나는우선말해야되요.

걸음걸이가성큼거려야되는데요?

언젠가,

춘천은아니었어요.

그러나춘천같은느낌이드는강물이었어요.

이른아침이었어요.

날씨는약간추웠어요.

강물위로물안개가득피어오르는날이었어요.

물안개는덩어리로피어올랐어요.

뭉텅거리며움직였어요.

강물위를물안개가성큼거리며걸어다니고있었어요.

그렇죠.

이시를읽으려면그런물안개같은걸음걸이로

시를따라가야해요.

곁은은유에요.

마음의은유,

좋아함의은유,

기대고싶은은유,

함께하고싶은은유,

은유는수줍음을담고있어요.

사실곁을준다고하지만곁에머물고싶은거죠.

머물면서도수줍음때문에

이상하죠,좋아하는감정은거의가수줍음덩어리에요.

딴청을피워요.‘

마치구름곁에가있는듯이,

하긴구름과같이왜떠다니고싶지않을까요?

그리고슬쩍옆을주는꽃이라고

그꽃에게바람이마음준적있는지묻겠다며

마음을들어내는거예요.

그러면서도여전히곁을주는

혹은곁을내주고있는당신을

흠칫거리며바라보는거지요.

정말당신내게곁을주는거맞아요?

당신곁에내가있어도되나요?

곁을주고싶은당신,

혹은곁을주고있는당신,

당신누구세요?

쓸쓸하다지치면편지할께요.

수많은곁이있다는것을

그리고내곁도당신곁도그중의하나라는것을,

혹시당신의곁과나의곁이달라서

혹은시간이달라서

모습이달라서

곁을이해할수없다하더라도

아주

혹시

곁이아니었다하더라도

당신의곁인가했는데

나만의착각이어서

그저쓸쓸한배회라하더라도

줄것이없어서곁을준게아니고

곁은

그저쓸쓸한배회일지도모르지만

,

곁은…..,

물리학자들이그런다네요

시간과공간을추적하다보면

정말로실재하는것이무엇인지…..모르는상태에도달한데요,

어느유명한물리학자는그랬다는데

우주는하나의거대한홀로그램일수도있다는것,

우리가지금보고느끼는것은삼차원홀로그램영상일수도있다는것,

만약에그리하다면

우리네삶은무엇일까……..

오히려곁은

홀로그램을투사하는평면플라스틱조각같은거아닐까…..

나물

잎사귀

달빛….

곁의모습이오히려더선명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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