借景 ㅡ 계림에서 窓이 되었다

借景은아취와향기가배어있는단어이다.

단순하게이야기한다면경치를빌려온다는것인데

조금더깊고세미하게내식(?)으로접근해본다면

마음을창으로만든다는뜻이어려있다.

우리나라한옥에창이많은것은다이차경……때문이라고쓴글을읽은적이있다.

자연과사람사이의소통이기반된동적인개념도있지만

창은그못지않게창으로펼쳐지는경치를바라보는정적인개념이항존해있다.

벽의그림을소유하기보다는빌려오는풍경을향유하는

즉소유보다는존재를택하는삶의방법,,

산을보려면황산엘가고

물을보려면구채구를가고

산과물을보려면계림을가라는중국말이있다고한다.

그러고보니중국의산과물을다본셈이네.^^*..

계림의첫날

비단을켜켜이쌓아놓은것처럼보인다는채첩산을올랐다.

아득한옛날에는바다였고

석회암의산이솟아올랐다는,

그래서동굴도많은곳이었다.

자그마한정원을지나

가파른계단을오르기시작했다.

역시자원많은나라답게모든계단은돌로만들어져있다.

하긴황산의그수많은계단들도돌이었으니

이정도낮은산쯤이야,..

친절하게도돌계단에정성들여물결무늬를만들어서넘어지지않게배려해놓았다.

처음은그러질않겠는가,

누구나다혹하는것,

혹해서숨을급하게들이키는것,

쉬내쉬지못하는것,

이게좋은건지나쁜건지는모르겠는데

내겐자연에대한센서가

다른사람보다는한두개더달려있는듯….

혹함의강도가센편이다.

무엇보다

계림의산수는수묵화그자체였다.

더군다나그산에안개가끼어서

먼곳의산을더욱신비롭게만들어주고있었다.

안개는

슬쩍산을휘감으며가리기도하지만

어느순간은마치안개가산을토해내는것처럼여겨지기도했다.

마지막날이던가

아침에일찍일어나호텔창문으로

먼산을무연히바라보고있었다.

여전히안개가득한산이었다.

그랬는데조금씩안개가걷히는가싶더니

세상에,

없던산이솟아나는것이다.

순식간에몇개가…..나타나는것이다.

정상이랄것도없는자그마한산꼭대기에올라섰을때

난내몸이스스로창이되는것을느꼈다.

안개가득한먼곳의산들이

그것도형체만지닌갖가지형태의크고작은산들이펼쳐질때

난누군가에게…..이해해줄만한이가곁에있었다면말하고싶었다.

이봐요,그렇게직접보지말고나를통해서저산들을봐봐요.

계림의산앞에서

난나의창이되고

내창은내게차경의진수를보여주었다.

산을내려와서

가게앞에거뭇하게생긴기이한대나무가길게잘라져있었다.

가이더에게물었더니

사탕수수란다.

오메,사먹을수있을뿐아니라

바로쥬스로내려준다는…..거기다한잔에천원이라니

달고시원한,

거기다약간비릿한아주어렸을때먹은찰옥수수대의냄새가살짝배인,

달아서촌스럽고자연그대로라소박한음료

보이는곳마다기쁘고즐겁게마셨다.

계림여행을즐겁게만들어준공신이기도했다.

사탕수수즙.

12 Comments

  1. 뽈송

    2012년 2월 14일 at 1:34 오전

    참멋있네요.중국은정말가볼것이많다는걸인정합니다.
    황산도못가봤고계림도못가봤으니다음타켓으로삼아야할것같습니다.
    그런데더중요한것은경치보다는그곳에숨겨져있는이야기들이라고요.
    이야기를들으면내마음이옛날로도갈수도있는타임머신을타게되지요…   

  2. 雲丁

    2012년 2월 14일 at 4:08 오전

    정상으로난길이좀가파른듯한데
    올라가셨나요?

    안개가신비로운곳에서
    "나"라는창은과연어떤모습으로
    사물을비추어줄지궁금해요.

    사진과글에서느껴지는신비로
    일단은만족을,^^

       

  3. 벤조

    2012년 2월 14일 at 4:28 오전

    그대의창으로계림,
    잘봤습네다.
       

  4. 綠園

    2012년 2월 14일 at 6:10 오전

    푸나무님을통해서보는계림이
    직접가서보는것보다훨씬좋을것같습니다.
    저런이색적인모양의바위산과물이있는계림의풍광에
    특별한글과좋은음악이있어서요.
    그래도직접가보고싶어지는데요.^^
    마지막사진의오렌지색열매도매달아놓은것같습니다.

       

  5. 순이

    2012년 2월 14일 at 10:53 오전

    정말멋진계림이고
    계림을더멋지게그려낸글쟁이글입니다.
    이글을읽고계림에가고싶은마음이안든다면
    그게오히려이상할것같습니다.
       

  6. equus

    2012년 2월 14일 at 11:28 오전

    ‘이강’에서의뱃놀이는하셨는지?
    그곳에서는새의목에큰반지같은고리를달아걸고물속으로보내고기를잡아오면목에끼인고리때문에삼키지못하는사이에인간인주인이물고기를가로채는수법으로고깃바구니를채우는것을보았지요.공항에막내리면멀리둘려쳐진,흡사병풍에그려진수묵화같은광경어렴풋생각납니다.   

  7. 푸나무

    2012년 2월 14일 at 12:02 오후

    맞아요,
    뽈송님.
    경치는경치만이아니라
    스토리이고
    기억이되고
    새로운상상력을주는미래두되지요.

    타임머수니도꼭필요하겠네요.^^*   

  8. 푸나무

    2012년 2월 14일 at 12:05 오후

    저자그마한산들을세개나올랐답니다.
    같이간지인득중
    안올라가는사람도많았어요.
    저야.
    부칸산다니는사람이니ㅋ~

    올라가면속이아주시원했어요.   

  9. 푸나무

    2012년 2월 14일 at 12:06 오후

    벤조님은
    짦은한말씀으로

    과녘관통을!!!!!^^*   

  10. 푸나무

    2012년 2월 14일 at 12:09 오후

    친애하는녹원님.
    저오렌지색열매는귤이에요.

    귤나무를통채로얼기설기역어서
    열매는밖으로저렇게빼내고

    말하자면
    귤꽃이라고해야하나….

    어디나
    저런화분이놓여있었어요.
    처음엔가짠가….하다보니
    조위에곰팡이핀귤하나보이시죠?ㅎㅎ   

  11. 푸나무

    2012년 2월 14일 at 12:11 오후

    순이언니도바람드셨나요?
    바람드셨으면
    계림은너무멀고
    통영이라도갑시다.
    자주노래부르다보면
    이루어지기도하겟지요.
       

  12. 푸나무

    2012년 2월 14일 at 12:12 오후

    이강뱃놀이는필수던걸요.
    가마우지사냥말씀하시는거지요?
    가마우지가매과인가?
    우리나라도매사냥있잖아요.
    산이병풍인도시…..
    맞아요.에쿠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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