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즉하고 느긋한 곳 강화

오늘잠깐강화엘갔습니다.

며칠우두망찰있었더니

어쩌면내안이깊은겨울이되어가는것같아

포쇄해야겠다싶어서요.

사실강화는우리동네보다조금더추운곳이라고하는데

왠지내게는더따듯하고혼곤한,부드러운곳처럼여겨져요.

어쩌면그곳양지바른곳에는작은움이솟아나있을듯기대를갖게하거든요.

강화에들어서는데

누군가전화를했더군요.

여기강화예요.’

했더니

아니강화에숨겨논애인이라도있는거요?’

호오,

아니어떻게그놀라운비밀을…..”

아니애인이없다면그렇게강화를좋아할수가,자주갈수가,”

사실강화의모든것이제애인이라고해도됩니다.

애인이별겁니까?

사람이요?

꼭정신못차릴정도로휘몰아치는관계만애인일까요?

,,세상에,

이런감탄사만하게한다면너무나충분한애인조건인걸요.

설령아무리돈독한연인관계라할지라도

강화처럼,

,,세상에,하게하지는못할걸요.

사실제가전남보성산아주순시골뜨기아닙니까,

아부지가공무원이셔서농사를진것도아니고말이시골이지텃밭도없는읍내

어정쩡한한옥도아니고양옥도아닌집에서살았으니

농삿군이라고야말못하지만

그래도사는곳보성,,이어디갑니까,

여전히그시골취향이내안에잠재되어있어서

잘가꾼정원도아름답지만

그냥너른들판만보아도마음이푸근해진다는거지요.

강화엘가면

바다도있고강물도있고산도있고더군다나너른들판이주욱펼쳐지지요.

강화도가가장좋은이유는높은건물이없다는거예요.

나즈막한집들,나즈막한산들너른들판은이제곧다가올봄을기다리노라

다리편하게펴고팔은땅에기댄채

아주느긋한모습으로먼바닷가쪽을바라보고있더군요..

꽁꽁얼어붙은겨울추위가

봄꽃을한결아름답게피우리라.

노신의시구절입니다.

혼자만살믄먼재민겨?라는책에서

전우익이란할배가써놓은시귀절인데….

그럴것이다.

그러리라

그랬으면좋겠다.

하마그러지않을까???참으로희망적인시입니다.

,

어느먼곳아주아주추운나라

하늘위

사람눈아무도닿지않은곳,

아무도모르는어느곳에서아주작은봄알갱이만들어졌을겝니다.

봄의씨앗이라고나할까요.

솟아나려고지금땅밑에서귀이개로귀간질이듯땅간질이고있는

봄맞이풀위나냉이꽃자리위에미리자리펼치고있는지도……

나는봄만되면만나는사람들에게

봄이지닌경이로운권력에대해말하고싶습니다.

겨울땅,그딱딱한땅을뚫고나오는여린풀

단단함을이기는순함,

우리가도무지알수없는도무지흉내낼수없는권력말이죠.

나무의새순도엄청나요.

땅을뚫고나오는풀들의힘이수백톤인가….라는시귀절혹시읽은적있으세요?

아무리땅을쳐다보아도아직푸른기색들은없더군요.

사징기들고여기저기기웃거리다가

단풍나무에푸르른물오른것…..

그리고먼뎃산자락

작은움으로인해겨울회빛에서아주조그맣게

마치전기의매화서옥도담채처럼

아주조금

아주담하게변한산자락을내내바라보았는데.

그미묘한색의변화가

청결한바람처럼내안을포쇄시켜주던걸요.

색두바람이되던걸요.

색두따스한햇살이되던걸요.

오늘강화에서는요.

강화에서사먹은찐빵맜있었다.

11 Comments

  1. 소리울

    2012년 3월 2일 at 2:43 오전

    색도바람이되고색도꽃이되는강화
    그색이라는것은오묘해서아름다움도섹스도,
    현실세계의모든욕망도색이라는말로표현되더군요.ㅎㅎㅎ
    색이라는단어아무렇게사용하면큰일날일.
    잔잔한음악이마음을편안하게하네요.
    이대로놀고싶을만큼,
    빨래다림질하다가…
       

  2. 산성

    2012년 3월 2일 at 3:41 오전

    사진기와사징기가주는어감의차이
    다정함.
    나즉하고은근한…

    어느토요일강화엘갔다가돌아오는길내내
    도로에묶여있었던생각이납니다.
    나즉하고은근하지못한기억^^

    봄이지닌경이로운권력…이라시니
    아하,그렇구나합니다.
    무쇠땅을밀어올리는힘,연두!

       

  3. 푸나무

    2012년 3월 2일 at 3:46 오전

    아하,
    그렇구나,
    이마한번탁칩니다.

    산이정말변하고있었어요.
    계절이지나가는하늘에
    가을이가득차있다면

    산자락에서도계절이지나가고
    그계절은아주아주맑고옅은색으로
    다가오던걸요.

    색을빛깔로고칠까요?
    머그냥두죠
    색스럽게…..^^*
    사람이워낙색스럽지못해
    그냥두어도괜찮을듯…..

    사실사계중봄이가장색스럽기도해요.
    기이한듯…..
    은근한듯말이지요.

       

  4. 푸나무

    2012년 3월 2일 at 3:48 오전

    어젠쉬는날이었는데도
    차가그다지막히지는않더군요.
    한강신도시가생기면서
    길이좀여기저기생겨선지,

    연두가지닌권력
    대단하지요.
    무릎꿇어경배받기에족한…..ㅎ~   

  5. 사슴의 정원

    2012년 3월 2일 at 6:51 오전

    강화좋지요.

    전등사도좋아하는곳이고

    그런데북쪽에있는고인돌은안다녀오셨는지   

  6. 푸나무

    2012년 3월 3일 at 1:11 오전

    제가좋아하는어느분도
    강화하면
    전등사를떠올리시더군요.

    전등사랑고인돌은안가구요.
    여기저기그냥어슬렁걸려요.
    천천히느릿하게강화처럼요.   

  7. shlee

    2012년 3월 3일 at 4:48 오전

    강화하면
    호텔켈리포니아가생각나요.
    생뚱맞게그곳에있는~
    혹시아나요?

    ^^   

  8. Lisa♡

    2012년 3월 3일 at 8:36 오전

    한강변에나갔더니

    푸른기색잠깐씩보여줍디다.

    강화에애인이있구나……   

  9. 푸나무

    2012년 3월 3일 at 11:33 오전

    캘리포니아가있어요?
    강화에…하하,

    이다음에가면유심히볼께요.
    쉬리님생각하면서^^*   

  10. 푸나무

    2012년 3월 3일 at 11:37 오전

    오래됐어요.
    강화에애인만든지,
    맨처음애인은
    백련사앞잘생긴정말잘생긴,
    나이가많이먹었어도하냥청년같은
    볼때마다그우림한근육과잘생긴선으로날매혹시키던
    느티나무가시작이었지요.
    한번바람나기시작하니걷잡을수없습디다.
    그러니리사님은조심하세요.
    리사님그화려한생황에
    바람까지가세하면
    걷잡기어려워요.
    나야아무리바람이나도
    전혀색스럽지가않아선지
    내애인들
    그렇게애틋한눈으로내바라보아도
    그저본척만척이에요.
    아,평생가는이짝사랑언제끝날지몰라,

       

  11. 雲丁

    2012년 3월 3일 at 11:52 오전

    그렇지요,
    아직연두빛은아니래도
    이른봄색을보시는예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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