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놀이터에서 놀고 싶다

바닷가쪽으로난땅이

혹봄이오는지름길일까,

봄되면마치강화가동구밖이라도되듯

눈가고마음간다.

며칠전에도잠깐강화쪽으로차를몰았다.

강화가기전김포는한강신도시아파트를짓노라어수선하기그지없지만

그래도조금만벗어나면한결다르다.

우선방향잘잡으면

가려지지않는하늘이제법널다랗게보인다,

하늘뿐아니라

그아래김포의너른들녘은너른만큼

사람의마음을너르게만들어준다.

겨울논이며칠굶은시에미얼굴처럼오종종하다면

이즈음봄논은살피듬좋아보글보글해보이는부잣집마나님형상이다.

아,이문장도이젠예전의문장이구나

피둥하게오른살은가난과자기관리못하는표상이되었으니,^^*

하여간그래도,그럼에도불구하고

봉긋이솟아오르며살피듬있어보이는봄논은

너그럽고부드러워보인다.

가만바라보고있노라면풀성하고헐거운품새로

단단히굳어있던내마음의빗장도슬며시플어제낀다.

열린문사이로그제야봄바람크게스며든다.

훈풍에마음과몸을활짝열어젖힌소나무는어떠한가,

새순만여릿한게아니다.

겨우내동면하듯웅크리고있던소나무순들도

봄바람에열리며순한빛깔로변해간다.

고목에핀매화만아름다우랴,

서릿발차가운겨울한파에담대하게맞서던

늘푸른잎들이봄에의해순화되어가는

저연푸름도사람환장하게한다.

가끔가서거닐곤하던다도박물관은가는날이장날이라휴관이었다.

그앞에서여기저기거닐며사진을몇장찍었다.

같이간지인은서울토박이인데도이상하게냉이를잘발견해냈다.

사실카멜레온만보호색이있는것이아니다.

냉이도기가막히게변장을잘한다.

특히이른봄냉이는작을뿐아니라

땅에꼭붙어서땅과거의같은빛깔로합일체를이루고있다.

냉이에익숙하지않은사람이라면

아마냉이가지천이라한들발견해낼수없을것이다.

그래서어느시인은

그리움에낮게흐느껴본사람만이냉이꽃을바라볼수있으리라고

노래했을지도,

(사유의해석만가하랴,표피적해석도유모러스하질않는가)

하물며냉이의꽃도그러할진대,

선득거리는바람이넘나드는들판의냉이는말해무엇하랴,

보성촌사람이라고촌자랑은무지해대지만

채취하는것은과는상당히거리가있는나는

식물지향적이어서…라는포장을해볼까?^^*

나는냉이캐는사진을찍고

서울출신인지인은조그마한나무조각으로땅에서냉이를캔다.

그녀는자그마한봉다리가제법차올라서야허리를편다.

그리고냉이담긴봉투를통째로건네주며말한다.

캐는재미는좋은데다듬고씻어서국끓일의향은없노라고,

이런이런횡재가…….

사실냉이다듬기쉽지않다.

나처럼울엄마가깨끗이다듬어주는경우아니라면….

그날밤냉잇국은황토뚝배기에담겨우리집식탁에서봄의향기로부활했다.^^*

돌아오는길에태산패밀리파크가보여서들어갔다.

교회에서몇번소풍을온적이있는데좀더걷고싶었기때문이다.

멋진건물의도자기체험장도있고겨울빼고삼시장철꽃이심어져있는곳이다.

아이들놀이터와함께걸을만한산책로,

장년을위한게이트볼장도있는말그대로가족공원이다.

이가족공원이쌀쌀한이른봄해저물녘이라

개미새끼(설마?)한마리도없이텅비어있었다.

여기저기거닐던우리눈에비어있는놀이터가보였다.

누구랄것도없이모두그네에올라탔다.

끈이혹시떨어지지않을까??

요즈음비만인아이들도있으니충분히가감해서만들었을걸?

그렇겠지?

그리고오십넘은아지매들은그네를타고천천히다리를구르기시작했다.

사실제대로된그네를그렇게타보는것은,

마음껏,

그렇게길게타본것은

맹세코내인생에처음있는일이었다.

초등학교때운동장에두개매달려있던그네는언제나끈이끊어져있었기십상이었고

혹여매어져있다할지라도짧은쉬는시간에그네를차지하기란

나같이느린아이한테는

하늘의별따기였다.

당연히중학교때는다커버렸기(?)때문에그네같은놀이터는없었다.

외갓집에만가면뒤꼍에있던새끼줄을가지고있는뒷산으로올라갔다.

그리고나지막한가지에새끼로그네를매곤했는데

어린아이손으로엉성하게맨그네가

아이들몸을태우기에는당연히역부족이었다.,

몇번엉덩방아를찍고난후

나도모르게그네는내안에서사라져갔다.

그래도그네에대한향수가온전히사라진것은아니어서축제때나어느특별한곳엘가면

가령,

남원춘향전고을에아주길다랗고튼튼하게매어져있는진짜그네에올라타보기도했다.

그러나그런그네는무섭고느리고힘이들어서재미가없었다.

우리동네가까운호수공원에도

그렇게크고기다란그네가있긴한데그냥먼데서바라보기만했다.

그런데,그런데,이공원의그네는안장에앉자마자편안하게몸을감싸주었다.

부드러운안정감을느끼게했다.

야아좋다.

우선할수있는한저뒤로그네를몰고나가서힘차게발을굴렀다.

앞으로나갈때는길게빼고뒤로돌아올때는발을굽혔다.

세모시옥색치마를입지않아도금박물린댕기가창공을차고나가지않아도

나는내가구름속에나부끼는듯했다.

어지럽기만한놀이시설기구처럼

혼을빼는시간이아니라

혼이더해지는듯한맑음이있더라는것이다.

공기를휙소리내며가르는기분,

창공을향하여전진하는맛,

몇발자국위의공간이주는청량감,

평소보다훨씬더가까워져친구처럼가까이여겨지는하늘,

그환상적인맛은아름다운곳을여행하는기분못지않으며맛있는음식먹을때처럼

기쁘기한량없으며흥감조차하더라는것이다.

용수철놀이터에올라탄기분도만만치않았다.

앉은자리가좀작아서힘들다뿐이지

이쪽저쪽뒤뚱거리며움직거리는데

이것참,스릴만점이었다.

시이소와미끄럼틀도흥겹기는마찬가지였다.

단순하면서도즐겁고즐거우면서도제법운동이되더라는것이다.

우리아파트놀이터에는이런팻말이붙어있다.

‘어린이놀이터입니다,11세이상은삼가해주십시오.’

아이들은놀고아이들을데리고나온할머니와엄마들은놀이터주위에멍히앉아있다.

아이를키우노라고단한엄마들도

아이처럼즐거워야하질않겠는가,

아이때문에공원산책도나가지못한할머니들도

즐거운운동을해야하질않겠는가?

찜질방에가서땀빼는것보다

일부러돈들여시간들여헬스장가는것보다얼마나유익한가말이다.

놀이터의모든시설을

조금만더크게

조금만더안정적으로

조금만더길게만들어서

누구나다사용할수있는놀이터로만든다면얼마나좋을까,

아이들은다크고

그렇다고아직손자는없는나같은아지매들은

아이들없는한밤에놀아도된다.

적어도아이들노는시간을침범하지는않겠다.하니…..,

이른봄날

단디,

경험함으로터득하게된이좋은의견은

누구에게말해야할까,

이런건의는어디에해야할까?

4 Comments

  1. 綠園

    2012년 3월 27일 at 4:56 오전

    김포에아파트를짓는곳논자리는아닌가요?
    먹거리를만들어줄땅은자꾸줄어만가서요.

    사람들이냉이를마구잡이로캐가니
    연록색을마다하고생존을위해보호색으로갈아입겠지요.
    “냉이가연두색으로봄을맞게해줍시다.”
    자연보호관리위원회.ㅎㅎ

    대통령에게건의해보시지요뭐.
    그래야빨리조치가되지않을까요?^^

       

  2. 나를 찾으며...

    2012년 3월 28일 at 12:08 오전

    음~이노래이글에넘잘어울린다요.ㅎ

    윽~이글읽으면서답글쓰다보면
    아마도A4용지서너장이될정도로
    아주기~~~~인글이올라갈듯해서..
    답글은쓸수가엄겠다는고…
    미리말씀드리고싶어요.ㅎㅎㅎ(농담이신고아시죠?)

    사실이글읽으면서나의어린시절,
    내딸의어린시절..그네이야가마구떠올라서말이지요.ㅎ

    그건의어디에다해얄지모르겠지만
    아마도차암괜찮은의견같아요.
    저도가끔은푸나무님처럼
    아이들없는곳에서저렇게높이그네를타고
    하늘높이날아오르는소녀가함되어봤으면한다는생각이
    많이들었거든요.ㅎㅎㅎ

    그러다혹~센과치이로의하쿠도함만나보고
    그러다혹~마녀배달부키키도함만나볼수있는고아닌가~하누운~ㅎㅎ   

  3. 푸나무

    2012년 3월 28일 at 8:34 오전

    당연히논자리도있겠지요.
    자운영꽃피어날….
    어젠코스트코에갔는데
    갑자기그엄청나게쌓인물건들이
    쓰레기처럼보이는거에요.
    그래도먹어서없어질먹을거리들은그래도질리지않는데
    가구,옷,공산품등,,,,,,
    결국언젠가는쓰레기가되어서
    지구를덮을것들이지요,
    이런생각을한다해서
    달라질것도없는데
    여전히필요하면물건사고필요없어도또사고할텐데….
    말이지요,
    건의는요,그냥한번해본소리지요.
    근데정말그네는잼있었어요.^^*
    녹원님도언제한번
    아이들없는놀이터가서슬쩍타보세요.
    괜찮다니깐요.
       

  4. 푸나무

    2012년 3월 28일 at 8:38 오전

    그치요,나찾님이노래올만에들으니나두좋았어요.
    근데나이노래잘불러요.
    아니이노래만,
    딱내음색에맞대요.
    어쩌면저아지매보다더잘부를지도몰라요.
    확인못할이야기니뻥좀친다한들어때??그치요.
    역시나찾니은나보담더젊어서한수위
    그네타면서나는그저보이는하늘만봣는데
    센과하쿠요?
    마녀배달부?
    흠~!
    오늘저녁당장시도해보시압.
    밤에깊은밤에아무도없는놀이터에서그네타면…..
    근데혹시
    마녀배달분가…….하다가
    경비원아저씨만나지는마시고,ㅎ~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