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일단삼각형누르고들으면서읽으시라)

전에유명하지는않았지만

CCM만부르는

목소리좋은남자가있었다.

이남자가어느날우연히오래된노래유행가를부르게된다.

우리앞에서그노래를부르면서

아이노래….이렇게좋은줄몰랐어요.

너무좋지않아요?

볼이발그레~~~

목소리는싱그레~~~

눈빛은머어~~ㅇ

완전첫사랑에빠진꼴이었다.

그노래

비내리는고모령이었다.

내게도유행가에얽힌사연있다.

사랑해선안될사람을~~~~이란노래

친구삼촌이우리들을불러모아서한턱을쏘셨다.

밥먹고

춤추는데….그때디스코였던가,

그때나지금이나하냥몸치라.

다들나가춤을추는데난당연히안나갔다.

나가라고난리였다.

그래도자존심은있었는지,

노래를하라면얼마든지해도춤은못춘다고버텼다.

거기에서나와서삼차를갔는데

밴드가있었다.

그삼촌이날더러노래잘한다고했으니까노래하라고했다.

지금이야노래방흔하지만그런집난생처음이었다.

음,빼도박도못했다.

그래서나가서노래를불렀는데

사랑해선안될사람을……이었다.

그날왠지노래가잘됐다.

노래부르면서보니까방이있었는지방문이여기저기열리면서

사람들이내다봤다.

노래를거의끝마쳐갈무렵

일단의사람들이나가면서내앞을스쳐지나갔다.

그중의한사람이내손을잡고무릎을끓더니손등에다뽀뽀를했다.

순식간에일어난일이었다.

난심히불쾌했고

그러나그불쾌한기억이이리도선명하게남아

아련한추억이될줄그순간상상이나했겠는가,

그게삼십년도훌쩍넘은저쪽의시간이니,

결혼하고나서유행가는거의듣지않았다.

유행가를무시하는시기와

몸으로하는것들을경홀히여기는

어리석은시대가무려이십여년계속된다.

그리고작년

그두가지가내게서베를린장벽처럼무너졌다.

나가수보면서유행가에대해새롭게인식했고

산엘다니면서몸이정신에미치는그유려한힘을깨달아알게됐다.

여전히지금도

마음무너져내리는유행가가사에

얘,정신차려!!!하는정신도있긴하지만,

이봄,

봄날은간다……….

이촌스러운노래와가사가주는정한이그레고리안성가못지않다.

연분홍치마가봄바람에휘날리더라

이것봐라….연분홍이라니…..연분홍치마라니….

봄바람이라니……..휘날리더라니…….

그림정말촌스럽기그지없다.

그런데가슴을탁친다.

촌스러움이지닌세월에눈이열린것이다.

새것은언제나세련된대신세월이없다.

내게쌓인세월이세월에대한눈을열게한것이다.

오늘도옷고름씹어가며

그분홍색치마만으로도부족해서옷고름씹어가며그를만난다.

설마씹었을까,말았다가폈다가했겟지.

산제비넘나드는성황당길에

산제비는아마도산제비나비를일컬는듯,

나비치고는아주커다란너울거리는산제비나비,

꽃이피면같이울고꽃이지면같이울던

알뜰한그맹세에봄날은간다

그남성그녀에게고백하네

꽃이피면같이울고꽃이지면같이울자는고백

아알뜰한그맹세…..

알뜰이여기에서있으니삶이조촐해지네

당연히사랑도조촐해지고,

그래도봄날은가…..가버려무정하게도

새파란풀잎이물에떠서흘러가드라

한해지났을까?아니면두해?조금더?

여자혼자앉아있네.

자그마하게흐르는개울가………

새파란풀잎이물위에떠서세월처럼시간처럼흘러가네

새파란풀잎을보니더쓸쓸해,

오늘도꽃편지내던지며

청노새쫄랑대는역마차길에

별이뜨면같이웃고꽃이지면같이울던

실없는그기약에봄날은간다

그남자.

꽃이야기만한줄알았더니별도따다가연애벗으로사용했구나.

그때는알뜰한맹세였는데이제는실없는기약이되어가고있어.

봄은저다지도여전한데….

봄은무참하게도왔다가

봄날저기저만큼가네.

사라져가네봄

열아홉시절엔황혼속에슬퍼지드라

열아홉빛나는청춘시절에도사랑없으면황혼이슬퍼져

오늘도앙가슴두두리며

아가슴이너무아파서아프지말라고두들기네.

가슴에피생기네

뜬구름흘러가는신작로길에

새가날면따라웃고새가울면따라울던

얄궂은그노래에봄날은간다.

신작로길에뜬구름은어이저리하얀고어이저리두둥실인고

길마저데불고두둥실떠나가는것같네.

새가날면따라웃고새가울면따라우는

하긴사랑의시작부터가너무얄궂다.그러니저렇게봄이갈수밖에……

속절없어

18 Comments

  1. 조르바

    2012년 4월 4일 at 12:33 오전

    하하~미치겠슴미다~~ㅎㅎ

    속절없어…너머갑니다…ㅋ   

  2. 푸나무

    2012년 4월 4일 at 12:38 오전

    조르바님잼있죠?하하,   

  3. 나를 찾으며...

    2012년 4월 4일 at 12:55 오전

    푸나무님노래실력이짱이시군요..ㅎㅎㅎ
    전이런느낌을
    제나이이십대때벌써..허걱스으~~킄^^

    오래전에고인이된
    가수김현식의’내사랑내곁에’를듣다가그만~
    그감정에몬이겨서~엉엉..앙앙…빡빡거리고
    울다가친구들한테고만한방~~!!!하하(진짜에요)

    유행가가사가만히듣고있다보면
    중독되는듯한느낌이들때가많지요.
    꼭나의이야기일것만같은~
    아니!!!이카수가
    언제내속을다디리다보고있었던게야?!!!^…일면서말이지요.

    노래에도기운이란것이있어
    너무슬픈곡은자주듣지말라그러더군요.

    이봄날
    해마다이봄날은
    넘의속도몰르고왤케빨리왔다가사라져버리는지이…^^   

  4. 나를 찾으며...

    2012년 4월 4일 at 12:56 오전

    아~제가일뜽인중알고조아뜨니만..은,.언제조르바님께서ㅡㅡ아흑!!!^^   

  5. 푸나무

    2012년 4월 4일 at 1:04 오전

    그러면나찾님이나으선배님?????ㅋ~
    아요즈음그래요,
    유행가가사가심금을울려요.
    나이들수록어려지는지,
    아니면늙어감에대한반작용인지….

    하여간
    연분홍부터…..쥐기어요.^^*
    ,
       

  6. 잎사귀

    2012년 4월 4일 at 3:54 오전

    노래가사의산제비를산제비나비를일컫는듯하신글에
    깜짝놀랐습니다.
    푸나무님을여기서말고혹딴데서제가아는분아닐까?
    생각했습니다^^   

  7. 말그미

    2012년 4월 4일 at 9:13 오전

    푸나무님,
    촌스러움에눈이떠여지금은가끔취하게되었습니다.
    공감입니다,공감…ㅎ~~~   

  8. 와암(臥岩)

    2012년 4월 4일 at 1:16 오후

    18번,

    이노래듣고그냥갈수없어이렇게몇마디남깁니다.

    대폿집길다란나무의자에앉아거나한몸흔들며부른이노래,
    ‘봄날은간다.’,
    요즘도어쩌다가노래방에들릴때있으면제일먼저부르는노래랍니다.
    전주곡,
    정말기가막히죠.^^*

    ‘비내리는고모령’,
    ‘고향설(雪)’,
    ‘애수의소야곡’,
    .
    .
    .

    취해찾아간노래방에선이런순서랍니다.

    무례용허하시길빌면서,
    추천올립니다.   

  9. trio

    2012년 4월 4일 at 7:10 오후

    푸나무님,기어이날울리시네요.

    이노래는친정어머님이친구들과함께즐겨부르시던노래,
    그래서인지저도잘부르지는못해도너무나좋아하거든요.

    2절3절가사도너무좋군요.
    나이들어가니옛날에듣던이런노래가왜이리좋은지모르겠습니다.

    열아홉시절엔황혼속에슬퍼지더라…

    그런데동영상에노래부르는사람은누구지요?
    허스키한목소리가매력적이네요.
       

  10. trio

    2012년 4월 4일 at 7:11 오후

    강허달님?가수인가요?   

  11. 푸나무

    2012년 4월 4일 at 11:06 오후

    잎사귀님
    산제비나비아닐까요?
    산에사는제비는없으니,아,혹시있으려나?
    딴데서?
    어디서요?   

  12. 푸나무

    2012년 4월 4일 at 11:08 오후

    말그미님,
    그쵸,
    이젠저런오래된촌스러움이
    마치앤틱같다니깐요,
    아,우리들끼리알아가는공감이여요.
    젊은것들은절대모를….^^

       

  13. 푸나무

    2012년 4월 4일 at 11:11 오후

    와암님,
    저두어제내내이노랠흥얼거리고다녔답니다.
    여언부운노옹~~~

    치이마아가아~하면서말이지요.^^*
    무례는요,
    아니라예,
    고맙습니다.

       

  14. 푸나무

    2012년 4월 4일 at 11:14 오후

    트리오님,그치요,가사가….
    저물어가는봄을
    허망한봄을
    잘두나타내줘요.
    엄마가좋아하셨구나….
    노래에사람배이면그것참가슴저미지요.

    가슴저미는게감동이고
    음악이나예술이
    감동을지향한다면
    봄날은간다….
    바하이상이지요?
    하면너무뻥이려나.하하,
    인디에서는유명한사람인가봐요.강허달림.
       

  15. 참나무.

    2012년 4월 5일 at 12:00 오전

    …조병화시인을비롯작가들의노래방1순위라면서요
    미국이민간제막내시동생,가곡’언덕에서’도가수뺨치게잘불렀지만
    이노래도참멋들어지게잘불렀는데…

    처음듣는가수네요
    저는한영애’으뜨뜨~~’넘어가는’봄날…’도좋아합니다..^^

       

  16. 雲丁

    2012년 4월 5일 at 2:31 오전

    제18번이기도한데요,^^
    빠르게지나고말지요.
    그봄은,추억속에서만,   

  17. 푸나무

    2012년 4월 6일 at 1:23 오전

    그래요?일순위요?
    언덕에서…
    하시니
    바람부는날이면언덕에올라…가
    먼저떠오르네요.
    기타치면서부른시절이하마언제인가…..
    저두강허달림
    처음이에요.근데저목소리매력있는데요.
       

  18. 푸나무

    2012년 4월 6일 at 1:27 오전

    운정님십팔번이시구나.

    제노래방십팔번은
    "유리창엔비’
    ‘님그림자’인데….

    어제종일흥얼거려도
    저구성진맛이안나더라구요.
    사람이구성지지못해서그런지….ㅎㅎ~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