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라는 이름을 지닌 살인 ㅡ 그녀가 떠날 때

영화를두편이나내리보았다고하면사람들은8,9할정도는

한꺼번에요?를반문한다.

영화는한번에한편만보아야한다고그들은생각하는것일까?

그러나내리영화두편보는것은내겐자주있는일이다.

일석이조아닌가,

물론보고싶은영화가한곳에있어야하고,

시간대도비슷하게맞아야하는

외적인조건도필요하긴하다,

하지만시간도그다지문제될것은없다.

여유분의시간에읽다둔책한권들고있으면한두시간정도야

영화관가까이있는커피집에서보내기

밖에서이닦고싶을때먹는껌같으니,

그러니내가시네큐브까지

버스삽십분이나타고가서

시간대좋은영국영화디어한나와독일영화그녀가떠날때를

한번에관람한것은당연한일이었다.

예매도딱내가않고싶은그자리..

디어한나가끝나니일하는아이가와서나가달라고하긴하더라.

꼭적확한것은아니지만영화는나라에따른색채가조금씩있는것같다.

이런문장을쓸때조금망설이는것은

내가느끼는감도가다를까봐서가아니라

내가보는영화에대한취향이

아무래도한방향이라그것들이무슨대표성을지닐수있을까,라는주저때문이다.

영국영화하면언제나내가좋아하는배우안소니홉킨스의

남아있는나날이떠오르고

그영화속에면면히흐르던일상의행위속에서빚어지는품격이떠오른다.

독일영화…..톨스토이의인생을그린마지막인생,

피아니스트,

그리고글루미썬데이,

비욘드사일러스에서햇빛에도소리가있니?

청각장애인부모의질문….등에서

내가느끼는것은감정에호소하는것이아닌건조함그리고논리이다.

디어한나는뒤로미루자,

<그녀가떠날때>는독일에서사는터어키무슬림가족의이야기다.

자유로운환경속에서자라난우마이는남편의폭력적인성향에이혼을결심하고

친정이있는독일로돌아온다.

그녀가이혼을결심했다는것을알고난친정식구들의태도는싸늘하게돌변한다.

이영화는이혼한후그녀가새로운생활을개척해가는것을보여주는것이아니라

그녀가문화라는멋진이름으로위장하고

관습이라는우아한형상으로사람속에남아서

사람을휘두르는차별과폭력에대한저항의이야기다.

독일에서아들과함께새로운인생을살아보겠다고다짐한우마이는

일자리도얻고학업도시작하지만정작친정식구들은그녀를내친다.

우마이아버지는일터에서딸을잘못키웠다는수군거림을당하고,

결혼을앞둔여동생은언니가시집에서도망왔다는이유로파혼당한다.

클럽에간남자형제들은친구들에게네여동생은걸레라는모욕적인말을들어야한다.

우마이가거의키우다시피한막내동생은

누나를사랑하면서도결국

작은누나의결혼식에참석한우마이를내치며뺨을때리기까지한다.

자신의가족중에<걸레>는없어야한다는,

있어서는안되는,……

그런데이알수없는괴물인문화를깊게들여다보면

결국개인의체면이나자존심문제가아닌가….생각이들어온다.

아버지가견딜수없는것도자신에대한조소이며

우마이의오빠가분노하는것도타인들의냉소를받는사람이바로자신의동생이란점이다.

우마이를따르던막내동생도사람들의수근거림앞에서결국은형처럼변해가고야만다.

그렇다면결국그문화의본질이란것이

자신에대한비방을참지못하는자존심이근간이라는이야기가아닌가,

내가이영화에깊게빠지지못했던것은

사실이런상황이이성적으로나감정적으로조금이해불가였기때문이었다.

왜냐면비록무슬림가족이라할지라도

우마이의가족은독일에서이시대를살아가는중산층가족이다.

물론무슬림코뮤니티를벗어나서살수는없다하더라도

어떻게저렇게아부지엄마,오빠,사랑한다며애잔한모습으로다가오는데

저렇게냉혹할수있다는말인가,

영화의말미쯤우마이의아버지는

옛고향을방문한다.

황량한들판…..낡고초라한옛집,

그의시선은유장하고그윽하다.

그러나그대목에서

내가얼마나이영화를나만의시선으로,아주엉터리로보아냈는가가여실해진다.

나는우마이의아버지가그오래된곳에서

과거와미래를돌아보며자신을성찰하고….

그리고결국은딸을위해

새로운결심을하게되는어떤변환점으로보았다.

그러나그는그곳에서결국은딸을죽여야겠다는결심을하게된다.

명예살인!

<그녀가떠날때>는다문화사회인독일의뜨거운감자인명예살인을다뤘다.

영화의줄거리도2005년베를린에서일어났던실화를바탕으로한다.

올베를린영화제파노라마부문에도진출한이작품은베를린에사는

터키이주민가족구성원간의갈등과감정흐름등을

밀착된시각과섬세한감각으로잘표현했다.

주인공우마이는베를린의터키가정에서자랐지만,터키로시집갔다.

거기서어린아들을두고있지만폭력적남편을참을수없어아들을데리고

베를린의친정으로돌아온다.그러나부모의반응은냉담하다.

남편에게돌아가라는부모의말을듣지않고,우마이는아들셈과함께

여느독일사람처럼독립적으로자신의삶을꾸리려하지만

가족에게는치욕이다.가족은우마이와연을끊으려하지만,

그녀는끊임없이화해를시도한다.하지만그녀에게돌아오는것은결국죽음이다()

작은뉘라고나할까,

우마이의자식사랑과

우마이의부모가지닌자식사랑이일목요연해보이지는않았다.

4 Comments

  1. shlee

    2012년 4월 9일 at 2:30 오전

    꼭가족품으로돌아와야했을까…?
    가족보다우선인문화…
    문화인이된는것보다
    가족이우선이라고생각되는데…   

  2. 쥴리아스

    2012년 4월 9일 at 10:21 오전

    종교적편협성이풍습이되고이풍습은현대사회의사회성과평행선을달리는괴물이됩니다.결코타협할수없는,될수없는괴물의문화..실용성과편의성의무시를뛰어넘어인간본연의지순한마음까지도앗아가버리는그무엇이아닐까하네요…   

  3. 푸나무

    2012년 4월 9일 at 12:00 오후

    저여인은도무지가족을떠나지못하고
    가족은도무지저여인을내치고…
    이해할수없는일이세상엔너무많아요.

    온르우리동네덥던데요.그쵸?^^*
       

  4. 푸나무

    2012년 4월 9일 at 12:00 오후

    괴물이라는이름도아깝던걸요.

    책은잘되세요?
    쥴리아스님?
    사진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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