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최수열ㅡ이쁨

내탓이아니야,그저순전히봄날때문이라고,

생각이품위있게전개되지못한것은,

어제,그제종일내린비탓에온세상청결그자체였어.

거기다가약간서늘한바람이불어오고있었지.

크고작은새순들

이제막꽃진자리메우기위해솟아나기시작한,

채신록도아닌어린순들이

그바람결따라조그많게흔들거렸어..

아주어린아기고양이의작은털처럼몽실거리며말이지,

그렇지않아도온통새순들사랑스러움으로넘쳐나는데

바람에날리기조차하니,

세상의모든나무들어린잎과함께모두둥그렇게춤을추니,

마치옴!하듯,!하듯

그순간이상한생각이떠올랐다는거지.

저거침없고눈부시며짱짱한힘의햇살은장년의남자……

저어린새순을거느린나무들은모두다로리타,은교가아닌가,

굳이햇살과나뭇잎의사이를바람으로폄훼하고싶지는않지만

살구나무아래정령행매로부르듯

바람혹풍매가아닌가.

그래도아니설마~

눈을살짝부비며보았지,

사실이었어,아주선명하더라구,정분난그들의모습,

다시보고또보아도

오늘저햇살(즉장년의아저씨)그저어린나뭇잎들(로리타혹은은교)

온통사랑스러워어찌할줄모르더라니까,

요란했어,움직임

속삭임은더현란하고,,

그럼에도불구하고햇살과나뭇잎의정분을

바람으로묘사하기에는

그들의순정이턱없이높질않는가,점잖은생각도들긴하더군.

일산아람누리에서하는마티네콘서트를갔어.

일년에네번하는데네번다미리예매해놓았고,

클래식과유행가를구별하는여러가지방법이있는데

나만의방법하나를소개한다면

구별이란것이꼭필요한가…..할수도있지만

가끔은정리된방이나혹은정리된개념은

비누질많이해서폭폭삶아투명한햇살에말린수건처럼개운하기도하니,

가볍게정리한번해보지뭐.

더군다나봄이잖아만개한,

가령의자에앉아서유행가를들을때는

절대몸이작아지지않는다는것,

아니오히려팔구십프로는몸이팽창됨을느낀다는것,

그리고이어서몸여기저기가따로따로논다는것,.

즉제증상으로발이까딱거리거나손을움직거리거나.

목소리가저절로지혼자솟아나며흥얼거리거나……

그러나클래식은그렇지않다는거지.

몸의팽창은커녕오히려몸을둥글게마치달팽이처럼말고싶어,

오늘도그랬다니까,

마티네음악회가시작될때,*********

클래식음악회의시작무렵을자세히보면거기에도여러가지스토리가숨어있곤해.

빈무대에의자가놓여있고

,무거워서들고다니기힘든피아노와하프도의자처럼자리하고있지.

어떨때는콘트라바스도의자에기대어건방진자세로서있기도하고,

피아노는아무리봐도악기라기보다는가구처럼보여,

아물론소리날때는아니지만,

똑같이빈공간에서있는데도하프는얼마나우아한지,

누군가만지지않아도저절로소리가울려날것처럼섬세하게생겼지.

태생을생각하게하는대목이지,운명이랄까,숙명이랄까,

하긴이즈음은꼭그것도아니긴하지만,

시작종이울리면

현악기그것도바이얼린그것도막내주자가무대에맨처음나타나

맨뒷자리에슬쩍앉아,

그리고차근차근,

난오케스트라단원이되어보질못해서잘은모르지만,

자리배치도들고남도실력순이라기보다는엄청난서열순인것같아.

다들안착한후시끄럽지,튜닝하노라……카오스

카오스의시간을거친후세상이창조된것처럼

그래서창조는질서이기도하고,

음악도그래,

공들여연주된음악도일종의질서라고해도되겠지…..

그러니그들의서열도하나의질서일수도있겠네,

요즈음사람들은이것엄청싫어하지만,

맨나중에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악장이등장,

그가단원들정중앙에서손을살짝드니오보에가에이음을내주고

다들그음에맞추고마지막으로악장도자기악기를만지고.착석.

그리고나서지휘자가등장.

당연히아주못난사람아니라면아니못난사람이라할지라도그자리에서면

그는스타야,그것도절대절명의카리스마를내뿜는,

근데세상에

지휘자가등장을하는데너무나젊은친구야.

내아들담휘보다몇살더먹었을까,

담휘보다키는더작았지만세상에생기기는담휘처럼잘생긴……^^*

그순간에반하지는않았어.

내가얼마나체면에강한사람이라고……

반한것은그다음이지,

그가베르디의오페라운명의힘서곡을연주하기시작하고

,피할수없는운명의숨결을느끼게하는내가가장좋아한대목

왜나는음악의그다양한면들중그렇게우수깊은대목만을사랑하는것일까,

라르고아다지오의악상을지닌,

사람이너무그늘이없어서인가,

그래서우수를채워적당한페하로만드는것인가,

투명하면서도중후한색깔의클라리넷이연주되기시작할때

그순간

아그순간,

나는그에게반했어.

음악은알수록더잘들리지,

컴이나시디로만듣다가운명의힘,생음악으로들으니

(생음악하니요즈음아이들생얼에열광하는것도이해가되네)

솜털이순식간에오소소돋는거야.

결국난

몸을의자뒤로슬쩍낮게눕히며허리를달팽이처럼구부리고몸을축소시켰지.

음을담기에는내가터질것같아

몸을최소한도로작게말아음을내치면서그저바라보는거야.

음을받아들이는것

음과그저공존함만으로도황송한것,

이런구분이당신마음에안들지도모르겠지만,

내경우는그렇다는거지..

마티네콘서트는갈라콘서트형식으로진행되었는데

두번째무대에소프라노가수가섰을때

이젊은친구,가수를조금자기가까이부르데,

물론아주미묘한눈짓과태로

그리고그녀조차연주하더라고,

아니물론그녀에게잘맞추는것이었지만

오히려그깊은배려가그녀를연주하는듯,해보였어.

아침,그것도채사람들이음악속에푸욱젖기도전에

테너가수와소프라노가수가사랑의묘약중영원한사랑이여를부를때

약간의연기.가령소리나는볼뽀뽀같은것들이

가수도민망했겠고나도조금민망하긴했지만

워낙열창이라,열창은,

정성을다한것들은무엇이나사람에게감동을주니….

좋았어.

음악회다녀온후,날씨때문에집에있을수없어서

잠간산엘갔어북한산,

삼천골로해서부왕동암문오르는길,

물론그길에도여전히햇살과나뭇잎들,

오히려산이라더깊은모습으로오가며사랑하고있더군.

개별꽃무리가여기저기피어나있었어.

집주위나들판에피는별꽃이나쇠별꽃보다도조금큰

그래봐야다큰모습이께끼손가락만큼이나하고

꽃이라야콩알만하지만,

들여다보고있으면

취나물된장에조물락거려묻힌후마지막참기름한방울떨치듯,

뻥을살짝버무린다면거기우주가보이기도해,

얼마나이쁜우주던지

수십장사진을찍었을거야.

한참그렇게넋없이사진찍다보니

문득그런생각들어오데.

내가지금이아이들하고연애하는중아닌가라는,

내탓이아니야,순전히봄날때문이라니까,

생각이품위있게전개되지못한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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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말그미

    2012년 4월 27일 at 10:11 오전

    지휘자의자리에서면여간못나도근사한스타인데
    미남지휘자입니다,그는.

    산속연두애기이파리들과햇빛,바람들이속살거리는풍경이
    보는듯해요,푸나무님.
    그래서이계절을젤좋아합니다.
    콩알만한꽃들,뻥을안버무려도우주입니다.ㅎㅎ
    한참행복했어요,이런음악회와요런풍경들상상하게해주셔서…   

  2. 푸나무

    2012년 4월 27일 at 2:11 오후

    오늘친구가물어요,
    넌봄이좋으니가을이좋으니.
    당연아직은가을이좋은데
    점점봄이좋아져가….
    오늘두
    어제못지않게싱그럽고청신한
    갓세수한물기먹음은소녀의낯같은
    날이었습니다.

    뻥을안넣어도
    개별꽃이우주라고인정하시는
    말그미님을
    눈밝은분!!!!!!으로인정!!!합니다.

    참고로전눈밝은분이좋아요.^^*
       

  3. 벤조

    2012년 4월 28일 at 3:33 오전

    뭐,생각이잘전개되었구만요…다른뜻이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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