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시 붓꽃 앞에 무릎 꿇다

이상한연상일지모르지만,

나는가끔사람의핏줄을연상하면서

사람의감정도꼭그만큼많을거라는생각을하곤해요.

사람의감정줄기가하많잖아요.

초등학교사학년땐가처음으로

반은살로되어있고

반은인체의속간도덜렁거리고허파도덜렁거리는그리고

새빨간핏줄이그려져있는인체모형을보았어요.

얼마나무섭고징그럽던지

밥을한참못먹었던기억이남아있어요..

약한비윗살이처움생성될무렵….

그때밥을먹을때마다

인체모형을생각하지않기위하여

무엇인가를읽어댔던기억이선명해요,

만화책이면최고였고,

읽을것이없으면교과서라도읽었던생각이나거든요.,

말하자면생각을막기위하여읽을거리를택했다고나할까,

도망,회피,망각을위하여????

내독서의줄기가거기에서시작되었을지도모르지요.

그때인체모형에서본사람의빠알간핏줄들은

가느다랗고징그럽고무서웠어요.

사실지금도내몸안에서그무수한핏줄들의움직임으로인하여

내가살아있는것인데….

의식하지도못하는데말이지요,

의식이란것의비합리성이보이는대목,

그럼에도불구하고

나는가끔내감정의숱한갈래들앞에서면

자연스레수많은핏줄들을떠올리곤해요.

아마도틀림없이창조적유모어가풍부하신그분께서는

사람의핏줄수만큼사람의감정갈래를만들어놓으셨을거같아.

그럴거라고생각해버리는거지.요

사월마지막날.

마지막은언제나그렇잖아.요,

뭔가서운하고헛헛하고애잔하고

그래서그렇게아침일찍집을나섰을거예요.

한강을곁에두고자유로를달려.요.

자유로를달리면서습관회된질문,

자유로운가,묻곤하지요내가내게,

자유를그리워하면서도

실제우리모두는못내누군가와혹은어떤대상과억매이고싶어하지않는가,

끊임없이생각한다는것은

시나소설일지라도

결국은

내감정의갈래를그에게묶어내는일일터,

일산대교를지나김포에들어서고

강화로강화로…..

진달래꽃보려고나선사람들무서워서(?)

사실나도꽃보려는사람이니무서운사람이지만,

이른아침사람들잘다니지않는고려산뒷길을걸어가기시작했어.요

아침은보통가볍게우유한잔커피한잔하다가

산에오르니하며

차안에서두조각먹은호두파이가체했는지

속이영편치않았어요.

의외로뒷길이라선지생각보다길은가팔랐고,…

그래도

개복송꽃이쁘게피어나서

자꾸만걸음을멈추게하더군요.

꽃은아주힘센자석이예요.

아주세게끌어당기는,

그렇게힘센자석드물지요.

사람이꽃보다아름답다고?

만약아름다움이혹함이라는속성을내재하고있다면,

그문장은틀리구말구요.

꽃은거의보는순간마다사람을홀려대는데

사람은거의그렇지않거든요,

꽃에게혹하듯만나는사람모두에게혹한다고생각해봐

어디책이나한권제대로읽겠느냐고요,

아마책쓰는사람도없을걸요.

체증이나다가도새로운꽃들이나타나면사라지길반복해서

체증의특효약으로꽃처방,어떤가……..

실없는생각도해가면서산을오르는데

세상에,

눈이반짝하는순간숨이저절로훅소리나게들이켜지더군요,

여기도

저기도

조금걸으면또저기도….

한송이두송이다정하게

여러송이갸륵하게…….

각시붓꽃!!!!v피어나있었어요..

이뻐,

너무사랑스러워

너왜이래,사람마음을왜이렇게만드는거야.

아무도없는숲에서조안말루푸처럼가끔나무를안듯이

저절로혼자중얼거리게되더군요.

하고현상summerdepression

추운겨울을지낸식물은

여름이다가오거나다가오기도전날씨가더워지면

스스로소멸해버려요,

미련없이세상을버린다고

모든식물이따뜻함과습기그리고햇살앞에넋을놓는듯해도

넋잃지않는꼿꼿한선비같은식물있어요.

가령각시붓꽃도그러하지.

저렇게고귀한모습으로피어났다가

날씨더워지는듯하면

소풍길미련없이거침없이끝내버려요.

어느날흔적도없이사라져버린다니까요,

건강이신앙으로등재되는시대가도래했다고하는데

겨우반뼘이나될락말락한

작아서더욱고귀해보이는이숙녀가주는

생각과정한이만만치않아요.

그리하여

자꾸만그앞에무릎을꿇는것은

겨우사진찍기에급금해서가아니었을거예요.

참나무순도꽃이다.

이꽃은모름,아시는분가르쳐주시면후사하겠슴^^*

사진에는보이지않지만분명연두그늘아래연둣잎

봄맞이꽃……의외로이름답지않게늦게핀다.

줄딸기..처음앗,분홍찔레곷??하기쉽다.

음악은아이랜드민요인트롤리의장미
.

16 Comments

  1. Elliot

    2012년 5월 2일 at 2:37 오전

    이름을결코알고싶지않은,알아도외우고싶지않은치즈와
    꼭알고싶은꽃이름….
    센자석만큼이나보는대로끌어당기는꽃들과그렇진않은사람들….

    푸나무란이름이아주자알어울리네요^^

       

  2. 잎사귀

    2012년 5월 2일 at 3:16 오전

    꽃이름을모르면조금갑갑하지요?
    다행제가아는거라
    또후사하겠다는말씀에끌려^^

    까마귀밥나무입니당.
    암수딴그루인데수꽃같아보입니다.
    가을에꽃처럼이쁜빨간열매찍어보세요.   

  3. 士雄

    2012년 5월 2일 at 3:55 오전

    사진도글도잘보고갑니다..^^~각시붓꽃!!!   

  4. 조르바

    2012년 5월 2일 at 4:16 오전

    밑에서세번째사진찔레꽃인가요?느무이쁘게잡으셨어요~~

    읽다보니저도옛날일생각나요.
    초딩1학년7살때할아버지임종을그만보구말았어요.
    조용히오른손을가슴에얹으시더니끝…
    큰집아줌마가할아버지양말을벗기시는데문턱에서그만
    수북하게부은발등을보고…
    한일주일은아예암것도못먹고…결국학교갔다오는길에쓰러져의식을잃고
    그리고도한석달은정말엄청고생한듯…떠오르는생각무시하니라
    그때책을봤드라면저도푸나무님처럼글을…잘…??ㅎㅎ   

  5. 산성

    2012년 5월 2일 at 9:28 오전

    夏枯現象…처음들어보는말이라찾아봤어요.

    모르고살아도별일이야있겠습니까만..아하싶어지네요
    문득김용택시인의책에서읽은글이생각납니다.

    나는텅비었다
    봄지난산같이한가롭고싶다

    봄이오자마자바쁘게살았던꽃들,다지고나면…
    초록은무성하겠지만
    어쩐지마음은한가해질듯!

       

  6. 綠園

    2012년 5월 2일 at 12:32 오후

    조그마한붓꽃이각시붓꽃이군요.
    작아서더아름답고예뻐요~

    푸나무님,꽃을무척좋아하시네요.
    저처럼요.^^

       

  7. 말그미

    2012년 5월 2일 at 1:19 오후

    푸나무님,
    어쩌면감정이그리섬세하면서도예리하신지
    올때마다놀라요.

    하고현상(summerdepression)!!
    ‘겨울을지낸식물들은여름도오기전,더워지면스스로소멸한다’
    이렇게전문가뺨치는들꽃들의생리를너무재미있는해설에박수를…
    가서다시찾아공부할께요.
    모든공부가이리재미있었다면얼마나좋았을까요,푸나무님.ㅎㅎ   

  8. 푸나무

    2012년 5월 2일 at 2:38 오후

    요약잘하신엘님.
    맞아요,
    전치즈이름그딴것은외우고싶지도않고외워지지도않고
    몰라도아주괜찮은데
    꽃이름은모르면
    불편하고
    싱갱질두나요.^^*

    제이름이풀과나무이니
    아마도친척에대한강한애착심의발현이아닐까싶어요.

    하여간오늘제글에첫댓글
    아주각시붓꽃처럼상큼하고
    각시붓꽃만큼은아니지만
    상당히맘에듭니다.^^*   

  9. 푸나무

    2012년 5월 2일 at 2:42 오후

    잎사귀님…..
    후사를어떻게할까내내생각해보다가
    이리결론내렸습니다.

    잎사귀님을고수로인정!!!!!!

    아커피정도야
    언제건만나게되는날제가쏘겠습니다.
    근데
    수꽃이저렇게예뻐요?
    하긴남자들도여자들보다더이쁘다고하더군요.
    여자는화장하고변장하고…..하니말이지요.

    후사가맘에안드시면다시또타협해보지요.^^*   

  10. 푸나무

    2012년 5월 2일 at 2:45 오후

    사웅님
    고맙습니다.

    각시붓꽃참이쁘지요?
    작아서더욱이쁜붓꽃이예요.   

  11. 푸나무

    2012년 5월 2일 at 2:50 오후

    조르바님은내기억과는비교할수도없는큰일을
    나보다더어린나이에겪으셨구나.

    지금도그럻지만
    죽음은딴세상의일이라선지
    두려움과함꼐신비로음이공존하는것같아요.

    그래도예민하셨는갑다.
    쓰러지기까지…..

    한번그일곱살로걸어가보시지요.
    나도슬쩍같이가보게요.^^*
       

  12. 푸나무

    2012년 5월 2일 at 2:54 오후

    산성님이름을보니
    귀룽나무꽃…..

    그리고그아름다운연두가떠오르네요.
    아무리많이깊게
    열창을한다해도
    도무지지겹지않는연두……

    작년에그래서이무렵
    백설부하듯이
    연두부
    적은글이떠오르기도합니다.

    연두세상
    연두처럼우리잘보내십시다.

    녹음은정중동의시간이기도하지요.   

  13. 푸나무

    2012년 5월 2일 at 2:56 오후

    맞아요,
    친애하는녹원님.
    녹원님의녹자와
    푸나무도같은세상이지요.

    지향하는방향이같은,   

  14. 푸나무

    2012년 5월 2일 at 3:00 오후

    말그미님은
    칭찬도말갛게하셔서
    부담스럽지않고
    기분조차산뜻해집니다.
    고맙습니다.^^*

    저두철이늦게들어서
    이제서야글자들의의미가
    조금식눈에마음에들어오는데
    말그미님도
    저와같은꽈신가봐요.ㅎ~   

  15. 술래

    2012년 5월 4일 at 4:38 오후

    이름도모르고마음이많이끌렸던
    이곳숲속에서많이보던꽃이각시붗꽃이었군요.

    푸나무님의섬세한정서덕에
    그언저리를느껴보는행복누리고갑니다.   

  16. 푸나무

    2012년 5월 5일 at 2:33 오후

    그곳에두있어요?
    아,
    그렇구나…

    붓꽃은왠지….마음이가요소박함/탓인지….
    아이리스하고는조금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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