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백 속에 핸디북을
BY 푸나무 ON 6. 7, 2012
정음문고본
1939년발행한박문
어제오랜만에전철을탔다.
핸드백에는핸디북찰스램의수필선이들어있었다.
핸디북이란단어가근본없는조어라지만
머어떤가,양반상놈구분하는근본따지는이조시대도(?)아닌데
딱딱한국반판이나문고판,영어식포켓북보다
손안에들어오는혹은들만한책이라는산뜻하고이미지좋은단어핸디북,
좋기만하네.
핸드백안의핸디북…..은지하철을탈때필수지참물이다.
(버스안에서는멀미를해서책을볼수없다.)
더불어몇가지조건이있는데
가볍고얇아서핸디북이란이름에걸맞아야하는것이그하나이고
내용까지가벼워서안된다는것이두번째요건이다.
그렇다고심오한철학이나지나치게논리가강한글도맞지않다.
그렇지않은가?
옆자리에미모뛰어난여자가앉았을경우
남자라면당연히한두번힐끔
(품위없긴하지만어찌하랴,이생래적인것을)
눈길을주어야할텐데…..
남자만그런다고생각지는마시라.
여자인나도예쁜여자옆에앉으면힐끔본다.
어머이쁘네.어머젊네,어머피부는왜저리고운거야….
어머!!!!를해야사람이다.
아무리중년넘어노년을향하여가는아지매라도
사람이기에
당연히어머,
나도한다.
그럴때한줄건너기십상아닌가,
무엇보다지저분한남자냄새피우는남자가곁에앉을때는
아무리자리에연연한아지매라할지라도
과감하게자리에대한미련을접을수있어야한다.
그렇게,그때,
자리를박차고일어날때또한줄건너뛸수있으니.
지나치게논리적인글지양해야한다.
하여핸드백속의핸디북은
한칸건너뛰어도행간을이해하며슬슬넘어갈수있어야한다.
더불어핸디북은상큼한향기를지녀야한다.
누군가와오랜만에얼굴을대하기위하여지하철을탔는데
양철북중에서생선을날로먹는대목을읽었다면
혹비릿한생선냄새날수도있지않겠는가,
가운데토막탁잘랐을때나는향긋한오이냄새같은향이면좋은데……
너무큰것을바래서는안된다는것을이제겨우알아가는중이니,
굴뚝청소부예찬에서는
굴뚝청소합쇼…외치는검은제의의아이들…그들이작은제단인굴뚝위에서
인류에게인내의교훈을설파하고있으니아기목사님으로여기며존경한다는,….
그을린연기냄새.
즉훈제냄새가아련히휘몰아쳐멋진식탁을대한것처럼
마음이넉넉해지더라는것이다.
향기와더불어
싱긋,
아주조그마한미소를지을수있는책이라면
금상에첨첨화일것이다.
내글쓰다쓰다
오늘처음으로이런말하거니와
오늘누군가가지하철안에서나를봤다면아마내게반했을것이다.
아니늘근아지매한테무슨볼일이있어서반하기까지?
그렇다면
미소를읽어낼줄아는사람이라는사족을붙여볼까나….
가장아름다운미소라고한다면
상대방을전혀의식하지않는<자연스러운미소>가아닐까,
마지막챕터인돼지구이에관한이야기를읽을때
길지않는그글을읽으며
나도모르게저절로미소가지어지더라.
마치글속에서숨겨진아주작은요정이나타나
나에게아주사랑스러운뽀뽀라도해주듯…..
난데없는고백이긴한데
가끔가다내글에등장하는우리교회아이진교,
이제팔개월된그아이와며칠전진한키스를했다.
나도예전에그랬고
세상모든부모들이다그러할것같아.
아무리이뻐도입술에뽀뽀는절대안하는데
그날우연히그아이만났을때
마침양치를막한뒤여서
지어매몰래ㅋㅋ
살짝그녀석입술에내입술을댔는데
세상에그놈이그순간입을함빡벌렸던것이다.
그래서난데없이진한키스를했는데…..
좋았다.
헤벌레…미소가지어질만큼….
근데돼지구이에관한글을읽으면서그렇게혼자
헤벌레미소가지어지더라는것이다.
그러니그런자연스러운미소
책을읽다가저절로나오는헤벌어진순박한미소…
어디흔한가…
그러니아무리늘거가는아지매라할지라도
미소에대해일가견이있는사람이그순간나를바라보았더라면
내게반했을것이다!!!라는
기이한추론^^*을하게된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