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잠이 오지 않았다
어젯밤잠이오지않았다.

사실은매우피곤했는데도.

이것늙어가는제증상인가….

하다가엄마를생각하니잠없음이늙음은아니더라.

낮에충분하게그리고시시때때로잠속으로빠져들어가니까

밤에잠이없는것처럼여겨질뿐이다.

문득

머리가길어서인가,

머리를한참안잘랐다는생각이들었다.

자르러갈시간이없어서이다……..는어쩌면핑계일지도모른다.

그보다선명한것은아주재미없게본….

아니다내취향에정말안맞은그래서중간에한참꾸벅거리며존

영화도둑들에서주인공김윤석이가한말….

여자의머리는길어야하고치마는짧아야한다는말,….때문일지도모른다.

김윤석이가매력적이긴하지만설마그대사때문이려고,

그런데왜이대목에서그대목이생각나는걸까,

속설이지닌통속성이그토록여실한말을

왜기억에남겼을까?

혹나의무의식이?

아직도사람이기보다는여자이고자하는?

오십넘어머리긴여자….

꼴불견이라는내상식을뒤집어보고싶은욕구의발현?

어젯밤잠이오지않았다.

아까저녁후마신커피때문인지도모른다.

교회들이연합해서치루는예배에참석하러갔다가

커피한잔마시고들어가자고해서눈에보이는빵집으로들어갔다.

막저녁을먹은후였는데도

빵의고소한냄새때문에아메리카노한잔에단팥빵한개를또먹었다.

어느분이다이어트잘하는여자아주싫다고하던데요.

24시간자기몸만생각하는이기적인여자아니냐면서…..

단팥빵한개를먹으면서열심히주절거리기도했다.

남이하는문장을가져다가키득대며합리화하는것이다.

물론나는다이어트잘하는여자를존경한다.

이무시무시한현대시대를살아가면서자기몸하나관리하지못하면서

무얼하겠는가…….라고생각하니까,

지인의지인중에중국에서선교사아내로살던분이있는데

심한우울증이어서걱정된다는이야길했다.

글쎄그러는거예요.

집에서창문으로밖을내다보는데

바람에흔들거리는나뭇잎들이아주부드러운융단처럼여겨지더라는,

거기로떨어지면포근하게받아줄것같은,

손을흔들며얼서와손짓하는것같은,

나는그대목에서오래전보았던이과수폭포악마의목구멍을더올렷다.

나처럼건조한사람도그숨막히는물의포효가운데서

나를향한손짓이보이던기억,

어젯밤잠이오지않았다.

가만,ebs다큐대전한다고했는데…..

텔레비전을켰더니금요극장테힐림을한다고한다.

영화설명을간략하게하는중이었는데

맛있는음식처럼확땡겼다.

베게세개를허리에등에머리에깔고편안한자세를취했다.

구약의시편에대한이야기를이스라엘모자(영화속에그단어가나왔는데두글자)……

를쓴랍비가하는데내가아는구절이었다.

그런데바라보는시선이아주색달랐고해석의밀도도아주깊었다.

신앙심깊은큰아들,

그형에게사사건건대드는어린동생.

엄마아빠….여느날처럼단란한아침이시작되고

두아들을태운아버지는가벼운차사고를내고

큰아들에게도움을요청하라고한뒤에사라져버렸다.

영화는한사람이순식간에증발….되어버린후의

남은가족들을지켜본다.

사랑하지만,사랑하면서도어쩔수없이나타나는미묘한행간들을

읽어야하는영화였다.

가느다랗고섬세해서

영화를보는아니읽는사람들도가느다랗고섬세해야한다.

그래서아주능동적으로적극적인참여를하게하는영화.

거기다사라져버린아버지는거대한스토리처럼그영화를감싸고있다.

새벽두시가넘어서영화는끝났다.

영화는친절하지않았다.

아버지는여전히사라진채나타나지않았고

가족들은여전히가족이라는아주가느다란끈을붙잡고

겨우함께한자리에앉아있을뿐이었다.

영화를보고나서도여전히

어젯밤(아니오늘새벽)잠이오지않았다.

채널을돌리니세상에새벽그새벽시간에

나가수재방인가….를하고있었다.

변진섭이불렀다.

비와당신

그노래나.라디오스타영화보고난후에디게좋아했었다.

의외로변진섭이잘불렀다.그랫었나????

아그친구웃는얼굴이노래분위기와는달랐지만

얼굴안보고노래들었으면더좋을뻔했다.

그러고나서도

어젯밤(아니오늘새벽)잠이오지않았다.

아주친한분의아내가갑자기심방마비로세상을떠났다는소식을들어서일지도모른다.

겨우58

아주젊어보이던,

외국항공사에서근무하던커리어우먼

어쩌면잠은단순한휴식이아닐지도모른다.

잠은

몸이하는

죽음에대한무의식적인사랑의표현일지도모른다.

안자면못견디는,

빠져들지않으면견딜수없는몸이하는사랑.

잠은

혹은죽음을알게하는,

사람이지극하게도혼자라는것을알게하는

일종의학습.

일종의선행학습.

그래서사람은꼭잠을자야하는데

어젯밤(아니오늘새벽)잠이오지않았다.

7 Comments

  1. 2012년 8월 18일 at 3:00 오전

    머리는항상짧고바지만입는저는여자가아니군요.그럼난뭐지?아슈라백작인가?..잠시걱정하다가..아니그건도둑놈의말이잖아요?(김윤석이도둑으로나오는것맞죠?아직영화를못봐서)신경안써도되겠군요.아하핫   

  2. shlee

    2012년 8월 18일 at 3:06 오전

    머리는항상짧고바지만입는저는여자가아니군요.그럼난뭐지?
    난아줌마~
    밥님은아가씨…
    엄청난차이구만~   

  3. 푸나무

    2012년 8월 18일 at 3:14 오전

    아이구재기어린두분의댓글에웃습니다.
    어젯밤잠을못자서머리가띵한데오….

    가금치마는입지만
    사십넘어서부터아니그전부터도무지머리를
    길러본적이없으니,
    ,,,,
    도둑놈이긴해요.
    아주멋진도둑,

    쉬리님도짧은머리에바지?

    아난요즈음동류를만나면
    우리계할까요????
    묻고싶어요.외로운가봐.
    계하면안외로울까요?
       

  4. 쥴리아스

    2012년 8월 19일 at 10:25 오전

    요즘잠잘자는저는너무곰탱이인가???더위가가시니아침에일어나기싫어뒤척이면서19.5도의얇은이불의살랑거리는촉감에행복감을…시차가없어지니더욱…그저께는’행복하다’를중얼거리며…그선선한촉감에…ㅋㅋ   

  5. 푸나무

    2012년 8월 20일 at 1:20 오전

    19.5도는반올림해서20도로하셔도될것을…..
    약올리는경향이농후한바……

    더군다나
    올여름은
    인생의사추기…를지내고있는바,
    엄청열이났다식었다….하는데말이지요.
    아직도귀환안하신거에요?
       

  6. 나무와 달

    2012년 8월 20일 at 7:43 오전

    외로우시믄,지금보다더많은양의글들을쓰세요…(주저리주저리)….+_=

    契를한다꼬,마음속의외로움을다스릴수있나요,어디…ㅎㅎㅎ
    만나고돌아서는그발길에서곧바로虛함이밀려들것을요…ㅎㅎㅎ   

  7. mutter

    2012년 8월 22일 at 12:07 오전

    글이참좋네요.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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