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령에서 검룡소 가는 길

검음도맑더라

푸른빛을띈어두운검은빛의이끼….에다

숲의그늘이더해져서인지

검고어두운

그러나찬연한맑음.

물의근원.

금단현상이있나…..보았더니무슨,

금단현상까지는없더라.

블로깅하는것,

시답잖은글쓰는것보다는좋은글읽는게훨씬낫다는생각에는변함이없다.

허나글읽는것도그러하다.

읽어서어쩔껀데,

좋아,아주좋아,너무좋아,

슬픔도좋고기쁨도좋고내가보지못한삶을갈파하는시선은더좋고

좋아서어절껀데….

좋으면삶이좀충일해지는것같지않아?

충일하면어쩔건데…..

그러니결국나는약간은시니컬한허무주의자이다.

무엇을해도이거다!!하는것이없다.

어쩌면기도가부족해서인지도모른다.

나의머릿속빈허무를채워줄수있는것은기도뿐인데

알면서도언제나기도는내게아이들의하기싫은숙제다.

기도는어쩌면인간이지닌가장고독한행위일지도몰라..

만물의창조자인신과맞대면한절치절명의순간,

존재와존재가대면하는시간

깨어있는그시간은고통스럽고힘들고외로워.

무엇보다정진해야하는……고독,

그래서방언을주신것일까?

하여간그래서그러니나는,

산을왜혼자가시오?

혼자가그리좋소?

라고묻는질문에두루뭉술,

아예,이유없이그냥좋아요.라던가,

산과나와는극진한연인사이인데무에다른사람필요하겠어요?라던가,

곁에사람이없어야푸나무소리가,숲의말이들려요,라던가,

시답잖은대답을하곤한다.

그러나이천지에그것도대명천지에^^*

그냥이어디있겠는가?

이유없음이어디있겠는가?

단지나는부끄러워서대답을못할뿐이다

미켈란젤로처럼고독을사랑해서요.

라는진심을전하지못할뿐이다.

진심에는기실예의부조리함이숨어있다.

진실이라고하여한강의근원인검룡소맑은물처럼

거기솟아나는몰처럼맑기만하면오죽이나좋겠는가,

그러나사람에게는아니내게는

고독을깊이두려워하는본성과

고독하고싶어하는본성이맞물려있으니

그게뫼비우스의띠처럼얼킨듯설킨듯

명료하지않음.

흐림.

때로는비옴,

회피가능성농후함.

그리하여도망을가곤한다는것이다.

산으로

숲으로

시답잖은말속으로

지난주에태백의분주령검룡소를다녀왔다.

이번에는아예곁에아무도없는,

뒷자리는빈….그래서더욱홀로인여행이었다.

두문동재…..차로갈수있는가장높은길에서니

서늘한바람한줄기고원의기운을가득담고있는가다가왔다.

첫가을의바람.

바람은태생적으로근원을담고있다.

홀연다가오면.

존재부터흔들거리게한다.

꼭닫혀있던문이열리는소리가들렸던가,

분주령가는길.

고원의꽃은많았고숲은깊었다.

청량한바람…..

분주령지나….

검룡소가는길은한강의발원지라는신비스런느낌을주는답게

찾아가는길

골은깊고어두웠다.

길은길고나무는짙었고

숲은향기로웠다.

어느땐슬프기조차했다.

물론혼자걸을때이야기다.

나는사실가끔화가나기도했다.

사람들의무지한빠른걸음걸이에도

그렇게아무것도바라보지않고스쳐지나가서숲에다녀왔다고말할래?

종짓목(종주먹)을하고싶었다.

수다스런말들에도

특히나부부가아닌듯한나이든어느커플,

적어도육십은넘었을어떤할머니의여자스런말투는정말지겨웠다.

친구들과시골을갔는데요.과꽃이있었어요.너무좋아서요,어머멈….세상에햇더니

시골사는내친구가아니저런좋은꽃들다놔두고왜촌스런과꽃을보고…..

제게는그런과거를그리워하는마음이참많은것같아요.

사실적고보니평범한이야긴데왜화가났을까?

가만생각을했더니그이야기주제보다는그녀의억양에짜증이났었던것같다.

느끼하고애교스런,

난이다지도사랑스러운여자에요….라는,

이봐요.

오십넘어육십넘어가면

이젠여자라기보다는사람으로살아야할것아니요.

나이값을하시오.

역시종주먹을들이대고싶었다니까,

근데이게얼마나어거진가말이다.

그녀는자신의인생을그저살아가고있을진대,

그리고그늙은남성은그런여성이사랑스러웠을텐데……..

타인인내가그들의삶에배놔라감놔라

하여간나는그러고싶었지만,

그런그들을피하노라…..애썼을뿐이고,

산에가서산을온전히만나기도힘들다.

사람이너무많은분주령대덕산검룡소트래킹은

그래서그다지즐겁지않았다.

평일이면한가한북한산

익숙한내연인이그리웠다.

사람도그럴것같다.

아무리멋진사람일지라도

나만의,

나의

것이없다면

공소하다.

어름답고좋은곳이지만

소란하고분주한

분주령이될수밖에…..

근원앞에서면근원도근원이아니다

더깊은근원을아득하게가리키고있을뿐이다.

하루이천톤의물이솟아난다는검룡소샘.

사진에는그리보이지않지만

옛날나어릴적각시샘처럼물이솟아나는모습이보였다.

….물봉선은,,,왠지가엾다.

8 Comments

  1. 士雄

    2012년 9월 4일 at 12:24 오후

    사진이가슴을시원하게뚫어주는느낌을갖게합니다.
    감사합니다.   

  2. 말그미

    2012년 9월 4일 at 12:38 오후

    저계곡이어딘가했어요,푸나무님.
    ‘태백의분주령검룡소?’
    생전처음듣는곳이라가볼엄두도못냅니다.
    저흰꽃은무슨꽃인지흰구름같애요.

    미켈란젤로가그런말을했나요?
    고독이얼마나무서운데요…
    고독옆에도가지마세요,푸나무님.ㅎㅎ
       

  3. 푸나무

    2012년 9월 4일 at 1:41 오후

    부지런하신사웅님.

    저두감사합니다.^^*   

  4. 푸나무

    2012년 9월 4일 at 1:53 오후

    검룡소는한강의발원지라고…..
    저곷은조금멀리있어서..
    하여간가까이있어도헷갈리는
    미나리과종류,,,,,왜당귀….로아룁니다.

    그래도
    그멀디먼프라하만하려구요.하하..   

  5. 풀잎피리

    2012년 9월 5일 at 1:51 오전

    분주령에서대덕산가는길
    고목나무샘에서나온물줄기가
    산속으로들어가검룡소로분출한다고하지요.

    검룡소의힘찬물줄기
    수십년전의모습그대로지금도힘차겠지요.
    산의단상
    지난시간의아쉬움을봅니다.   

  6. 깨달음(인회)

    2012년 9월 5일 at 5:47 오전

    그길정말아름답지요.
    전에는정말꽃이많았는데..
    예전같지않더라구요

    범의꼬리가한창일때는장관입니다.
       

  7. 푸나무

    2012년 9월 5일 at 12:09 오후

    풀피님대덕산포스팅읽었습니다.

    글쎄고목나무샘을근원으로여기는사람도있다던군요.
    언제나그런가요?
    비가와선지아주힘찼어요.   

  8. 푸나무

    2012년 9월 5일 at 12:10 오후

    음역시안가보신곳이어디랴…..

    숲의향기가깊었어요.
    오래된느김이라고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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