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싸이에 대해 고미숙처럼 한 마디
BY 푸나무 ON 9. 15, 2012
자신에게는너그럽고
타인을향한눈초리가날카로운것은참으로무지한일이다.
내주위에도이런사람있다.
자신과자신의가족들에게는마치눈을감고나있는듯이
아무것도헤아리지못하면서
다른사람에게는아주명료한잣대를들이대는것,
남을보는눈은어쩌면그리맑고투명한지메두사의눈이저럴까싶다.
나?
나야상당히자신에게도객관적이고
자녀에게특히남편에게너무객관적이라차가울정도이다..
라고나는나자신을생각했는데
어제고미숙의강의를들으며이역시무지한일아닌가….라는생각이들었다.
그녀가쓴연암에대한책을읽으며나는그녀의발랄함에매료되었다.
그런그녀가마두도서관에서강의를했다.
어제아침부지런히서둘렀는데도이미강의는시작되었고
여전히나는지각을했다.
거의모든일들에그러하듯…..
나는어떤중요한일이있다하더라도
가능하다면,
아침의커피한잔과신문보는시간을죽이고싶지않기때문이다.
느긋한그시간을즐기다보면아침약속에는거의늦기마련이다.
오죽하면좋아하는마티네음악회도열한시에시작하는데늦어서
인터미션시간에야입장을한적도있으니.
이미강의가시작된교실로들어서며
나는문득그런생각이들었다.
이게내삶을대하는근본태도가아닌가,
부지런하지못하고원하는것만하려하는,
무엇인가를이루려해도도무지희생이없는,
그래서겨우이지경에이르러있는……
근데
이지경머어때/…..소리도들려오긴한다.
내안에선참별소리들이다들려온다.
나는가끔내가내가아닌가……할때도있다.
내안에서이러저런모습으로돌출되는것들……
나도처음보는것들이가끔나타나기때문이다.
어느땐아,안녕하세요?
악수하고싶어진다니까.
거기사셔요?거긴난데….그런데누구세요?
묻고도싶어지고눈땡그맣게뜨고말이지.
내안은밭도정원도뜨락도아니다.
더군다나정리정돈잘되어있는텃밭은더더욱아닌
그저가만히놔둔수크렁돋은주인없는들판이다.
이름모르는이런저런잡초외에도
으악새…..
요즈음나괜히그것들보면그노래흥얼거려지더라.
아아으악새슬피우는가을인가요요오오요…
분위기있는^^*
(나도가끔나를칭찬해주고싶은기분이들때도있다.드물긴하지만)
내목소리와전혀어울리지않는노래를소리까지꺽으며굴리며….왤까?
그런으악새외에도
드믄드문코스모스도몇송이,시들어가는루드베키아…..도몇송이어우러져있다.
사실나는잘다듬어진정원보다는
사람손안간홀로자고일어나는들판이좋긴하다.
강의를하는이여자.
나보다세살이나더어린이여자는조그맣고까맣고…..
하긴그녀도그런자신을잘알아서그랬다.
그런나에게왜강의를들어요?
당연히그녀의표현대로라면그녀의<공부>때문이다.
그녀는결론처럼말했다.
공부만이사람을가장젊게해주고가장아름답게해준다는….
그리고공부만이가장사람을사람답게….자신있게해준다는…..
그러니말을약간바꾸면
그녀는이미젊고아름답고사람답고자신이넘치는존재였다.
그리고실제로도그래보였다.
담대하고단호하고확신에차있었다.거침없었다.
나는그녀의글보다그녀의그부분이마음에들었다.
아나도저렇게강하고담대하고확신에가득찬인생을살아간다면얼마나좋을까…..
그녀의삶이확신에가득차있다면
나는안개에가득차있고
그녀의삶에대한태도가구름한점없는쪽빛가을하늘이라면
내삶은는개에젖어있는듯흐릿하다.
그녀가좌우를보지않고용맹스럽게전진하는전사라면
나는그저여기저기기웃거리며
거기머있어요?
어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