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싸이에 대해 고미숙처럼 한 마디

자신에게는너그럽고

타인을향한눈초리가날카로운것은참으로무지한일이다.

내주위에도이런사람있다.

자신과자신의가족들에게는마치눈을감고나있는듯이

아무것도헤아리지못하면서

다른사람에게는아주명료한잣대를들이대는것,

남을보는눈은어쩌면그리맑고투명한지메두사의눈이저럴까싶다.

?

나야상당히자신에게도객관적이고

자녀에게특히남편에게너무객관적이라차가울정도이다..

라고나는나자신을생각했는데

어제고미숙의강의를들으며이역시무지한일아닌가….라는생각이들었다.

그녀가쓴연암에대한책을읽으며나는그녀의발랄함에매료되었다.

그런그녀가마두도서관에서강의를했다.

어제아침부지런히서둘렀는데도이미강의는시작되었고

여전히나는지각을했다.

거의모든일들에그러하듯…..

나는어떤중요한일이있다하더라도

가능하다면,

아침의커피한잔과신문보는시간을죽이고싶지않기때문이다.

느긋한그시간을즐기다보면아침약속에는거의늦기마련이다.

오죽하면좋아하는마티네음악회도열한시에시작하는데늦어서

인터미션시간에야입장을한적도있으니.

이미강의가시작된교실로들어서며

나는문득그런생각이들었다.

이게내삶을대하는근본태도가아닌가,

부지런하지못하고원하는것만하려하는,

무엇인가를이루려해도도무지희생이없는,

그래서겨우이지경에이르러있는……

근데

이지경머어때/…..소리도들려오긴한다.

내안에선참별소리들이다들려온다.

나는가끔내가내가아닌가……할때도있다.

내안에서이러저런모습으로돌출되는것들……

나도처음보는것들이가끔나타나기때문이다.

어느땐아,안녕하세요?

악수하고싶어진다니까.

거기사셔요?거긴난데….그런데누구세요?

묻고도싶어지고눈땡그맣게뜨고말이지.

내안은밭도정원도뜨락도아니다.

더군다나정리정돈잘되어있는텃밭은더더욱아닌

그저가만히놔둔수크렁돋은주인없는들판이다.

이름모르는이런저런잡초외에도

으악새…..

요즈음나괜히그것들보면그노래흥얼거려지더라.

아아으악새슬피우는가을인가요요오오요

분위기있는^^*

(나도가끔나를칭찬해주고싶은기분이들때도있다.드물긴하지만)

내목소리와전혀어울리지않는노래를소리까지꺽으며굴리며….왤까?

그런으악새외에도

드믄드문코스모스도몇송이,시들어가는루드베키아…..도몇송이어우러져있다.

사실나는잘다듬어진정원보다는

사람손안간홀로자고일어나는들판이좋긴하다.

강의를하는이여자.

나보다세살이나더어린이여자는조그맣고까맣고…..

하긴그녀도그런자신을잘알아서그랬다.

그런나에게왜강의를들어요?

당연히그녀의표현대로라면그녀의<공부>때문이다.

그녀는결론처럼말했다.

공부만이사람을가장젊게해주고가장아름답게해준다는….

그리고공부만이가장사람을사람답게….자신있게해준다는…..

그러니말을약간바꾸면

그녀는이미젊고아름답고사람답고자신이넘치는존재였다.

그리고실제로도그래보였다.

담대하고단호하고확신에차있었다.거침없었다.

나는그녀의글보다그녀의그부분이마음에들었다.

아나도저렇게강하고담대하고확신에가득찬인생을살아간다면얼마나좋을까…..

그녀의삶이확신에가득차있다면

나는안개에가득차있고

그녀의삶에대한태도가구름한점없는쪽빛가을하늘이라면

내삶은는개에젖어있는듯흐릿하다.

그녀가좌우를보지않고용맹스럽게전진하는전사라면

나는그저여기저기기웃거리며

거기머있어요?

어머..죄송해요,사람스치면사과하노라…..정신없다.

그녀가케티엑스라면

나는완행열차다.

어젠아니그젠가그시읽었네.

최호기시인의완행

경박한지름길지워버리고

먼길천천히돌아그대에게다가갑니다.

그러니완행도괜찮지머……

해석해보자면물론일부분이긴하지만

그녀의이야기소주제도그런게아닌가….

주어져있는삶을수용하며

<그러려니…..>하는것,

지난것들을상처라며트라우며라며….그래서치유라며힐링해야된다며….

그녀는그런것들을무시해도충분한

몸속의수많은균들과비슷한부류로보았다.

그러려니….속에는인정도수용도인내도긍정도아,아량도있네…..

그러려니가지닌많은풍부함속에혹시비겁함도숨어있나……

그녀는명리학책을써선지관상이야기사주이야기….를많이했다.

그리고동의보감에대한책도내서….몸과정신을사정없이연결시키고,

그래서지대한흥미를유발하고..

명리학은단순한사주팔자이야기가아닌자연관의교감속에서체득된

그리고체득되어질가능성을지니고있는학문

(이부분은나만의오역일수도있음)이라고강조.

무엇보다.

그녀의명리학에대한접근태도가

단어그대로열린자세라서마음에들었다.

우리에게앞길을가르쳐주어얻고싶은것을얻게하는것이명리학이아니라는것,

알게하고보게하고깨닫게하는것,

그래서수용하는힘을기르는것,

그리고그녀는그모든것들이순환되어져야한다고했다.

그녀가말하는공부란무엇일까…..

당연히명리학이기도하고동의보감이며연암이기도할것이고

그러나그보다그녀가말하는공부는

그모든것을아우르는즉통찰력,

연결시키는것,

새로운길을찾는것,

헤아림,

시선의공명정대함,

우아한상상력,

논리적인창조,기타등등…..으로여겨졌다.

성형…

오십대되어서삼십대사십대처럼보이면거징그럽지않나요?

드라큘라……죽음이없으니파리하고…..

그녀는싸이가사십대인줄알았다고했다.

그생김새…..그몸…..사십대처럼보이지않아요?

그러나어떤가요?그만의멋짐….그런데아마그는오십대되어도그얼굴일거에요.

십대대도그얼굴이었을거고.

그녀가개무시^^하는힐링,이란이름을단프로그램에서

나는싸이를보았다.

혼자있을때는어떤지몰라도

그런프로그램에나와서

그렇게거만해보이는연예인흔치않다.

자연스럽고당당하고주눅들지않았다.

하도오래되어

박근혜가나와도밀리지않던이경규가

싸이에약간밀려보였다.

글쓰고말하지않으면소비자만된다.”

공부는밥이고길이다.”

강의가끝나고나오는데어느여릿한여자하나가

그녀에게다가서며아마도식사라도청하는듯,

아아,바빠요,다음에또일이있거든요.

차갑고냉정해보였다.

책을가지고나와서사인을요구하는아줌마들에게도…..

하긴저런차가움이있으니정진할수있겠지.

친구들과만나조금늦은점심을먹고

일산가자니아라는커피숍에서커피를마시는데

첼로소리…..

나는의자에깊숙이몸을밀어넣고

친구들이야기를듣는지

고미숙의강의를생각하는지….그랬다.

돌아오는길에는

벚나무회화나무이파리들색깔이달라지고….

사진은괴강…..과산

19 Comments

  1. cecilia

    2012년 9월 15일 at 9:32 오전

    저는너무당당한사람이무지한사람이라고생각하는데요.
       

  2. Lisa♡

    2012년 9월 15일 at 10:41 오전

    세실리아님도…..ㅎㅎ

    당당함뒤엔반드시또아닌부분이있구요.

    고미숙..글쎄—흠..할말이좀있는데이자린
    아닌거같군요~~

    암튼고미숙보다푸나무님글이너무재미있어서
    줄줄읽었습니다.   

  3. 말그미

    2012년 9월 15일 at 11:47 오전

    그러고보니
    싸이가몇살쯤되었나궁금해졌습니다.
    푸나무님말씀대로그는십대도이십대도오십대도
    같아보일것같은생각이들었습니다.

    싸이는어디서나자연스러워보여
    보기좋았습니다.
       

  4. 벤자민

    2012년 9월 15일 at 1:21 오후

    어제자동차타고가는데
    라디오에서싸이의강남스타일이나와깜짝놀랫어요
    내가무슨한국CD틀었나하고요

    전싸이는몰라도
    싸이엄마는누군지압니다
    그분도강남스타일~~~^^

    사람은좀거만해야뭔가가좀잡히는건가보죠
    나도내일부터좀거만해져볼까??
    그럼나한테도섭외가올려나ㅎㅎㅎ   

  5. douky

    2012년 9월 15일 at 3:07 오후

    완행도괜찮아요~
    아니…완행이더좋아요,저는요…

    가긴가는거잖아요…,그러면서천천히너그럽고여유롭게…

    고미숙보다말이죠,’푸나무님스타일’이더좋은걸요~~
    싸이처럼언제든당당하게"00스타일"로~~^^
       

  6. 데레사

    2012년 9월 15일 at 7:39 오후

    싸이가나온힐링캠프를저도봤거든요.
    군대를두번가게되었던이야기가재미있었어요.
    두번째군대를안갈려고이궁리저궁리하던차에아내가"싸이인데
    후지다"하는말에결심을하게되었다고하던얘기요.
    별것아닌것같은농담같은말이그사람에게는큰의미가있었나봅니다.
    암튼강남스타일이승승장구하기를바라고싶어요.

    주말,잘보내세요.   

  7. 산성

    2012년 9월 16일 at 12:18 오전

    읽다보니그러네요.
    늘는개에나젖어있고내안의나에게인사는커녕
    너왜그러니!자탄이나날리고…
    그러다가…그러려니…로슬쩍타협.

    몸과정신을사정없이연결…시킨다시니
    푸나무님께서강의많이들으시고,요점정리해주시길^^

    그런데저위에…
    최호기-채호기-박후기…

    ‘기’자돌림이긴한데,박후기시인으로정정해주시면?

    먼길천천히돌아다가가듯이
    시인에게멀~리돌아다가감,이해하시겠지요뭐…^^

       

  8. 푸나무

    2012년 9월 16일 at 12:11 오후

    세실리아님…..
    말씀도맞네요.
    일견.그렇지요.
    너무당당하면…..^^   

  9. 푸나무

    2012년 9월 16일 at 12:12 오후

    리사님….
    안하신말씀이넘궁금하다요.

    박범신같은????^^
    다음에꼭가르쳐주삼.
    재미있다니…..감사하구요.   

  10. 푸나무

    2012년 9월 16일 at 12:14 오후

    말그미님….
    맞아요,
    자연스러운당당함….
    당당한기같은것…..
       

  11. 푸나무

    2012년 9월 16일 at 12:19 오후

    벤자민님,

    싸이엄마도아시고….
    싸이엄마가강남스타일이면
    싸이엄마를아시는벤님도강남스타일?????

    근데날마다섭외받으시는거아녀요?
    비자금풀어음료수사주니
    골프장숱한여인들로부터의섭외….!!!
    무려삼십명????^^*.   

  12. 푸나무

    2012년 9월 16일 at 12:25 오후

    덕희님
    옛날에는전부거의가다완행열차였어요.
    지금은완행열차가아예없는것같아요.

    피쳐폰거의없어지는것처럼말이지요.^^
    고미숙은기어코피쳐폰을사수하겠다고하던데……   

  13. 푸나무

    2012년 9월 16일 at 12:29 오후

    데레사님
    저두그대목제법멋지던데요.
    아내가트였나봐요.

    싸이열풍이정말광풍인것같아요.
    데레사님주말잘지내셨죠?   

  14. 푸나무

    2012년 9월 16일 at 12:43 오후

    산성님….
    아이고,제머리속보이네요.
    채호기를최호기로입력하고산성님댁에서본시….
    박후기를그냥아주자연스럽게
    최호기로인식…..
    아이고,
    이러니사방이흐릿해져만간다고할수밖에요.

    틀린시…..
    어느분께문자로보내기도했는데…
    하하호호^^*
       

  15. 벤조

    2012년 9월 18일 at 2:12 오전

    고미숙이누군데요?

    싸이는잘알지요.

       

  16. 푸나무

    2012년 9월 18일 at 11:05 오후

    벤조님
    고미숙은고전평론가라네요.
    글을많이써요.
    옛날사람들글을번역해서
    연암에대해서
    동의보감을풀어쓴해설서두있구요.읽진않았습니다만,
    요즈음은그녀주역에꽃혔드라구요.

    아주적은돈으로공부하면서먹고살수있는공동체를만들어경영하구요.
    평범한여성은아니지요..

    글쓰는법을가르치기도하나봐요.   

  17. 술래

    2012년 9월 23일 at 3:07 오전

    이글에서
    내모습을보는거같은착각여러번합니다.
    그러나어디까지나착각이라고다시한번
    고개를흔들고…

    이음악을골르신푸나무님의심정이
    지금음악을들으면서이글을읽는제심정과
    통하려나?잠시그런생각도해보고요.

       

  18. 푸나무

    2012년 9월 23일 at 7:06 오전

    삶을대하는근본태도요?
    아니면다듬어지지않는들판?

    근데왜그렇게올만이세요?
    궁금햇어요.많이요.   

  19. equus

    2012년 9월 28일 at 12:25 오후

    멋진사진입니다.특히두번째사진이아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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