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하나 없는 꽃대라서 슬프기도 해 ㅡ 선운사 꽃무릇

주일밤김휴림의아름다운여행사이트를클릭했어요.

선운사꽃무릇….내일인데오늘밤..,,이렇게늦게….

생각하면서도

충무로한명갈수있나요.연락주세요.

했더니

늦은밤문자가왔어요.

오라고….

카메라와지갑

그리고조선시대지식인의….책한권넣은크로스백을메고떠났어요.

충무로에일곱시까지도착해야하니

집에서여섯시에는출발해야했죠.

이젠얼굴익은까맣고조그만김휴림아저씨와

미소비슷한목례비슷한것들나누는듯마는듯,

차에오르니

45인승고속버스가스르륵움직이더군요.

김휴림의트레이드마크인

다른사람방해되니옆사람과소근거리지도마세요.“

아주맘에드는멘트지요.

그래서또오게되는,

차안은아주조용해요.

제일뒷자리혼자앉아가는자리

딱내맘에맞는자리에요.

보이는거라고는앞사람뒤통수와스쳐지나가는차창밖의세상들…..

가끔아는사람이라면뒤통수로도충분히이야기할수있지만,

그렇잖아요.

속에서낳은자식이나

오래산내편아닌남편의뒷통수는

말없는달변이에요.

짜증기쁨,소외등그것도아주선명한말을하곤하죠

그러나모르는사람의뒤통수란그저뒤통수일뿐이예요.

말하지않는뒤통수를보니

갑자기가벼워졌어요.

하루혼자가되는거예요.

떠나는거죠.

내삶으로부터,

어쩌면나로부터.

여행이란일이나유람을목적으로

다른고장이나외국에가는일이라고사전에는나왔지만

내가백과사전편찬위원이라면

나는그냥<떠남>이라고풀이하겠어요.

풀이라하여언제나원단어보다길어야되나요?

그래야풀인가요?

길면쉬운가요?

여행=떠남

얼마나좋아요.

간결해서좋고

간결함속에감추어진다층의의미가좋잖아요.

깊잖아요.

객려라는단어도괜찮은것같아요.

나그네객나그네려.

,

이제이나이들어하는여행은유람이아니에요.

<떠남>이던지<나그네>가되는일이죠.

시간있다고돈있다고누구나하는것도아니에요.

혼자잘놀수있어야하고,

떠날수있는성큼거리는걸음걸이도지니고있어야하죠.

복잡한세상일뒤로주욱밀어내는힘도있어야해요.

미래를예측하는시선도가져야해요.

늙어서다리약해떠날수없을때를바라보는……

그래서지금다리성할때떠나는

부지런한개미가되어야해요.

돈만저축이아니라기억도저축이라는것

세상에공기처럼부유하고있는맘몬이즘을

이해하면서도

거리를두고바라볼수있는시선을가져야해요.

통찰력도필수불가결이죠.

떠나서

떠났는데

자신을바라볼수없다면….

그것은떠나는게아니지요.

떠남은거리를의미하니….

아마언젠가는당신,

그리고나,

우리모두,

분명히침대위에누워서

눈부신가을햇살을창문밖으로만맞이할때도올거예요.

그럴때창문밖에보이는것만보시겠어요?

저축되어진기억의창고를활짝열어야지요.

가을이싫으시면봄을부를거예요.

서늘하다싶으면여름은어떻구요.

혹여름이라면…..눈을가져오려구요.

눈벌레,,,,,

가와바다야스나리가설국에서그런표현을했던가요?

멋지기도해라.

무엇보다,

무엇인가를바라보고느낀다는것은

사람만이할수있는굉장히우아한행위에요.

얼마나다행인가요?

우아하다하여우아한사람만이할수있는것이아니라

저처럼전혀우아함과는벼리된사람도

우아할수있는기회가

떠나는나그네에게는가능한일이라는것말이죠.

육자배기생각만나는미당선운사를검색했어요.

선운사골째기로/선운사동백꽃을보러갔더니/

동백꽃은아직일러/피지않했고/

막걸리집여자의/육자배기가락에/

작년것만상기도남었습니다./

그것도목이쉬어남었습니다.’

아하,

죄송한표현이지만이것물건아닌가요.

선운사가는길목이라서요.

이런시를육화라고해야하나요.

스미어듬.이네요.

더이상어떻게.무슨말이필요한가요?

생각이불필요한시……는완전이라고해야겠지요.

장사꾼들의천막이길게늘여져있고

삼십여년전에가서하룻밤묵었던

기억속의선운사는아무데도없었지만

그래도계곡을따라걸어가는데

정말길이좋더군요.

길이좋다는것은마음이열린다는뜻이에요.

미당의시만시만스미어드는게아니더라니까요.

면류관얹었구나매끈한초록대

살포시자라나죽음을품는다

부활곳엿보이는꽃무릇꽃대궁

사랑이다흔들리니

산길걸으나

마음길걷는듯

선운산길걷는가

마음속옛길먼저다가오네

혼자걷는다는것은

아무때나나를열수있다는거예요.

꽃무릇이나를달뜨게했어요.

무지지어피어나있으면무리진대로

조그맣게드문드문피어나있으면드문거리는대로

숨을들이키게한뒤

쉬내쉬지못하게하는,

만개

절정

클라이막스

찬탄과기쁨그뒤의슬픔…….

오,

꽃무릇속에가득고여있던것들

내게로흘러왔어요.

(이것은아주색다른팁인데요.

어지러워서버스안에서는책을못보시는분들….

머리를기대고

나는목베게를가지고다니는데

그목베게를머리에두고밀착시킨뒤책을읽으시면멀미안해요.

저정말차칸블로거죠.

이런것도아르켜주는ㅋㅋㅋ)

14 Comments

  1. mutter

    2012년 9월 28일 at 2:03 오전

    선운사간길에선운사주자창화원에서꽃무릇을열몇그루구입해서심었어요.
    "올가을에필거예요"분명화원주인이그렇게말했는데작년에도올해도
    꽃대는올라오지않았어요.
    선운사꽃무릇을이래저래추석때문에못가거든요.
    에고~보고싶어라!   

  2. trio

    2012년 9월 28일 at 3:47 오전

    단체이지만,개인적으로가는거나다름없는
    여행인가요?
    아니면사진찍는출사인가요?
    그렇게훌쩍가고싶을때혼자는아니면서도
    혼자떠나는것같은여행…재미있을것같네요.
    꽃이너무아름답고사진도멋있고…
       

  3. 士雄

    2012년 9월 28일 at 4:15 오전

    감사합니다.
    좋은사진좋은글..   

  4. 멜라니

    2012년 9월 29일 at 4:46 오전

    가지하나없는꽃대라지만,길죽길죽하니무리지어피어난꽃이참예쁘네요.

    님의글을읽으면서어디론가떠나고싶은마음이생겼습니다.
    <여행>이라이름붙이지않은<떠남>..
       

  5. 푸나무

    2012년 10월 1일 at 1:06 오전

    무터님추석잘쇠셨어요?
    우리동네소나무아래도
    꽃무릇몇송이피었는데엄청어여버요.
    무리지어피어나지않아도예쁜꽃이에요.
    내년에피어나면꼭보여주셔요.   

  6. 푸나무

    2012년 10월 1일 at 1:10 오전

    트리오님아름다운여행은
    여행작가인김휴림씨가만든
    여행프로그램이에요.
    거의우라나라당일치기여행
    데려다주고약간가이드해주고
    내내혼자트래킹하고
    다시시간맞춰데리고오는….

    그렇지않으면어덯게강원도가서함백산트래킹을할수있겠어요.
    차도큰고속버스라편하고
    너무좋아요,딱내스타일….
    아돈두많이안들구요.
    사만원이내니겨우차비정도????

       

  7. 푸나무

    2012년 10월 1일 at 1:11 오전

    사웅님은
    맛있는음식많이드셧어요?
    아명절은사실음식때문에힘들어요.
    옛날에는못먹어서
    지금은넘쳐나서….   

  8. 푸나무

    2012년 10월 1일 at 1:12 오전

    오멜라니님…..
    그림블로거님…
    반갑고반가워요.
    사시는곳이외국이라송편은????
    하긴이웃이가져다준송편몇개먹고말았답니다.
    자주좀뵈요,반갑구요.
       

  9. 참나무.

    2012년 10월 1일 at 3:22 오전

    …이런식여행이라면’증도’한번가보고싶은데
    예전에증도가셨다하셨지요…혹시이런방법이셨을까싶어서요

       

  10. 벤조

    2012년 10월 1일 at 5:33 오전

    송창식의’눈이부시게푸르른날은’은
    유명한시라는부담이있어서그런지별로네요.
    스트레스는제실력발휘를못하게하는거라는증거.
    거기서흘러흘러조수미의’동심초’까지듣고왔는데,
    그꽃무릇이’상사화’라는거아닌가요?
    꽃과잎이생전못만난다는…
    그런
    상사병난벌건꽃들이떼지어피어있으니까어째좀…

    우리집엔아직몇그루만피는데
    귀한것이아주품위있는여왕마마예요.

    그러고보니푸나무안티같네…감히…ㅎㅎ
       

  11. 쥴리아스

    2012년 10월 1일 at 9:53 오전

    와~~~~색깔!!!!대단합니다…와..저색깔!!!   

  12. 푸나무

    2012년 10월 2일 at 5:38 오전

    참나무님증도는하루치여행으로는
    멀어서아마안될거에요.
    대개아침일곱시에충무로에서떠니강남한군데지나고목적지를향해가는데

    소용시간이네시간아내
    그리고네다섯시간이내트래킹
    다시돌아오는시간해서밤열시아홉시무렵충무로에데려다주거든요.
    증도는가는시간만대략여섯시간넘게걸리던걸요.
    일박이일정도는가셔야느긋하게산책하실수있을거예요.
    저두그랬구요.   

  13. 푸나무

    2012년 10월 2일 at 5:39 오전

    쥴님감탄소리좋은데요….^^*   

  14. 푸나무

    2012년 10월 2일 at 5:43 오전

    벤조님
    감히
    어떻게
    벤조님을제가안티라고할수있겠습니까?
    그런산뜻함이벤조님매력인걸요.
    앞으로도
    그런멋진안티……얼마든지되어주소서.

    그래도송창식저노래툭일시에봇물터지는것같지않으세요?
    눈이부시게………!!!!!!!!!!
    푸르른날은~~~~~~~~~!!!!!!!^*
    전넘넘좋아요.
    그리고상사화라부르는꽃은
    또다른꽃이있어요,
    분홍색노랑색으로피는
    꽃무릇은주로석산으로불리우구요.

    그리고사실봄꽃은거의상사화지요?아마?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