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기 위해 저다지도 아름답게 변하다니…

어제오후엔머리가좀아파왔습니다.

생각을많이해도머리가아파요.

마음속을유심히들여다봐두머리아프구요.

유정한가을이잖아요..

이르게저녁준비를해놓고

바람도쇠일겸걷기도할겸도서관엘갔습니다.

그렇게천천히걸을때언니전화를받았어요.

도서관담모퉁이아래쭈그리고앉았어요.

누군가그때나를보았다면참스산햇을거예요.

삶과정식으로대면한죽음의이야기는

슬픔을지나고통을지나너무거대해서……

삶의모든것들이소소해져버리고맙니다.

나를아프게햇던쓰라리게햇던모든것들이사실은암것도아니었어요.

지기위해저다지도아름답게변하다니

이즈음단풍들어가는나무를볼때마다가슴저려요..

흔하디흔한느티나무도얼마나어여쁜지

연노랑에서샛노랑그리고붉으면서도맑은밤빛아마도조금있으면탁한갈빛이되겠지요.

느티나무세그루만중문안에심으면세세부귀를누린다는이야기도있지요.

느티나무세그루를포용할만한땅이라면

당연히부자겠지….라는해석은삭막하죠.

느티나무새순을보고풍흉을점치기도했다더군요.

봄에새순이돋을때

일제히싹이돋으면그렇지않으면흉.

그런데말이지요.

저수많은이파리들이설령일시에돋지않는다한들

일시에돋는것처럼보이지않겠어요.너무나이파리들이많으니까요.

그러니풍흉을점치는것이라기보다는

그렇지요희망을보는거겠지요.

해저물녁도서관은한가합니다.

문학계간지몇권가져다놓고읽기시작합니다.

하마단편소설열편가까이읽은듯해요..

그중에정말이지나쁜놈이한놈있었습니다.

배과수원쥔이며중늙은이입니다.다리저는아내를날마다쥐어패고

저능아부부(여자는젊어요)를데리고살면서

남자는두들겨패고여자는노리개감으로삼고있습니다.

노숙자를데려다가그여자와자게합니다

그리고다음날일을시키고품값을달라고하니그게품값이라며

또몽둥이를들이댑니다.

그저능아여자가아이를낳았는데그아이의젖이

자기의관절염에좋다고다먹어제낍니다.

(정말이대목에서는너무싫어서소름이돋습니다)

나중엔그아기를패대기쳐아이가죽습니다.

마누라도하두세게패서이젠움직이기조차못합니다.

새옷을입혀주던날면사무소에서사회복지사가옵니다.

이젠그저능아여자가아이까지가졌다며

저들에게안방내주고자기는창고에서잔다며……

배과수원은여전합니다.

이글을쓴작가가의외로젊다는데에또한번놀랍니다.

젊음은냉정한가요?

나는촌스러운사람이라권선징악이나해피앤드가좋습니다.

그래그나쁜놈을읽으면서그래,누구든한번은폭발을하니

이인물들중의누군가가혹은다른의외의인물이라도나타나

이놈을쳐죽였으면……

그런데이젊은작가는아주흔연덕스럽게슬며시필을놓아버립니다.

인생이라듯,

이즈음개나리가가끔피어나있더군요.

가을개나리라니신기하기도해서사진을찍었는데

세상에벌써내년에피어날꽃움들을조롱조롱매달고있는거에요.

아산수유도그렇더군요.

나는그랬어요.

꽃지고잎진뒤에겨울지내며조금혼곤해질무렵

아주조금씩꽃움밀고나오는걸거라구요.

그런데언제,….

가을이었을까요?

아니면기운창창한여름아그렇겠네요.

젊은산모여야하잖아요.

세상에….

***

세월은흐르는것이아니라

쌓이는것이라고그대는

말했다

기다림의세월도쌓이고쌓여

이제가을창살에달뜨지않아도

두눈감고

어둠속에빛나는그대의얼굴

그릴수있다

세월은흐르는것이아니라

내그리운가슴에쌓이는

그대라말하고싶다//그대//문부식

*******

기도외에는아무런길이없는막다른곳이있습니다.

그래서기도합니다.

언니..


11 Comments

  1. 소리울

    2012년 10월 26일 at 1:04 오전

    언니가ㅜ많이안좋으신가보군요.기도함께보탤게요.
    소설이권선징악이어야한다는것에동의합니다.
    어느날정말이외의줄거리의단편소설을읽었어으ㅡ
    사춘기아들이엄마를범해서아이를가졌다는..
    그줄거리를소설의테마로쓴그작가를증오하고싶었어요.
    아무리예술이라한들현실세계의한단면인데그리추하게그려내다니…
    요즘단편소설보기가겁나요.
    너무보수적인가요?
    그래서프로페셔널한사람이못되지요   

  2. 푸나무

    2012년 10월 26일 at 1:30 오전

    친언니처럼지내는언니인데..
    그언니가까운이가……

    고맙습니다.

    저두그런프로패셔널싫어요.^^*   

  3. mutter

    2012년 10월 26일 at 1:59 오전

    잘읽었습니다.처음엔실화인줄알고..
    한번더읽으니책이야기네요.
    세상에있을것도같은이야기예요.   

  4. 士雄

    2012년 10월 26일 at 3:40 오전

    요즈음은튀고싶어서별짓거리를다합니다.
    문학을빙자해서폐륜을부추기는고악한행위이지요.
    영화를빙자해서포로노를만들지요.

    맞습니다.
    "젊은산모~"
    눈이밝으십니다.
    귀도밝으시겠지요.ㅎㅎ   

  5. 벤조

    2012년 10월 26일 at 12:51 오후

    음…이것저것뒤숭숭한일들…가을엔싫은데…
    문부식의’그대’좋습니다.
    가는세월이아니라쌓이는세월…부자된것같아요.ㅋㅋ
    그불쾌한소설,
    작가가문제의식이라고벌려놓고는겁이나서끝을못맺었겠지요.
    "독자들이해결해줘요!"뭐,그런거?
    요즘애들은겁쟁이예요.
       

  6. 데레사

    2012년 10월 26일 at 9:50 오후

    나도해피엔딩으로끝나는책이나영화를좋아해요.
    요즘젊은사람들어쩌면자기과시욕으로저런되지도않는
    줄거리를글로쓰고있는지도모르지만그냥서글퍼지네요.

    주말입니다.
    행복하게보내세요.   

  7. 푸나무

    2012년 10월 27일 at 2:57 오전

    무터님
    있을법한이야기니까적긴했을텐데….
    가끔저런글은
    그리고신문속에서도
    세상이사람이무서워지곤해요.

    오늘비가을농사는괜찮을까요?
    무배추에는괜찮을것같은데…..

       

  8. 푸나무

    2012년 10월 27일 at 3:00 오전

    사웅님
    작년가을에도부용화를보며알았어요.
    근데작년에는젊은산모가지는나가지못하고
    아!하고말앗지요.
    근데올해개나리랑산수유를보며
    젊은산모까지
    나간거에요.
    내문장으로특허낼까봐요…^^*   

  9. 푸나무

    2012년 10월 27일 at 3:04 오전

    벤조님
    저시좋지요.
    다좋은데

    맨마지막연이맘에안들어요.
    마지막연의
    <그대>로인해
    멋진시가….
    말하자면폭이넓엇던시가
    그대로아주좁아져버렸어요.
    그냥날아가게비상하게두지
    그래서되돌아오더라도
    여러곳으로분산되게하지….

    벤조님은
    가을이….힘드신갑다.
       

  10. 푸나무

    2012년 10월 27일 at 3:05 오전

    데레사님도
    비오는주말
    행복하게멋지게보내세요.
    저는교회식구들과등산가려다가
    비때문에이렇게느긋하게못단댓글도달면서
    음악듣고있답니다.   

  11. 인회

    2012년 10월 29일 at 6:18 오전

    휴…소설이나책을읽다보면…
    그래서소설이고이야기지…하다가어느날시간지나보면
    그게현실이라는겁니다.

    씁쓸합니다.

    어떤모양의단풍이…낙엽이…될런지..
    저도조심스럽습니다.

    세월이쌓아지는것이라했거늘….
    잘쌓고…잘보듬어야겠습니다.
    그리고
    잘늙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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