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요, 오죽하겠습니까
BY 푸나무 ON 1. 7, 2013
어젯밤..쓰려다가그만두었습니다.
글이의외로밤을타거든요,
더군다나아무리한겨울이라할지라도
정분난님인당신에게쓰는연서인데
그럼요,
오죽하겠습니까.
눈이라도내리면눈을바라보며눈을쉬어주고싶어
깜깜한밖으로눈을내다밀었으나
눈은흔적도없고눈은여전히깔깔했습니다.
당신을만나던날입술이하도건조하여뭐라도좀바를까싶어
거울을보았더니
눈이충혈되어있더군요.
아이고꽃도아니면서
시들어가는양은꽃이되는지
저곳이곳이곳저곳
꽃이파리습기없어지고맥없어지며밑으로쳐지듯쳐져가는데
겨우한곳,
아직눈빛은괜찮은데
그눈빛조차벌겋게충혈될만큼흥분되었으니…
젊은시절잘붉어지는얼굴감추지못하고
들어나는것이너무싫어
아는사람의친척이던정신과의사선생님을만나물어보던
내가보이더군요.
진료실창가의나른하던봄햇살…..
시들어가던자목련꽃잎들
왜얼굴이그렇게지주붉어지는걸까요?
얼굴이잘변하는것,
마음의상태가얼굴빛으로나타나는것…
이제나이들어뻔뻔해지고
화장으로가리고해서얼굴빛아주잘가리는데
당신앞에서니
이제눈빛이숨은마음들어내는건가요?
혹시눈빛만이아직동백꽃…..
시들지않고톡,댕강,떨어지는것처럼
동백인가요.
동백이야기하니…
선운사동백꽃,여수동백꽃도아닌,
난데없이브라질에서바라보았던동백꽃생각이나는군요.
아주자그마한마을이었는데요….가난해보이는….
우리네한데아궁이에서땔깜을때음식을만들듯..
그곳도한데에서
아궁이를만들어불을때서무엇인가를끓이고있더군요.
그집마당에…
장미꽃같은동백꽃이피어나있었어요.
꽃은장미꽃인데
이파리는동백이었으니동백꽃이었겠지요.
뒷마당을통하여조금높은곳으로올라가니
발아래로너른들판이펼쳐졌고
말이서너마리풀을뜯어먹고있더군요.
그때갑자기바람이훅불어오니동물냄새가역하게다가오는거예요.
얼른숨을멈췄지요.
머금방내쉬긴했지만요.
그낯선들판에…
이제는아마도가볼수없는곳인그곳에서있는
내가보이네요.
기억이란미묘한물질이움직이는공간을….생각하니
며칠전보았던정승희작가의그림생각이나는군요.
특히사과를…..
싸맨…
담긴기억….
혹시그녀도나처럼
흘러가버린시간속의자신이보였던것일까요.
어제…
아니그제…
이틀전…
과거속의시간으로이미길을떠나버린당신과의만남도
기억이란틀에서여기지금의나를기다리고있을까요?
그녀가그림으로자신의기억을싸매듯
나도글로기억을지금싸매는중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