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그러움에 대하여
BY 푸나무 ON 2. 8, 2013
그대도알다시피
이즈음나는
매우심오하게
엄청깊게
참으로길게
정말넓게
진심으로크게…..너그러워지고있는중이다.
물론내깜냥으로니
정말너그러운사람과비교하거나
엄청너그러운사람곁에데려가거나세우지는말일이다.
어릴적나사는동네에철둑길이있었다.
철둑길에있는신호등은사람비슷하게생겨서얼굴두개를지닌,
한낮이라해도아무도없으면
그신호등이섬뜩하게무섭곤했다.
이십대때엄청한번아팠을때
가끔눈을감으면헛것이보이곤했는데
그헛것의모습이바로그신호등…
아주커다랗게늘여진…..이었다.
하여간그럼에도불구하고
이상하게철둑길을좋아했는지혼자가서놀던기억이난다.
아무도없는철롯길붉은태양쇠냄새를품은무더운바람.
그리고아주작은아이.
위로는장터를지나광곡가는기찻길이펼쳐졌고
아래로는보성강을지나득량으로가는길이었다.
먼데서기차소리가들리기시작하고아주작게보이다가
가까이다가오면서기차는급속도로커지곤했다.
저렇게작은것이이렇게크다니….
작은것이클수도있다는것,
큰것이아주작은것일수도있다는것,
보이는것이다가아니라는생각을설마했으랴먄,
하여간기이하다고여겻던그부분을내기억은기억하고있다.
실제
내너그러움의줄기는아주가냘프다.
겨우내주위를맴돌다가그쳐버리곤하는줄기이다.
만나는사람과의관계에서나타나다가사라져버리는
신기루같은몸짓이기도하다.
나는누구와만나든적어도78%이상은그앞에군림하려들지않는다.
군림은커녕존중하고배려하려고애를쓴다.
내주위의거의모든사람들이
엄청똑똑하고분명한가치관을지닌채
자신의삶을아주열심히살아가고있다는것,
그런체득도상당히나이들어서하게되었다.
그래서이제누구앞에서나절대잘난척하지않는것,
(사실잘난것이하나도없어서아주당연한것임에도불구하고
이당연한것을깨닫는데에꽤나긴시간이필요했다)
사람과만나면나는상대방의이야기를비교적잘듣는다.
그들의이야기를내것처럼여기는친화력이다소간존재.
하여잘듣고
들으면서배우고
들으면서공감하게된다.
즐거운일은그사람보다오히려더즐거워할수도있다.
나와는전혀다른판단의답을지닌사람앞에서도아주너그러울수있다.
다름과차이를잘인식하려는천칭이있기때문이다.
아는것과실제로재는것은극명한차이다.
안다고하여천칭까지함께있는것은아니니,
사는게소박하니생각하는것도소박해서
삶의모습자체가깊고웅혼한사람과는방향이다를수도있겠지만
일단나와관계를맺고있는사람누구에게나친절하려고애쓴다.
그대는혹친절을무시하거나과소평가하는지,
친절은위선의변종이라며폄훼할지도모르겠다.
어느사람들에게는실제그리사용되는흔적들이나타나기도한다.
그러나친절은가장향기로운참기름한방울이다.
숙주나물을알맞게살캉거릴정도로삶아간을잘맞춰잘무칠지라도
마지막향기로운참기름한방울투하하지못하면숙주나물맥아리없다.
친절은사람들사이의그런참기름이다
친절과는약간궤를달리한예의도날마다기르려고애를쓴다.
예의는상대방을인정하는것이고존중하는일이다.
전혀알지못한사람과회전문을열고같이비슷하게들어갈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