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그러움에 대하여

그대도알다시피

이즈음나는

매우심오하게

엄청깊게

참으로길게

정말넓게

진심으로크게…..너그러워지고있는중이다.

물론내깜냥으로니

정말너그러운사람과비교하거나

엄청너그러운사람곁에데려가거나세우지는말일이다.

어릴적나사는동네에철둑길이있었다.

철둑길에있는신호등은사람비슷하게생겨서얼굴두개를지닌,

한낮이라해도아무도없으면

그신호등이섬뜩하게무섭곤했다.

이십대때엄청한번아팠을때

가끔눈을감으면헛것이보이곤했는데

그헛것의모습이바로그신호등

아주커다랗게늘여진…..이었다.

하여간그럼에도불구하고

이상하게철둑길을좋아했는지혼자가서놀던기억이난다.

아무도없는철롯길붉은태양쇠냄새를품은무더운바람.

그리고아주작은아이.

위로는장터를지나광곡가는기찻길이펼쳐졌고

아래로는보성강을지나득량으로가는길이었다.

먼데서기차소리가들리기시작하고아주작게보이다가

가까이다가오면서기차는급속도로커지곤했다.

저렇게작은것이이렇게크다니….

작은것이클수도있다는것,

큰것이아주작은것일수도있다는것,

보이는것이다가아니라는생각을설마했으랴먄,

하여간기이하다고여겻던그부분을내기억은기억하고있다.

실제

내너그러움의줄기는아주가냘프다.

겨우내주위를맴돌다가그쳐버리곤하는줄기이다.

만나는사람과의관계에서나타나다가사라져버리는

신기루같은몸짓이기도하다.

나는누구와만나든적어도78%이상은그앞에군림하려들지않는다.

군림은커녕존중하고배려하려고애를쓴다.

내주위의거의모든사람들이

엄청똑똑하고분명한가치관을지닌채

자신의삶을아주열심히살아가고있다는것,

그런체득도상당히나이들어서하게되었다.

그래서이제누구앞에서나절대잘난척하지않는것,

(사실잘난것이하나도없어서아주당연한것임에도불구하고

이당연한것을깨닫는데에꽤나긴시간이필요했다)

사람과만나면나는상대방의이야기를비교적잘듣는다.

그들의이야기를내것처럼여기는친화력이다소간존재.

하여잘듣고

들으면서배우고

들으면서공감하게된다.

즐거운일은그사람보다오히려더즐거워할수도있다.

나와는전혀다른판단의답을지닌사람앞에서도아주너그러울수있다.

다름과차이를잘인식하려는천칭이있기때문이다.

아는것과실제로재는것은극명한차이다.

안다고하여천칭까지함께있는것은아니니,

사는게소박하니생각하는것도소박해서

삶의모습자체가깊고웅혼한사람과는방향이다를수도있겠지만

일단나와관계를맺고있는사람누구에게나친절하려고애쓴다.

그대는혹친절을무시하거나과소평가하는지,

친절은위선의변종이라며폄훼할지도모르겠다.

어느사람들에게는실제그리사용되는흔적들이나타나기도한다.

그러나친절은가장향기로운참기름한방울이다.

숙주나물을알맞게살캉거릴정도로삶아간을잘맞춰잘무칠지라도

마지막향기로운참기름한방울투하하지못하면숙주나물맥아리없다.

친절은사람들사이의그런참기름이다

친절과는약간궤를달리한예의도날마다기르려고애를쓴다.

예의는상대방을인정하는것이고존중하는일이다.

전혀알지못한사람과회전문을열고같이비슷하게들어갈때

상대방을위하여조금더문을잡고기다려주는것,

(참고로나는이런챈스를잘노리는사람이다ㅋㅋ^^)

이런것은사소한것이지만뒤에따라오는사람이

작업하고싶은여인이아니라면,

그리하여누구에게나다할수있는진심어린,

즉그에게배어있는향기같은태도라면

이는매우심화된예의이다.

심화된예의는사람의격을향상시키며

백작부인처럼,

혹은잘차려입은기사처럼그를우아하게만들어준다.

심화된예의라고했지만이소소한행위는바다로흘러가기위한

작은시냇물이내는소리같을것이다.

그러나실제삶의모습은어떤가?

며칠전집앞에있는마트를다녀오느라자그마한골목길을걷고있을때였다..

갑자기뒤에서크랙슨소리가빵났다.

운전하는젊은여자는놀래는나를분명히봤을텐데도눈길도안준채

내가놀라저절로길가에세워둔차쪽으로바짝붙은길을유유하게운전해갔다.

아니이ㅇㅍㄴ…..

이좁은골목길에서지금뭐하자는거야,

무슨이런돼먹지않는태도

저런ㅆㄱㅈ!

이미속으로몇가지거친말을내뱉은후였다.

물론역지사지도해본다.나라면절대안할운전태도이다..

귀먹은사람이아니라면살짝가까이다가서면저절로비키게되어있다.

하여간그녀에대한불쾌한감정은상기도남아있다.

배려도공감도친절도너그러움도전혀없는태도가

내안에상존해있다는적확한빙증이다.

문제는

그런감정을유발한그운전자의태도가아주사소한것,

에유념해야한다.

어떤사람이라면그저스쳐지나갈작은행위라는것,

그러니그대알다시피

나의너그러움이얼마나얄팍한상대성에의해존재하는것인지,

사소한환경의변화가

수많은시간을두고사려깊게길러온행위를

삽시간에깔아뭉갤수있는것인지,

상황이사람을얼마나쉽게변하게하는지,…..

그러나그럼에도불구하고

나는나의너그러움을더확장시켜가려고한다.

그대께서는

과일을좋아하시는지….

지난번베트남에갔을때초록색자몽을사먹었는데

얼마나껍질이두껍던지….까느라손톱무너지겠더라.

껍질그렇게두꺼운과일은맛이없어야마땅할텐데

의외로달고시원해서베트남자몽괜찮네……했다.

그래도맨날망고….만사먹긴했지만^^

자몽이나오렌지는좀그래도

우리나라사과배키위감자고구마…..

특히고구마….껍질은얼마나얇은지…..

익은고구마껍질벗기면그게마치습자지보다더얇다.

근데그얇은껍질이고구마를완전히보호해준다.

껍질

조금만상해도고구마….그자리부터썩어들어간다

감자도마찬가지고….

그얇은껍질이있어야

모든과일들이

보존이되고살아남고썩지않게되고……

무슨이야기냐면

사람의너그러움이

비록상황에따라쉬표변을한다손치더라도

그너그러움이

고구마감자사과의

껍질아닌가싶다는이야기다.

사진속연꽃은앙코르왓..마당에피어있던….

23 Comments

  1. 쥴리아스

    2013년 2월 8일 at 2:29 오후

    그러니까요점은푸나무님은너그러움을달고사시는선녀라는거지요???   

  2. 푸나무

    2013년 2월 8일 at 2:31 오후

    보다더정확하게이야기하려면
    그래보려고
    노력하는모습을
    지녀가려고
    하려해보려는이야기지요.^^*   

  3. Lisa♡

    2013년 2월 8일 at 2:41 오후

    너그러우십니다.

    마니마니요~~

    저는그너그러움이갈수록줄고있지몹니까?   

  4. 2013년 2월 8일 at 2:44 오후

    ㅇㅍㄴ는뭘까..ㅆㄱㅈ는또뭘까..저는열심히퍼즐푸는중입니다.
    ㅇㅍㄴ..이파니?
    ㅆㄱㅈ..싹감자?
    -_-
    아..어려워요…   

  5. 푸나무

    2013년 2월 8일 at 2:44 오후

    아,아닌데….
    아니라서
    그럴려고애쓴다는건데
    흠….   

  6. 푸나무

    2013년 2월 8일 at 2:45 오후

    여편네
    싸가지…
    밥님속이시원하시우?ㅎㅎ   

  7. 푸나무

    2013년 2월 8일 at 2:50 오후

    밥님프로필에올려논JohnnyCash…
    제가좋아하는어느분께서
    엄청좋아하시는데
    그노래보고엄청반가웠대요.블로그하는재미….운운하시며
    아그분은블로그안하시거든요.
       

  8. trio

    2013년 2월 8일 at 6:17 오후

    우리는나이가들면더너그러워질거라고,여유로워지고…
    이렇게생각하는데실제로는그렇지않더군요.
    교회에서도권사님들…
    신앙과연륜으로더욱너그럽고아름다운모습을보일것같은데..아니더라구요.
    심지어는양노원에서같은방을쓰는룸메이트랑얼마나싸우는지…
    아마도살날이멀지않아서,다시어린아이로되어가는지…
    저는속으로그러지말아야지…다짐하는데
    사실은젊어서보다더좁은내안의나를보면서많이괴롭답니다.
    그러지말아야하는것을알면서도그렇게되는것이쉽지않아서…
    푸나무님은아직은그런나이도아니고…ㅎㅎ
       

  9. 참나무.

    2013년 2월 9일 at 12:24 오전

    음..그러고보니고구마랑감자껍징진짜얇네요
    많은생각을하게합니다

    제가증인입니다남의이야기더많이들으려노력하는분이란거
    오죽하면중산층항목에도올랐을까
    그저께2호선전철역안에서삐딱거리며오른발세워걷는할머님께잔돈건냈습니다
    복많이받으란인사를어찌나크게하시는지혼났지만
    에전엔망설일때가더많았는데-부끄럼참고
    그항목걸인들만나면유독생각나서꼭실천한답니다.
       

  10. 조르바

    2013년 2월 9일 at 1:00 오전

    신호등귀신,,,,싱긋거리며내려오다푸ㅏ~~넘어갑니다.ㅋㅋㅋ

    구정~지혜롭게덜힘들게잘~보내세요.
       

  11. 성학

    2013년 2월 9일 at 7:17 오전

    언어로예술을하시는푸나무님의성실을읽습니다.^^
    예술가들은당신의감각의날을갈아’신랄’로세상에너그러움.-미추,희노애락의굵은획..

    ‘사고,행동하는자신’이라는주체임에도,그의미는’타존재의손’에넘겨져있음은,
    한편,<흠…흠…,살아볼만함>이라는결론을갖게하는듯합니다.
    -삶의무근거,그의미의미결착…,한편,이사이의시공간에서개체는자유를간취하고..
    …이러한모순자체가삶의진실이라면,이를그냥받아들여’수긍하며즐김’.
    갈릴레오의운동법칙을염두로공을던지나,그후어떠한튕김의형태에도놀라지않음은..?
    ‘의외’에대해외려웃으며더큰흥미를갖는다면..?

    -새해네요,복많이받으세요~.   

  12. 벤자민

    2013년 2월 9일 at 7:38 오전

    오늘은저를위해적어놓은글같읍네다^^
    제호가너그러움이란것어떻게아시고..ㅎㅎ

    그러나그너그러움너무자주하면은
    스트레스받치고우울증걸려요
    아까그런운전아줌마같은케이스는요
    쫓아가서야~~너나와
    안나와!!그러면서차를발로쾅차버리고그러면은
    나와서사과하게되어있어요
    원래그런인간들은좀세게나가면은
    기가죽거던요
    그래서사과하면은아~~됐어요그러면서
    너그러움을보이는겁니다

    또무슨소리하시면서
    비자금에연관시킬라고그러지요ㅎㅎㅎ
    비자금다썼다니까요^^   

  13. 말그미

    2013년 2월 9일 at 1:05 오후

    맞고말고요.
    그너그러워지려는애씀이껍질입니다,바로.
    푸나무님만나면푸근할것같아요,어쩐지.
    혼자참고애쓰면상대편은편하잖아요.

    어디놀러가면참엉덩이가가벼운친구들이부러워
    그리해보려고해도그게잘안되요.아이고참…
       

  14. 데레사

    2013년 2월 10일 at 12:25 오전

    너그러워질려고애를써보지만모든게타고난탓도
    있는것같아요.노력가지고는잘안되더라구요.

    앙코르왓트에연꽃이피었군요.
    참예쁩니다.난못본것같아서요.   

  15. 凸凸峯

    2013년 2월 10일 at 2:16 오전

    操心스럽게
    趙心스럽게
    思無스럽게
    彫心합니다
    너그러우려고

    趙思無
    凸凸峯   

  16. 푸나무

    2013년 2월 11일 at 1:02 오전

    트리오님.
    정말치매센타가보면엄청나게할머니들싸우시더군요.
    옛날울아부지돌아가시기전에울엄마아부지도아주열심히싸우시던걸요.
    몸이나정신안에윤활유…?가없어서
    아니면자신의것이오랜동안배어서….

    저두그러니까
    노력해보자….는취진거지요.
    노력해도안되는일투성이긴하지만요.
    설떡국은드셨어요?
       

  17. 푸나무

    2013년 2월 11일 at 1:04 오전

    참나무님그것제가적어놓고도
    지난번전철안에서잘안되더라구요.
    내앞으로오지않고저쪽으로지나가는데
    자리에서일어나몇걸음…..
    그게민망해서요.
    차카신참나무님……
       

  18. 푸나무

    2013년 2월 11일 at 1:06 오전

    조르바님도구정지헤롭게덜힘들게보내셨어요??
    저야친정에서는막내
    시댁에서는
    시어른들안계시고
    시뉘네들은외국에
    시동생이컨디션저하로못오겟다고하니….
    아주한가한설지냈슴미당.
       

  19. 푸나무

    2013년 2월 11일 at 1:07 오전

    맞아요말그미님
    어디서나엉덩기가벼운친구들잇죠.
    전요즈음어딜가나그짓을좀해보려고애를쓰긴하는데
    안익숙해서리….ㅋㅋ
    그래도열심히하려구해요.
    말그미님께서는설음식많이하셨죠?   

  20. 푸나무

    2013년 2월 11일 at 1:09 오전

    데레사님
    정말타고난성품이아주중요한것같아요.
    그래도제가글에서뵙기에는
    데레사님쿨하시고너그러우실것같아요.

    저두여름에앙코르왓에갓을때는오히려연꽃못보았는데
    이번겨울에가니피어있더군요.
    정말예뻤어요.   

  21. 푸나무

    2013년 2월 11일 at 1:11 오전

    철님….
    진지하신글앞에
    소생너그러움이왠지약간코믹해지려고합니다.^^*

    떡국이랑막걸리도드셨으니…
    설은잘쇠신거지요.
       

  22. 푸나무

    2013년 2월 11일 at 1:16 오전

    벤님
    당근
    비자금에연관시켜적어야지요.

    아무리비자금다떨어지셨다고엄살부려도
    야너나와…차를발로걷어차는것은
    비자금
    풍성하신분들이나하는행위지요.

    소생같은사람은
    그냥속으로저ㅇㅍㄴ나하다맙니다.ㅋㅋ

    비자금있고없고의차이지요.

    근데정말너그러우세요?
    비자금탓에실제는아닌데혹그리약간보이는것을
    사실로인지하고계사는것은아닌지,,,,ㅎㅎ   

  23. 푸나무

    2013년 2월 11일 at 1:23 오전

    성학님….
    은제게이과철학자로인식된분이세요.

    써주신댓글에
    답글을마지막으로미룬것은
    그동안에도아주열심히생각을많이했다는뜻이랍니다.

    ‘사고,행동하는자신’이라는주체임에도,그의미는’타존재의손’에넘겨져있음은,
    한편,<흠…흠…,살아볼만함>이라는결론을갖게하는듯합니다.
    -삶의무근거,그의미의미결착…,한편,이사이의시공간에서개체는자유를간취하고..
    …이러한모순자체가삶의진실이라면,이를그냥받아들여’수긍하며즐김’.
    갈릴레오의운동법칙을염두로공을던지나,그후어떠한튕김의형태에도놀라지않음은..?
    ‘의외’에대해외려웃으며더큰흥미를갖는다면..?

    근데마지막연
    의외…..에서확장이안되는거예요.
    언제고가르침을주시라하면너무부담스러우실까요?
    하여간자주찾아뵙겟습니다.
    공부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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