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가 짱짱한 해를 알까

어젯밤식사자리

꽃을좋아하는지인의핸드폰에서노루귀와바람꽃그리고복수초를보았다.

2013년도에피어난꽃들,

오메어디서찍었대요?

여수향일암이요,바람꽃은변산에서찍고…..

이제야이야기지만

나는꽃을좋아하는척아는척해도

노루귀와바람꽃을본적이없다.

의외로복수초는봄이만개한뒤에도여기저기피어나있으니만난적이있지만,

노루귀와바람꽃은실제로는상견례전이다.

아주이른봄피었다가금방사라져버리는그것들을보러먼길을떠나기에는

내가너무게으른탓이다.

노루귀가바람꽃보다더작다고……

바람꽃이손가락마디삼분의이쯤이면노루귀는그보다더작다는….

세상에….

노루귀를가녀리긴하지만손바닥정도되는키로여겼고

바람꽃은그보다더작은꽃으로여겼는데

반대였던것이다.

하마어린꽃들만그러랴

세상모든일들

딱그마마한착시와착각속에서살아가고있는것아닌가.

속으로는다아는것처럼여기며…..

티벳에는노드바라고하는아주희귀한꽃이있다고한다.

설산에서솟아나는이풀은삼사미터가량쌓여있는눈을녹이고

피어나는데….

그러나이즈음

북한산응달진눈쌓인곳도유심히보면

노드바아니라도

죽어있는것처럼보이는나무나나뭇가지들

주변의눈을조금씩녹이고있는모습을볼수있다.

저혼자만쌓여있으면그저단단하게뭉쳐있는데

그눈사이로나무나나뭇가지들이솟아나있으면

노드바처럼

눈이녹아간다.

티벳이나설산의특별한노드바만이아니라

모든생명은

생명이지닌따스함을내뿜고있다는이야기도된다.

너는따스하니.

어제늦은밤

광화문네거리에서있을때

잠깐아주잠깐그런생각이들었다.

무수한사람들…..

제갈길로아주열심히가는

모든사람들이한순간에거대한벽속으로모두빨려들어가고

나혼자……서성이는느낌…..

눈먼자들의도시처럼…..

보이지않는사람들어디론가끌려가고

빈도시에홀로남은것같은느낌…..

물론

노루귀나바람꽃같은상상일뿐이다.

그러니

아주사소한만남에서

더군다나그사소한만남의이별에서

필연을논할일은아니다.

우주의행성처럼근접했다는……이야기도

.

우주를떠도는것들은

떠돌다가지구의궤도로들어서면

순식간에불이붙는다고한다.

인력때문에생간마찰의강도가너무세서….

그래서유성이되는거고

혹여유성이되지못하면사람을죽일수도있는운석이되고…..

그러니유성은단순한별빛이아니다.

타오르는불꽃이지.

그러니

정직하려면

정확하기도해야한다.

정확해야만

정직할수도있다.

작년엔된장을안담궜다.

재작년에담은간장과된장이있었기에

올해는된장도다먹어가고왠지엄마계실때된장담는법을

알아두어야할마음이생겼다.

오십일곱에이제야철이든겐가….

어야,올해는메주안쓴가?

엄마의외가쪽사촌동생….차심이이모에게엄마는전화를하셨고

차심이이모가밭에서손수지어딴콩에

차심이이모가띄운메주

허차심표메주가여덟덩이우리집에도착했다.

크지않는메주가한덩이에이만원…..십사만원.

그래도언니라고한덩이덤으로더주셔서이만원벌었다.^^*

몇년전엄마가우리집에사시게될무렵

우연히얻은아주오래된

울엄마표현으로하면아주이삔독두개에다담으면딱알맞다.

독은청와대앞에살던지인의친정엄마가오래된집을팔아

엄청나게많은독을처리하는과정에서가져왔다.

투박하고거칠어보이지만속이깊을것같은…..생김새다.

그독때문인지된장이맛났다.

물한말에소금서되를너면맞고

그랑께콩서되에물한말이면되꺼시다.

전에는장을많이묵응께더눅게담았는디지금은된장이더목적잉께…..

인터넷레시피를검색해보았는데

그보다는엄마감이맞을것같아서가만히있었다.

생수에소금을녹이는데

하얗던소금이녹으니그물이하얗지가않다.

아니물빛이왜이래엄마,더러워.

원래그래야…..

생각해보니바닷물빛아닌가,

그렇군.이아이고향이원래바다잖는가.

그러니사라지기전다시제모습으로되돌아가는거야.

모든소금이그렇지않겠는가,

바닷물이소금이되었다가다시어디선가바다물로회귀한뒤

소멸되는것,

그러니우리는모든음식물에섞인바다를먹고사는것이다.

엄마언제메주에소금물부으실거예요?

아야해가짱짱한날물을부서야메주가잘떠야…..

메주가해를알까…..

마음이산란하니봄이오긴온듯하다.

추운나라로떠나는기러기를배웅해야할텐데

우수의중후가다지나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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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Comments

  1. 순이

    2013년 2월 27일 at 12:40 오후

    메주는짱짱한해를아는듯한데
    난왜바람꽃을모를까….
    바람꽃을보고나는그냥보라색꽃그럴라다가
    너무무식한듯해서제비꽃했더니
    괜히보여줬다고후회하더군요.
    난아직복수초의실물도본적이없으니너무한거다.
    어디꽃보러갈때같이갑시다.
    너무무식하다고타박하지말고…^^
       

  2. 雲丁

    2013년 2월 27일 at 1:39 오후

    그렇군요.

    해가짱짱한날물을부어야메주가잘뜬다고라우~

    "어야자네메주썼능가."

    고향
    고향
    내고향
    사투리
    정겨워라

    원래삼월삼짓날장담근다는이야긴들었는데..
    만나게담그시기바래요.
       

  3. 말그미

    2013년 2월 27일 at 1:59 오후

    노루귀,바람귀,복수초…
    이방에오면전부가처음듣거나알듯모를듯한꽃이름들입니다.
    어떤땐인터넷을뒤져보고공부도되지요.역시…

    보나마나해가짱짱한날이훨씬장뜨는데(발효)
    좋을것입니다.
    어른들말씀,다과학입니다,푸나무님.
    장담가맛있게익는계절입니다.^^
       

  4. 데레사

    2013년 2월 27일 at 9:27 오후

    아,장담그셨군요.
    잘하셨어요.
    옛날에는해마다장을담궈먹었는데이제는식구가없어서
    친구들에게서얻어다먹는답니다.ㅎㅎ

    이번제주에서복수초를보긴했는데사진은못찍었어요.   

  5. 산성

    2013년 2월 27일 at 10:56 오후

    헐렁하게따라읽어내려오다
    ‘차심이이모’에딱멈춰집니다.
    참말로옛이모님같은이름이십니다.정겨운…^^

    전장담그기를좀일찍배웠어요.시고모님명령(?)으로.
    수녀원메주를가져다쓰니일도아니었지요^^
    타국살이떠날때,
    된장을조금씩뭉쳐서팔던,어느아주머니께선물했어요.
    가게도없이시장골목에앉아있던그아주머니
    컴컴하던얼굴에햇살이번져났어요.환하게…
    다시생각해봐도잘한일중에하나^^

       

  6. 푸나무

    2013년 3월 1일 at 12:16 오전

    정말시춘목인…..산수유보러갈까요?
    약간서늘한날씨…..
    샛노랑이아닌
    은근한노랑…..
    오래딘나무엣핑나있는모습…..볼만해요.
    이제우리
    꽃놀이를이해할나이니요.

    꽃놀이는꽃이노는모양을구경하는
    개체적행위^^*   

  7. 푸나무

    2013년 3월 1일 at 12:18 오전

    차가울때담궈야곰팡이안핀다는이야기도있더군요.
    사투리…좋죠.
    사투리는
    재산목록
    아주앞줄에적어야한다고생각해요.
    시인이신운정님께서는더하실것이라…..   

  8. 푸나무

    2013년 3월 1일 at 12:19 오전

    데레사님
    어제만난분도
    제주도에서노오란꽃을보았다고해서…
    복수초를검색해서보여줬더니맞다고하더군요.
    사려니숲에서봤다구해요.
    아나도급제주도가고싶었지요.
    돌담에핀수선화는얼마나이쁠까…..

       

  9. 푸나무

    2013년 3월 1일 at 12:22 오전

    산성님….
    정말예쁜일하셨구나….
    아무래도산성님뵈러
    삼월에청담가봐야할것같아요.
    엄청미인이실것가터……   

  10. 푸나무

    2013년 3월 1일 at 12:22 오전

    말그미님
    언제간장한종재기담아가지고만날까요?
    누구간장맛이더좋은가…시합하게요.하하

    정말재미난시합이겄다요.그쵸?   

  11. 멜라니

    2013년 3월 1일 at 8:34 오후

    노루꽃,바람꽃,복수초..
    이름이호기심을불러일으킵니다.
    한번도못본,처음듣는이름의꽃이거든요.

    장을담그셨네요.
    저도메주도만들어보고그랬는데,
    맛은그닥..이예요ㅎㅎ
    아마메주가문제가아닌가합니다.
    메주에곰팡이가피어야한다고하는데
    저는메주에곰팡이가피는것같으면그걸다떼어버리거든요-_-
    그러니맛이없겠죠ㅋ
    허차심여사표메주..사고싶네요ㅋ
       

  12. 푸나무

    2013년 3월 2일 at 2:15 오전

    메주에도흰곰팡이검은곰팡이가있더군요.
    흰곰팡이는괜찮은데
    검은곰팡이는떼어내야한데요.
    저두그래서아주열심히검은곰팡이솔로문질러떼어냈답니다.
    주로집깔고그위에메주를얹어놓는데
    그자리에생겨있더군요.
    검은곰팡이가된장에들어가면
    맛이
    쓰데요.

    노루꽃,바람꽃,복수초는검색해서
    꽃사진….보시면
    멜라니님좋아하시는그림처럼…..
    반할수도있어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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