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소등섬에서 ㅡ 현산자가 현산자에게
BY 푸나무 ON 3. 10, 2013
나도홍길주처럼자네에게보내는편지를써보고싶어.
그러고보니정말그렇더군.
살아오는동안
무척많은사람에게
하물며불특정다수인<그대>와<당신>에게조차
그토록수많은편지를써댔는데한번도단한번도
수취인을자네에게로한편지는쓴적이없으니….
홍길주는<자네>에게일심동체라며다정한어조로시작은했으나
종국에는자네의독서가나를만들어가는데
주역과예기논어와대학과중용을읽지않으니정신이혼미해져간다고…..
정신이밝은사람이지싶어.
자신을‘나’와‘자네’로명실상부하게나눌수있는것도그렇고
자네의독서를통렬하게나무라는것도그렇고.
물에물탄듯술에술탄듯사는자네같은사람에게는
저기먼지점의행위이지싶기도하지만.
설령그렇게밝지는못해도아늑하기도하고
왠지다정한눈빛이기도해서….
나도자네에게한번쯤그렇게
아늑하고다정한눈빛을보내보는것도좋을듯해서말이지.
여기저기자꾸떠다니고싶어하는것도
혹자네늙음의제증상아닌가….
그렇게늦은밤….
아이들은이젠익숙해서….
아니엄마없어도전혀불편함을느끼지못하는상태이니
엄마잘다녀오세요.그저단순명료하고
자네의바깥도자네가어딘가를가려고할때생기차고
다녀오면고마움탓에평소보다더상냥한흉중을알아챘을것이고
늙으면그도다니지못하리,자네를자신화하는끈이있어
자네의짧은여행을언제든허용하니,
오직자네의자당께서아니이밤에어딜하는눈빛으로
걱정스럽게바라보시지만
하여간홀홀히떠나는것…..
늙어가는것을
면밀하게바라보려는의식보다는
잊고자하는의지가더깊은게아닌가싶더라는거지.
늦은밤열한시반에충무로역에도착….
거기서있는버스에타고….
체질이여행을잘하게조직되었나….
비행기안에서도잘조는데
우등고속버스야….비지니스클래스지.
더군다나오른쪽혼자자리니..
자넨조금어두운창밖을응시하다가…..
내일을위해자야지생각하며
목베게위에고개를눕히지.
곁에서큰소리로코고는소리가없으니
오히려집보다더좋은가할정도였으니.
김휴림의아름다운여행의아름다운미덕은
<수다없음>
차안은언제나고요해….
아내와함께온남편
즉남자는한사람외에
온차안이여자들인데…..
고요해서우아하지.
더군다나깊은밤이니….
두번화장실가는사람들을위해휴게소에서멈추었다가조용히떠나고…..
흘깃시계를보니새벽다섯시야.
차가멈추더라고….
아정남진장훙에벌써온건가….
화장실을가려고내렸더니….
세상에바로바다가발아래있는거야.
자넨그런새벽바다는처음이었지.
화가들이색중에서블루를자주쓰는이유가
혹사람의감정을표현하는데그빛이가장잘어울림혹은나타냄인가,
생각을해보기도했는데
이른아침..
아니아직아침이라고할수도없는
깊은밤의끝
새벽의시작
그미묘한양비의시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