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양동마을에는 빛나는 별들이 내려와 있었네

산당화라고도부르는명자아가씨

봄꽃치고는엄청색이선명하다.

이상하게

초가와도기와와도어울리는꽃이다.

폭이있어보인다.

윤판나물꽃이피어나면고개를숙인다.

당신을따르겟습니다…라는꽃말….

순종이지닌품위를보여주는꽃

조팝나무하얗고풍성하고….그래서봄을눈부시게만들어주는꽃,

하나하나보면딱부러지게이쁜데도

하나처럼…형상처럼….같이…..피어나는꽃,

자세히보면괭이눈아래냉이꽃도있고봄까치풀로개명한….보인다.

도무지저풀…어디가괭이의눈이야.,

아겹이…촘촘이…괭이눈이그런가

미친봄의불길이…..??

꽃진자리도어여쁘다.

슬픔처럼어여쁘다.

할머니…꽃.

금방이라도땅으로스며들듯이…

몸이낭청거리셧다.

가늘고…..작고…

아주작아져서휴거할때하늘로오르기쉬우시겠다.

복숭아곷은먼데서봐야이쁘다했는데….

삶을문득이라부르자/권대웅

아무도지나가지않는오전
낯선골목길담장아래를걷다가
누군가부르는것같아돌아보는순간,
내가저꽃나무였고
꽃나무가나였던것같은생각
화들짝놀라꽃나무바라보는순간
짧게내가기억나려던순간
아,햇빛은어느새비밀을잠그며
꽃잎속으로스며들고
까마득하게내생은잊어버렸네

낯선담장집문틈으로
기우뚱
머뭇거리는구름머나먼하늘
언젠가한번와본것같은
어디선가많이본것같은
고요한골목길
문득바라보니문득피었다사라져버린
꽃잎처럼
햇빛눈부신봄날,문득지나가는
또한생이여

사진보다훨씬더어울렸다.

기와지붕…

어두운…회색,밝은검음의기와와

나무위의연….자목련.

자목련만보면떠오르는외할머니…..

치마위의수북한꽃들

우걱거리며드시던입술,

이것좀잡솨보시요참맛있단말이요…..

치매로

정갈하시던모습이사라지는대신

할머니평생에없으시던….

헤프고말갛고여린웃음이

대신주인노릇하셧다.

탱자꽃을보며

프레세페성단…가장아름다운별자리를떠올리는시인있었다.

나는별자리를몰라서

탱자나무를보니

아니볼때마다그러긴하지만

보성우리집

아부지좌정하신…할아부지와두할머니..

그리고엄마자리까지만들어져있는무덤옆탱자나무가떠오른다.

엄나무순….

식물도가끔은기괴하다.

식물도가끔은아주사나워보인다.

가시야…살아남기위해서라지만

이제막움터오르는순이….

그러니까식물의갓난아기가…..

사닙고기괴해보이고징그러웟다.

갓난아기라고는도무지볼수없이…

죽단화겹황매….

자세히보면잎도꽃도아주어여쁘다.

대신자세히봐야한다.

골담초….

아이들발과발목같은꽃,

이것뿌리캐서..삶아묵으믄담방약이다.

항가꾸뿌리….엉컹퀴

도둑놈…아마도옷에열매가지맘대로붙어선지….우슬초

다리아프믄삶아묵으면낫는다.

울엄마가그러셧다.

홍매한그루….

검은…나무에서세찬주황이솟아나….

잠간바라보며사진을찍엇더니

눈에주황물이들엇는지

한참동안

눈이주황으로어른거렸다.

사랑하는연인어른거리듯이….억지다.

사랑속에도얼마나억지가많은가…

셀수도없다.

민들레압정/이문재

아침에길을나서다걸음을멈췄습니다민들레가자진해있었습니다

지난봄부터눈인사를주고받던것이었는데오늘아침,꽃대끝이허전했습니다

꽃을날려보낸꽃대가,깃발없는깃대처럼허전해보이지않는까닭은

아직도초록으로남아있는잎사귀와땅을움켜쥐고있는뿌리때문일것입니다

사방으로뻗어나가다멈춘민들레잎사귀들은기진해있었습니다하지만저것은

마땅히해야할일을해낸자세입니다

첫아이를순산한젊은어미의자세가저렇지않은지요

지난봄부터민들레가집중한것은오직가벼움이었습니다꽃대위에노란꽃을

힘껏밀어올린다음,여름내내꽃안에있는물기를없애왔습니다물기가남아

있는한홀씨는물기의끝,무게의끝입니다

세상에서가장잘말라있는이별,그리하여세상에서

가장가벼운결별,

민들레와민들레꽃은저렇게헤어집니다

이별은어느날문득찾아오지않습니다만나는순간,이별도함께시작됩니다

민들레는꽃대를밀어올리며지극한헤어짐을준비합니다

홀씨들을다날려보낸민들레가압정처럼땅에박혀있습니다

***

시인에게이런시를주는민들레….

안하무인이다.ㅎ

유규무언일수도있다.

상당히이르게피어…바람꽃이나노루귀는산에서먼뎃서만피어나나

동네에서아주이르게어쩌면봄까치풀보다더이르게피어나

오랜동안피어나있는광대나물.

일찍피어나

오래살아서광대나물이라했다친다면

광대아닌인생어디있으랴..

노랗게시들어푸욱누워잇는강아지풀….사이로

피어나는꽃,

신기하고아름답다.

그래서도인생처럼여겨지도다.

분홍매….

정확한지모르겠다……

태기씨….미스터박.

문득꽃미남이라는이즈음새로만들어진그러나..정형화된단어가생각낫다.

이름이태기니

남자로친다면

전형적인꽃미남아닌가

담과어우러진…꽃밭.

겨우한자리한귀퉁이

도무지한발자국도움직이지않고않고서있는저것들…..이

어쩌면저다지도환하고어여쁘다냐…

생김새야이미안되니

습속은어떻게안될까……

한참생각하며서있다가

결국움직여ㅎㅎ떠나왔다

*음악은밥님집에서

9 Comments

  1. 산성

    2013년 4월 18일 at 2:07 오전

    양동마을의빛나는별
    꽃들의행렬이네요.
    그마을모습은언제보여주실런지
    환하게별안고앉은…

    몇년전아주흐린봄에갔던기억있어요.
    무거운구름이고있던양동마을,언제보여드릴께요.
    흐린대로좋았던…
    여기오면말이안맺어져요.뭔사연인지…^^

       

  2. 푸나무

    2013년 4월 18일 at 2:18 오전

    식기전에올려야겠지요.
    가끔아주잘써볼까…싶은테마가있어요.
    산성님도그러시겠지만.
    그러다
    용두사미되곤하는…하하

    오늘날흐리네요.
    어젠인천..중국인동네에가서커피를한잔마셨는데
    의외로맛이좋았어요.
    집분위기도좋았는데
    세상에그아담한집에다
    묘지에나두면딱어울릴조화들이….
    같이간지인이이게중국풍이다고해서
    그런가했지만,

    아니
    날흐리니커피생각이나서요.

       

  3. 騎士

    2013년 4월 18일 at 4:50 오전

    꽃이름디게마니아시네
    중핵교때생물선생님보다더마니아시네
    일동장유가에서조팝남게피죽새울고
    하는가사는알지만조팝나무첨봤시유
    박태기나무
    웃기는나뭅니다
    잎은히나도없이그냥나무에서꽃이부스럼나듯이
    숫아나는꽃
    웃기는꽃이지요
    잘보고오셨능갑소
    잘보고잘읽었소잉
       

  4. 푸나무

    2013년 4월 18일 at 5:56 오전

    조팝나무꽃은알지만

    일동장유가서조팝남게피죽새….는

    피죽도못먹는새,를말하는건가요?
    아니그렇다면사람을….
    저떡쌀같아서조팝이라이름붙인남기아래
    피죽못도못먹는사람…..
    흠,

    근데박태기만웃기는게아니죠
    세상의거의모든봄꽃은
    나무에서그냥솟아나와요.

    저습자지같은얇은몸으로

    수십만톤의힘으로….

    부활의에너지죠.
    저는그렇다고봐요.

    잘계시지라?로기님.ㅎ
       

  5. mutter

    2013년 4월 18일 at 6:34 오전

    경주라서일찍피었네요.
    명자나무,광대나물,엄나무,민들레는우리집에도있는데
    이렇게예쁘게사진을못찍어요.
    사진이참곱네요.   

  6. 八月花

    2013년 4월 18일 at 10:00 오전

    푸나무님.
    사진을보다보면가져가고싶어요..
    둔한재주지만그림으로옮겨볼까싶은맘이마구마구..
       

  7. 푸나무

    2013년 4월 18일 at 1:46 오후

    올해는아래쪽과중부지방꽃피는시간이엄청차이나는것같아요.
    남해갈때가언제인데
    그때이미아래쪽은개화를햇는데
    우리동네는이제서야..조금….

    그러다가금새여름오겠지요…   

  8. 푸나무

    2013년 4월 18일 at 1:50 오후

    저두팔월화님께서그림
    마구마구그리셨으면좋겠네요,
    감사하죠.

    제지인중의한분께서도
    산수유…사진..
    그림으로그리신다고햇는데
    기대하고있답니다.

    기와지붕위의벚꽃이랑…
    그림보았어요.
    마구마구
    부러웠어요.
       

  9. 데레사

    2013년 4월 18일 at 5:45 오후

    그곳에는온갖꽃들이이미다피었군요.
    마음은어느새그곳으로달려가고있습니다.

    그마을을지키고사는여학교동창도만나보고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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