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함께 경로잔치에 가다

울엄마,

엄마뒤엔고모그뒤는엄마찬구

지인의치매센터에서지역어르신들을위한

잔치를

개최한다며엄마모시고놀러오라고했다.

이모고모그리고엄마랑친한동네친구두분모시고갔다.

차를한삼십여분타는데고모는제일젊다고앞자리내곁에앉더니

자기는하루내내차를타도좋다고하신다.

그러고보니의외로어른들차를잘타신다.

엄마도아주차타는것즐기신다.

마치소풍이라도가시는양차안이노인들담화로가득차고넘친다.

그러고보니엄마는이제보성향수에서벗어나신듯

봄만되면보성타령을하시더니올해는잠잠하시다.

자그마한정원에자리를마련하고

무대도마련하고자원봉사자들로채워진공연을시작한다..

몇년째거의비슷한레파토리에비슷한광경인데

드디어내가늙었는지

어제아주색다른느낌이

찾아왔다.

할머니들의만드신솜씨자랑…

애국가를아주특이하게편곡해서난타주제곡으로사용햇다.

나름흥미롭고..

아이들표정살피는재미가솔찬햇다.

하와이춤

작년까지내분명코.

보면서도하이고.남사스러워…..저울퉁불퉁한몸을들어내놓고.

저어울리지않는몸짓은또뭐람,

자세히눈여겨보지도않았고흥미전무였다.

근데올해

저가운데…몸조금있으신분…..

어깨다들어내놓고

엉덩이살랑살랑흔들며

손목꼬우며

미소지으며

음악에맞추어춤을추는데

어~괜찮네…..

살집있는몸도늙어주름진얼굴도

그리하여시들은미소도…

환하네.

환해.

저춤배우노라열심히하면….

몸유연해지겠다.

정신에,마음에미치는영향도좋을것같아.

남이나를어떻게보는것보다내가우선즐거우니…….

어때,

자유가보이더라.

거기.

자신이하고싶은일을할수있는용기도보이고,

남을바라보는잣대에

내스스로를묶어

놔준적이없던난데…..

좋아보이더라.

사진찍기를그토록좋아하면서도찍히는것은정말싫어한다.

카메라렌즈앞에서의

그짧은시간이너무나어색해서싫은거다.

내가존경하는사람.

렌즈앞에만서면아주자연스레포즈잡고

하나도안우스운데지긋이미소짓는사람….

대단하다.

나는그것못한다.

그러니저런하와이언댄스…….

언감생심꿈도꾸지않았다.

,

이귀여운놈들

사물놀이하고나갈때야아ㅡ짱이다!!!

해줬더니너무좋아한다.

제법이었다.

뭔가를두드린다는것은….

미래를두드리는일도될것이다.

박자를맞추어함께소리를이룬다는것은

공동체를경험하는일일것이다.

잔디밭명자나무곁에아주싱싱하게피어나있는놈들…..

안녕,

고생했지?피어나느라…..

부채춤….옷이화려했다.

초록저고리에다홍치마…..

센터에엄마가계신분….

딸이무용을해도그어머니는휠체어에앉아멀거니그저바라보기만했다.

치매는미소….도잊게하는듯,

저무용가는춤추는내내미소를지었다.

춤추는것보다이빨들어내며웃는것이것더힘들것같아…..

장고춤…

내생전처음춤사위를아주열심히보았다.

늙은할매가추는데도

장구을러맨자태

장구채들고북치다가,

쉬며살작멈추는모습….

젊고아리따운기생이

한껏취흥도도한선비들앞에서저런춤을춘다면…..

혹하리….

혹하고도남으리…

차암나이드니다방면으로역지사지도잘해….ㅎ

가까이계시던할머니두분…..

…….

한량춤……

이춤도아주열심히봤다.

아주가볍게움직이는듯안움직이는듯……

춤을추는데그작은몸짓이

어라,제법멋있었다.

이번에는

구경하는젊은여자가되었다.

블루…..흰색위에걸친색의향연,

발짓,팔짓,.

그러다가정흥에겨우면아주가볍게도는데….

여자들도같이돌겠더라.

정신이….

물론

옛날이라면,

지금이야여자건남자건그저속알머리속알몸통보는게자연스러운지라…..

그런데

나는엣날사람이라….

그리고촌사람이라…

그작은몸짓

보일듯말듯한은근함이좋았다.

한량춤도한번배워볼까…..

하와이춤에장고춤에부채춤에한량춤까지….ㅋㅋㅎㅎ

생전트위스트디스코도안추어본사람

몸으로하는모든일들을

그것도월등히남들보다못하는것에대해

눈꼽만큼도

부끄러움이없었던

아니오히려잘난척하던….

근데그당당했던사람어디로간게지?

색스폰도불고….

마지막에각설이타령을크게틀어놓고

막춤을추는장면…..

사회를보던여자분이분홍색한복으로갈아입고나서더니

할머니들앞에서사정없는(?)교태를부렸다.

교태도

아주천박스럽게보이는교태라할지라도

흠글로도표현키어려운교태였는데

하여간….

그대상이달라지면아름다워질수도있다는것,

늙은할머니들앞에서……

부리는교태는

그녀를아주사랑스럽게했다.

푸짐한점심에선물도하나씩챙겨주시니

할머니들얼굴이환해진다.

나야어차피움직이는길이고

엄마내가말동무해드리는것보다

이모고모와대화하시는게훨씬더즐거우시다.

아이고우리영이땜시구경도잘하고…선물도받고좋네….

언니가살아있응께이라고보고을마나좋아…..

이모고모할머니들칭찬이

차안에아주담쑥넘쳤다

.

나는겨우운전만해드렷을뿐인데…..

25 Comments

  1. mutter

    2013년 5월 5일 at 5:22 오후

    나이가들면걷기가힘드니까차타고다니면서밖의모습을보는거
    좋아하시더라구요.
    저는몸으로하는것다좋아하거든요.
    탁구에서부터축구까지.
    요가에서부터에어로빅,수영까지.
    잡초뽑기,꽃키우기,채소키우기등등등…
    집안에있으면답답하고밖이좋아요.
    푸나무님어머님이예쁘게늙으셨네요.
    젊은날이예쁘셨을것같은어머님모습속에서
    다시푸나무님을찾아보았습니다.   

  2. 데레사

    2013년 5월 5일 at 6:24 오후

    참잘하셨어요.동그라미다섯개에별다섯개드립니다.
    나이드신분들은젊은사람이조금만친절하게대해줘도고마운
    법인데자동차에태워서경로잔치에까지모시고갔으니
    칭찬이많을수밖에요.

    푸나무님.
    정말잘하셨어요.   

  3. 참나무.

    2013년 5월 5일 at 9:05 오후

    저채송화어머님선물사왔는데요
    귀한쑥떡꿀떡~~한거미안해서

    그리고참많이부러워요-울엄마에게제가못해본일이어서
    한것도없이저는언제부터제일높은사람이되었는지…;;
       

  4. 士雄

    2013년 5월 6일 at 1:46 오전

    자주모시고다니시기바랍니다.
    의외로좋아들하십니다.ㅎㅎ
    몸이불편하시니마음대로다닐수없으시니
    답답할때가많으신듯합니다.   

  5. 김성희

    2013년 5월 6일 at 1:47 오전

    푸나무님엄마참고으시다!!
    미루어푸나무님도??
    엄마모자와스카프도멋지세요!!
    그럼푸나무님도,,멋쟁이??ㅎㅎㅎ
    딸과함께사시는푸나무님엄마는축복받으신거예요!!
    돌아다니기좋아하셨던울엄마생각이,,,,
    푸나무님을효녀로추천,,,^^^   

  6. 벤조

    2013년 5월 6일 at 4:05 오전

    애정을가지고보셨나부다.
    봄이되니만물이사랑스러워요?
       

  7. trio

    2013년 5월 6일 at 4:47 오전

    저도그자리에있던것처럼낄낄웃으면서읽었어요.
    저도경로잔치대상인가봐요.ㅎㅎㅎ
    푸나무님은복도많이시네요.엄마,이모,고모까지…   

  8. 공군

    2013년 5월 6일 at 9:58 오전

    변할줄모르는사람틀에서못벗어나는사람매력이없는거야요
    추는거야이제부터!!
    난카페베네집에앉아서꽁짜인터넷을합니다.
    팔아주진않고…난왜점점짜지는거지?
    대신막춤은마구추는데…   

  9. 노당큰형부

    2013년 5월 6일 at 11:30 오전

    엄마와같이참가한경로잔치
    처음엔어색했더라는말에공감합니다.

    적어도10년전에노당도그랬었는데
    이제는국악한마당과타령이싫지않으니
    어느덧세월이흘러
    구랫나루는흰물이들었습니다.

       

  10. 나를 찾으며...

    2013년 5월 6일 at 2:29 오후

    와~!푸나무님..어버이날맞으셔서효도담뿍넘쳐나게하셨네요.
    넘쳐나게기쁨드릴수있는것만큼더큰효도가어디있겠어요?

    아~저는괘안히제가슴에손얹게되네요.ㅎㅎ   

  11. 인회

    2013년 5월 7일 at 1:03 오전

    저희엄마는저정도도못가실듯합니다.
    그냥잠깐서서있을라면앉을자리찾느라…
    좋은시간보내셨군요.
    저도이모와엄마와함께여행도하고싶은데…
    엄마께서제대로걷지를못하시니…
    안타깝네요.
    부러워요.   

  12. 푸나무

    2013년 5월 7일 at 1:35 오전

    무터님언제깊은밤컴앞에계실때
    나랑시간이맞으면제프로필난보여드릴께요.ㅋㅋ
    무터님꿈을깨뜨려야지
    근데정말탁구축구까지요?우와세상에…..
    넘멋지시다.
    전이제야겨우등산…그것도아주헥헥거리는솜씨…..ㅋ   

  13. 푸나무

    2013년 5월 7일 at 1:38 오전

    동그라미다섯개도과분한데별다섯개까지요?
    세상에감사합니다.선생님.꾸벅~~~~ㅎ
    근데가끔이렇게엄마글쓰면
    제가무지효녀처럼생각들하시는데
    절대아니거든요.
    울엄마오늘아침도제가컴앞에서이렇게놀고잇으니
    마른빨래다개켜주시고
    어제큰올케가일본다녀오면서가져다준엄마드시라는젤리
    저가져다주시구요.ㅎㅎ
    효녀항개도아니여욤.
       

  14. 푸나무

    2013년 5월 7일 at 1:41 오전

    참나무님…채송화울엄마선물요?
    세상에…..
    이런이런아프리카선물이라니…..
    울엄마…..받기도전황송해서….
    그섬세하신기억에대한감사를어떻게하죠?

    한것도없이
    저두점점여기저기서높은사람되어갑니다.
    참나무님금방따라잡을거여요.
    헤~   

  15. 푸나무

    2013년 5월 7일 at 1:42 오전

    사웅님…네에그래야지요.
    아마며느리보다는그런면에서는딸이더나을것같아요.
    매번은아니더라도
    가끔….엄마휠체어차에실거든요.   

  16. 푸나무

    2013년 5월 7일 at 1:44 오전

    성희님.
    나도성희홀릭….이름보면반가움이넘쳐나요.
    멋쟁이?고움?
    네버!!!!

    음성희님꿈도한번바싹챙그렁소리나게캐트려야지…..
    광화문즈음만나서….ㅎㅎ
    효녀아니다요.

       

  17. 푸나무

    2013년 5월 7일 at 1:47 오전

    벤조님그런걸까요?
    그런지도모르죠.

    제가늙어간다는데에
    하여너그러워지는
    너그러워지려는의식이생긴것아닌가싶기두해요.

    두줄
    질문이넘사랑스러우신것아셔요?ㅎ

       

  18. 푸나무

    2013년 5월 7일 at 1:49 오전

    트리오님….
    조블에서우아!
    하면두번째가라면서러워하실트리오님께서
    정말그러셨어요?

    그렇다면딱제수준이신걸요.
    하하오늘부터우리동무!
       

  19. 푸나무

    2013년 5월 7일 at 1:52 오전

    공군님
    엘에이에안착은하셧는지요.
    스튜어디스와불협화음내시면
    북클강퇴…..아시죠?
    돌아오실때도라면의라자도거내지마시고조용히돌아오셔요.
    혹시개울아저씨만나시거들랑
    소생이열나보고싶어한다고전해주시구요.
    핸편은제발조심하시고…..
       

  20. 푸나무

    2013년 5월 7일 at 1:57 오전

    노당님…지난번길거리패션글읽었습니다.
    하하,저두옷걸이좋으시다는데에동의합니다.
    멋지셨어요.
       

  21. 푸나무

    2013년 5월 7일 at 2:00 오전

    나찾님.손을가슴에얹으니가슴이무어라하던가요?ㅋㅋ

    같이사는게효녀라면효녀구요.
    해드리는걸로효녀를가름한다면
    전불효녀

    울엄마가
    우리집우렁각시여요.
    벌써화분에심은상치뜯어다가깨끗하게씻어주셔서
    냠냠먹엇지요.
    전설령상치를심기는한다하더라도도
    자잘한그이파리뜯기도싫고씻기도싫을텐데
    왜냐면너무시간걸려서…
    해주시니냠냠….
    아셨죠?불효녀라는것   

  22. 푸나무

    2013년 5월 7일 at 2:08 오전

    인회님.
    울엄마도다리가약하셔서전동휠체어타구다니셔요.
    그러니거의찻길좋은데외에는못가시죠.
    휠체어사용을해보셔요.
    사실저두그래서엄마랑먼거리여행은못가구요.

    이모고모가까이사시니
    어디꽃구경수목원…
    이런데가면서오시라구해요.
    그러면오가는길자체가그냥즐거운여행이죠.
    노인네들도젊은사람못지않게수다를즐기거든요.

    제가오히려편해요.
    세분이서같이노시니….
    나혼자음악듣고운전만하면되니…
    ㅋㅋ빛나는머리….

    여전히인회님사진은엄청잘찍으시고….
       

  23. 와암(臥岩)

    2013년 5월 7일 at 6:49 오전

    ‘어머님’,

    이소리나글만듣고보아도눈물이앞선답니다.
    어느덧돌아가신지15년이훌쩍넘어섰군요.

    효녀이십니다.
    모녀께서좀더생전에많은얘기주고받길빌뿐입니다.

    추천은물론이죠.   

  24. 무무

    2013년 5월 7일 at 12:21 오후

    ^^
    울엄마장어좋아하셔서오늘언니가싱싱한장어사다
    구어드렸더니맛나게드셨습니다
    매일저뒷치닥거리하시느라당신끼니는대충떼우시는게
    맘에걸렸는데오늘만은배불리드시니보기좋았습니다
    외식하는거좋아하시는울엄마위해내일어버이날엔
    크림스파게티를먹을겁니다저는빙수로속을달래겠지만요…ㅎㅎ   

  25. 푸나무

    2013년 5월 8일 at 12:20 오전

    우리에게
    어머니는엄마는모드그렇겟지요.
    저두가끔이렇게얼마나…..생각을하곤한답니다.

    하하,
    엄마가우리입에들어가는것만족스럽듯이
    무무님께서는엄마잘드시는것보고그러셨구나.

    오늘
    싱그러운날씨에
    스파게티맛있게드셔요.
    빙수는….
    무무님은삶의기적을맹글어가시는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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