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연인 ㅡ 가장 아름다운 근육을 지닌 최고의 남성
BY 푸나무 ON 5. 7, 2013
오래되고형형한나무앞에서는
그의이름을묻지않을일이다.
은행나무인지느티나무인지갈참인지떡갈인지후박인지…
그런것은하나도중요하지않다.
구별은미미한자들사이에나중요하거나필요한일..
조그마한아이들만나면그냥못지나가듯….
오래오래산..그것도아주잘생긴나무를보면그러하다.
꼭만져본다.
아이들에게안녕…..하듯
아이들손,볼살짝만지듯,
아이들손은혹은볼은얼마나여리고보드라운지
오래산나무는돌같다.
단단하고여무지다.
그러면서도돌의느낌과는약간다른따스한무엇….
생명이주는미묘한무엇인가가분명히있다.
보이지않는세월을집약적으로가장총체적으로
가장훌륭하게보여주는것…
나무다.
시시한나이테이야기는아니다.
단순히우리보다더긴세월이백년삼백년을살아온
물리적인시간때문만도아니다,
세월은
나무에게고여있다.
하루하루가일년이년이소멸되는것이아니라
켜켜이쌓여있다.
아주긴세월을
겁이나찰라같은그런바람소리같은세월이아니라.
가령세월이눈(雪)이라는몸피를지녔다고치자.
그리고그눈이어딘가스며들곳을선택할수있다고치자.
당신이
그리고내가그눈이라면어딜,무엇을택하겠는가/
경망스런사람자리에스며들까,
흐르고그저흐르기만하는강으로의낙하.
허면흐르지않는다하여호수에내려앉겠는가,
피었다지는꽃으로,
선하디선한채소에게,
그보다더질긴푸새에게
아니나라면
아마당신이라도
우리는필시나무를택할것이다.
그품넓은존재…..더욱더키워갈수있는자리.
변하면서도도무지변하지않는항상성.
아늑함….견고함…..굳은의지…..
시간의더께도가없이품을수있는존재
나무아니고어디랴
고대신화에서참나무는제우스유피테르의나무였다.
참나무는신탁의뜻을여사제들에게전하는역할도했었고
어느시대엔가는비를내리는신이라고도했다
아주오랜고대사회에서는참나무는우주자체였다.
참나무에기생해사는겨우살이는고대인들에게
만병통치약이었다.
어제오후일을보고난후…오후두시가넘었는데
갑자기고려산이가고싶었다.
진달래….바다….가
내가본유일한분홍바다….가거기여전히넘실대고있는지….
강화도청련사에다다랐다.
입구에서…..
가을에만보았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