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 선생께ㅡ 속히 無에 닿으시길

칠월이되었습니다.

아침부터후텁한바람이불어옵니다.

중국민간에서는夏至時

양이쇠하고음이강할때라고보더군요.

그래서반하라는식물….음지에서크는

천남성과비슷한종류의식물이자라날때라고해요.

수많은식물이있는데그중하나를꼭집어서어떤절기를가름하는것,

귀여운일입니다.

왜반하가간택되었을까….가궁금하기두하구요..

하지는더워서양이흥할때같은데

오히려음이성하다니….

하긴모든상승점에서는결국하강선을향할수밖에없으니,,,,

아그렇지…..합니다.

몇년전선생의작품을처음본날

커다란캔버스에자그마한회색네모제목<조응>

그때사실저는<조응>이란단어를이해하지못했습니다.

물론검색해봤죠.

둘이상의사물이나현상또는말과글의앞뒤따위가

서로일치하게대응함.

언어의이같은상징성때문에번역이가능할뿐더러

다른예술의장르와의조응이가능한것이아닌가.출처:최인훈,회색인

(회색인출처는제가기억한게아니고네이버사전에그리되어있었습니다.)

하지만처음처럼

지금도역시<조응>

제겐아주막연한단어입니다.

짐작만되는,

손에잡히지않는

문장속에있으니조금더다가오긴하지요.

그러나여전히너무많이열려있어서

제겐공기같은,

연기같은무채색의단어입니다.

이우환미술관.

선생의이름을지닌곳,

이번일본여행중가장마음가는

어쩌면미리마음가있는곳이기도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제일비싼작가….에대한삿된호기심도있었구요

그러나무엇보다선생의글이…..아주아주좋았기때문입니다.

자연스러운생각들을적어내려가다가그귀결은언제나놀라워….

나와는상이한그다름이참으로매혹이었지요.

선생은선생의전시공간제의에

작품을전시하는공간보다는

무엇인가생각하고느끼게하는공간을원하셨다구요.

선생을좋아하는안도다다오에게선생은그러셨다죠.

산기슭안쪽을파서동굴같은것을만들고

어둠속에들어와조용히생각하게하는공간…..

선생의글을읽으면서

의도하신그느낌이조금다가왔습니다.

철골로조립중인빌딩공사장

세워지는몇개의철골로없던공간이생겨나고

대지에서하늘까지커다란공간이살아나는순간을좋아하신다구요.

생성되며열려있는을의미하는듯,

이윽고그것은푸른하늘은커녕바람한점들어보내지않는건물덩어리가된다.

물체의충실은공간의상실을초래한다..

다시또새로운공사장을찾는다는,

인간이세워가는공간도좋지만

공간이시간과더불어저절로무너져가는곳도매력적이라는,

아크롤폴리스의언덕에서

위태롭게서있는돌기둥.

그곳은있던곳이없어져가는것이아니라

왼성된것이부서져가는게아니라

시간이

열심히

더다른것을있게하고자

지금도여전히지워가며만들고있다는……

그대목,

죽비처럼내리치던걸요.제겐.

이런시각은

우리가생각하며보아왔던것들이

도대체얼마나타성에젖어있는가를너무나여실히깨닫게했으니까요.

그런깨달음은

또얼마나새로운시선을갖게하던지.

하지만소생같은텡쇠에게는

그문이살짝보이다가일순사라져버리곤합니다.

시선의허약함탓입니다.

무른사고탓이지요.

그래서오히려더막막해지기도…..

베네셋뮤지엄을지나지추미술관을향해걸었습니다.

바다를곁으로두고걷는길..

가끔자전거를탄젊은이들이지나갔고…..

천천히걷는노년의부부,,,,

우리는그들을지나쳤어요.

어디선가처음듣는새소리가들려왔구요.

바다는잔잔했어요.

더위속에서도놀랄만한고요가있구나….

그런생각도아마했을거예요.

오른쪽산에서는짙은치자향기가

사라지지않고이어오더군요.

향기의길이었어요.

선생의미술관은그향기속에있었습니다.

지추를지나서선생에게로

우리팀과의약속이었지만우선견딜수없어서슬몃들어섰습니다.

정오가되기전….

유월의눈부신아침햇살이가득한시간이었어요.

미술관팻말을지나계단을내려선나에게처음다가오는것은

내내나와함께걸엇던바다였어요.

그리고선생의작품.

선생의표현대로라면

~산소버너로철판을자르고커다란돌을찾아와서

그럴듯한장소에아무렇지도않은듯짜맞춰놓아두는것~

~대지위에서철판과돌과행위가서로호응하거니거부하거니

하면서불안정한관계를자아내는~

이있었어요.

이상하죠.

작품을보는순간

~~~

더위가사라졌어요.

바다를배경으로

돌위에철판이살짝기대고있는모습…..

선생이글에적으신대로

빈땅에철골을세우면거기없었던새로운공간이나타나듯….

그바다를향한텅빈공간이

흡족해지는느낌….

오히려존재함으로더욱빈듯…..

오이런거였을까…..

조응…..

처음만났지만내게다가오는그…..와의연결,

그만남의열림…..

확장…..

내안에새로운공기가…..이제까지호흡했던것과는

뭔가조금더다른무엇이들이차는느낌.

공간은의영역

공간의양의성,

만남을계속하고싶고보편화하고싶은나머지

양의성에착안.

보이는사물을부추겨서

보이지않는공간과의중간항을설치하고싶어하는것이예술.

이해했다고는생각지않아요.

그러나……

좋았어요.아주좋았어요.

기뻤구요.만족했구요.

세상이아름다웠구요.

걸을수있는내다리가예뻤구요.

돌과철판의색깔을희석시켜

반투명으로으로녹고

이반투명은무명의지평으로해방…..

이런것들….

철은자연을가장하고돌은인공을가장하며어울림속에서

주변의세계까지도서로가서로에게불러들여

선생의작품이추구하는상호침투

그러니까내시각으로이해한다면

선생은모든작품에열림….

빔이있기를의도하고바라시는거아닐까,.

아닌가요.

한참그림을그리고있는데전화벨소리가들려오고

붓을계속놀리니전화벨소리가캔버스로흘러들어왔다구요

그후그그림앞에서면불가해한전화소리가들려온다구요.

수화기가된그림

선생의글처럼.

순수경험

시적순간

조응.

그러니나도

이렇게이야기해보죠.

선생의의도어느부분에

나가만다녀갑니다.

전화기소리처럼…..

선생의미술관속이야기는그만하려고해요.

선생은자신의작품에더가어렸으면바라신다했는데

이무슨요설이란말인가싶어서요.

너무길었습니다.

원하시는대로

속히에닿으시길빕니다.


DreamOfYou-PhilippeAlexandreBelisle

18 Comments

  1. 참나무.

    2013년 7월 4일 at 9:52 오전

    이우환미술관의선생님과작품들
    그리고푸나무님리뷰가참잘어울립니다-아무나쓸수없는…

    참알뜰한여행하셨네요-두고두고…

       

  2. 푸나무

    2013년 7월 4일 at 10:04 오전

    그죠.
    아마참나무님도여행하셨더라면….
    저보다더오래….남으셧을지도몰라요.

    비오시니…참좋네요.
    시원하고
    착잡하고….
    마음가라앉고…..   

  3. 2013년 7월 4일 at 11:28 오전

    공(空),무(無).그리고존재(存在)이모두가
    함께있는공간같습니다.
       

  4. J cash

    2013년 7월 4일 at 2:20 오후

    누가음악의재료가’소리’라면미술의재료는’개념’이라던데ᆢ
    취미로’조도안갖는기림기리는’저는누가제법그렸구나하면
    좋아하지요ᆢㅎ

    이우환작가가도대체이런글을쓴푸님은누굴까하고
    만나보고싶어할것같네요ᆢ   

  5. 凸凸峯

    2013년 7월 4일 at 3:05 오후

    사유의깊이가
    느껴집니다.
       

  6. 푸나무

    2013년 7월 4일 at 10:40 오후

    무님
    무님의무가無인가요?

    요즈음
    우리나라에선무우를무라고하기도하는데….ㅎ

    안도다다오의공간은좀특별하긴합니다.   

  7. 푸나무

    2013년 7월 4일 at 10:42 오후

    철님
    그곳은여름에비가잘없다면서요.
    여름소낙비…
    한줄금씩맞어야
    식물들쉬는데…
    사람두그렇구요.ㅎ

    더운여름건강하시길빕니다.   

  8. 푸나무

    2013년 7월 4일 at 10:52 오후

    미술의재로가개념이라하시니…

    전라도에서는난데없는한문을잘쓴다고하잖아요.
    우리어릴때도그랬습니다.
    너좀개념있게살아라….
    그때의개념은생각..그것도뭔가반듯한..
    남에게피해를주지않는,
    이었는데,
    미술의재료로개념이들어오니
    개념의확장이일어나는군요.

    제아는분도아마추여화가이신데
    그분은색에대한…이야길많이하시더군요.
    아마도미술의가장근본이자지향점이
    색아닌가..
    산수유를그리지만
    산수유나무가아닌산수유가지닌색을탐하는,.

    글쎄저는그분이야길듣고그리생각했어요.
    그분그림을제법그리시거든요.ㅎ

    설마현금은아니시겠고….ㅋ~
    쟈니케시…..
    구름가득히내려앉은오늘도
    좋은날지어가시길….
       

  9. Anne

    2013년 7월 5일 at 4:51 오전

    계단내려가는사진….
    전뭐했죠?   

  10. Lisa♡

    2013년 7월 5일 at 5:01 오전

    앤님은아마넋을잃을준비를하고
    계셨을겁니다.
    ㅎㅎㅎ
    정말잘읽었습니다.   

  11. 士雄

    2013년 7월 5일 at 6:56 오전

    조우라는단어를한번생각해봤습니다.ㅎㅎ
    전혀예기치않은시간과공간에서
    폭풍같은사랑으로만나는ㅎㅎㅎ   

  12. 산성

    2013년 7월 6일 at 7:09 오전

    푸나무님

    지난번청담모임,김사인시인께서
    저’삿됨없이’란말씀을참여러번반복하셨어요.
    삿됨없는상태가되면
    될수만있다면
    그게바로無의경지…아니겠습니까

    어쩌면無에이르기
    가장쉬운지름길같기도한데
    그리될수없을뿐만아니라
    차라리그리되고싶지도않다는…
    차라리란표현에유의해주시기바랍니다^^

       

  13. 푸나무

    2013년 7월 6일 at 12:36 오후

    앤님.
    하하재미잇는댓글이세요.
    그아래리사님은발군….

    아마추어찍사들이야다거기거기죠.
    제가보지못한곳.
    틀림없이앤님은꿰뚫어보셧을건데요.

    그러니질문에대한답은
    다른곳…저어기그곳보셧잖아요.대신.ㅎ

       

  14. 푸나무

    2013년 7월 6일 at 12:37 오후

    미술관속까지적을
    도량이
    제겐없어요.

    그곳은마음속에담아두고
    혼자꺼내볼셈…ㅎㅎ   

  15. 푸나무

    2013년 7월 6일 at 12:40 오후

    폭풍같은사랑….과조우하셨나봐요.사웅님.
    전사람이시원찮아서
    사람과는안되고….

    풀일지나무일지그림일지
    이런사람아닌것들과,,,,
    그것도폭풍은언감생심…..
    는개같은….ㅎ   

  16. 푸나무

    2013년 7월 6일 at 1:12 오후

    삿됨을떠난사람이어디있을까요.
    이우환선생은
    바라보는시선도다르고
    바라보는곳도다른것같아요.

    말하자면
    바둑으로친다면
    어떤새로운포석이라고나할까요.
    그포석으로들어서면바둑의길이무한정달라지겠지요.
    하긴
    한수만으로도달라지는데….

    차라리,,,좋죠.
    이해하는듯….하는것…..같기도….ㅎㅎ
       

  17. 쥴리아스

    2013년 7월 6일 at 1:38 오후

    호…’삿됨없이’라?’삿되다’가무슨뜻인지몰라네이저사전을뒤졌더니’보기에하는행동이개인적인성질을띠고있다’와’보기에하는행동이바르지못하고나쁘다’로나와있네요…’삿’이꼭한쪽다리를들고있는사람처럼느껴집니다…단어의질감으로보건데뜻은후자가더어울리는듯한…걍제생각입니다..여기서쓰신뜻은전자이지만…^^   

  18. 푸나무

    2013년 7월 7일 at 3:05 오후

    아니요제가쓴뜻도걍후자입니다.
    천박한스노비즘.ㅋ.

    삿…이그런가요?
    숲이나꽃도그림으로해석하는사람이있더군요.
    쥴님은
    갑자기아주갑자기사진이늘더군요.
    그렇게갑자기눈빛이늘리는없고
    아마도기계탓?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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