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리스트 감독의 판타지ㅡ 엔젤스 셰어
BY 푸나무 ON 7. 15, 2013
광화문에서내려시네큐브가는길에는언제나바람이좀있다.
오늘도비막그친..
그래서습기가득한바람이한가득이리저리
몰려다니고있다.
망치를들고서있는검은아저씨는
느린몸짓으로거기약간휘는길가의공간에서있다.
오늘은바람이불어선지그가점유하고있는공간이….
뚜렷이보였다.
그가있음으로
그로인해창출되어지는공간.
노동에대한인식을새롭게하는아저씨다.
펜대만굴리는동네에서
혼자서서장렬한노동으로
노동에대한심화학습을
온몸으로하고있다
켄로치감독은영국감독이라기보다는아일랜드감독같다.
보리밭에부는바람탓이다.
아일랜드는왠지내겐
영국보다소박하고
영국보다순수하고
영국보다정겨워보인다.
몇년전아이리쉬송인thefoggydew를참많이들었다.
그노래에배인맑음약간높음(가수의목소리탓인지는모르지만)…
서정이좋았다.
엔젤스세어도처음부터영국보다는아일랜드느낌이물씬풍겼다.
세상눈으로보면그저루저인사람들의삶이라선지
그러나그루저에게도하나님께서아주독특한특기를부여하셨나니
위스키에대한타의추종을불허하는탁월한감각이다.
폭력세상에서살고있는그에게애인이있고애인이아기를낳고
애인의아버지는그에게돈을제공하며딸과손주를잊으라한다.
그래도아이가생겨나고
그는아이를안으며새로운삶에대한결심을한다.
다시는사람을상하게하지않겠다는,
하여간주인공..얼굴에흉터가있어취직시험면접도하지못하는….그는
자기와같은루저들과함께세계에서가장희귀한위스키를
훔치게된다.
그리고그장물로인하여그는돈도벌게되고취직도하게된다.
물론아이와아내와새살림을꾸리게되고,
리얼리스트감독의판타지다.
이제그도나이가들어가는게지.
부드러워지는것,
그게어느편에서보면
타협이고수용이고인식의변별력이없어지는일처럼보이기도하겠지만
옳다하여칼처럼행하면
그역시다른번민을불러오는경우가허다하더라.
그옳음이언제나옳음인가.
누군가에게는그림자라는것을
참도
그늘이생긴다는것을
지각하게되는일이늙음아니겠는가.
그래서사람은나이들어가며순해지고연해져서
이감독도그렇게따스한눈을지니게되었는지도모르겠다.
그런모호한시선으로
비싼위스키를도둑질한행위에대한응징이나회한같은것이없다.
도둑질이라는근원에대해감독은눈을감는다.
아니한수더더스릴잇는유모어로슬쩍위치격상시키는내심조차엿보인다.
하여어린아이처럼
그들의앞길에순진무구한푸른색빛을내려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