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매미소리가칠월마로니에잎처럼무성해졌습니다.

마음이우련해지는시간이예요.

근래드문긴장마로저아이들아주마음급할겝니다.

어찌어찌그어두운땅벗어나우화를한다한들

겨우허락된시간이라고는이주에서사주남짓,

그안에짝맞나사랑하고결혼하고아이까지나아야하니

그리고죽어야하니오죽급하겠어요.

언제나이즈음매미철이돌아오면

시간에대한개념….을곰곰생각하곤해요.

땅속에서의칠년.

저기미국매미의어느한종은무려십사년을굼벵이로산다고도하죠.

그리고땅밖으로나와서….우화하고..겨우한달남짓….

당신은어디쯤을매미의진정한생으로여기실까

궁금하네요..

땅속..땅밖그리고죽음….

죽음이생이아니라고단호하게단정하실수있으신가말이죠.

결국매미는그긴시간을여행하며죽음을향해가는데

어쩌면생의줄기찬목표가죽음일수도있다는거죠.

,땅속생활이요.자식이요.결혼이요,

얼기설기보면확률은25%.

땅속굼벵이는어떤가요.

오직매미가되기위해서니

굼벵이의생은생이아닌가요.

오히려굼벵이때더아늑하고행복하지않을까요.

우화한매미의생도결국결혼하여알을낳기위함이니

그렇다면매미의생은알을위함인가요.

그렇죠.알수없는거예요.

우리가매미의생을알수없듯이

우리의생도혹그러지않을까,

이즈음엔그렇죠.

시간의향기를쓴

한병철식으로생각해보다면

매미는내게일종의사막이예요.

사막의속성은불확실하고안전하지못해

순례자는서성이며길을찾곤하죠.

그것도주어져있는길을찾는것,

반대로근대의인간은순례의옷을벗어던지고

길과시간을개척하는노동자이며병사이죠.

그래서그는자유로워요.

하여그의시간은난비해요,

분분하다는거죠.

그러니시간이무참히흘러가버리는거예요

.

한병철을다이해했는지는모르겠어요.

그러나매미앞에서내가서성이는것,

그에게길잃은순례자처럼보였으면해요.

만약에그렇다면

나는시간의향기를조금은느끼고있는사람이될수도있으니까요.

정확한것하나는

모름이고

그보다는조금더부정확하지만어쩌면매미의생을

목적보다는과정으로본다치면

그모든부분들….

땅속의생우화결혼자녀등등이모두주인공으로등재되는거죠.

목적지향의삶은

목적외에모든것을사멸시키는힘이있으나

과정지향의삶은

개개의시간을,

시간자체를균질하게대우하죠.

며칠전,북한산사기막골을조금오르다가….

사실은숨은벽지나밤골로내려오는길

해가많이남아있으면거기계곡어디쯤사람들눈에잘띄지않는곳,

나만의독서터가있어요

.

맨날혼자이던자리에

지인들셋과함께하니그자리가그득해지더군요.

당연히독서대신담화죠.

바로곁에서흐르는계곡물소리가세차니

말을듣기위해서는가까이앉아야햇어요.

머리를스치는산딸나무도아마유심히들었을거예요.

친한사람들끼리모이면즐거운이야기도하지만

내밀한상처에대한이야기를하기도하죠.

친구들과는잘안되는데

이곳에서는된다며

상처에대한이야기를하시더군요.

상처는거의가다외로움에서기인되죠.

외로움은상처를아주선명하게보여주는서치라이트예요.

아무도없는빈집

어두운시간….

마이부라더께서ㅋㅋ

삼박사일매해지속되어오는

남자들만의우정여행을간지금

이렇게홀가분한것은

사실은실존에기인하는거죠.

실존이없는빔은외로움의본산이기도해요.

어디숨어있다가첫사랑이쨘!나타났는지모르겠어요.

그분의첫사랑이우리앞에나타난거에요.

사랑했는데…..집에서도허락한사이로

그런데유학을간다고하더래요.

그러면서사랑하면삼사년못기다리겠는가,…..

결국그녀는떠나고

마음을못잡는그에게소개팅이들어온거예요.

그를사랑하던아버지

내가옆에서보겠다.그리고내맘에들면왼손을들고나갈것이다.

맘에안들면오른손을들께…..

비오는날이었어.

아버지는저만큼앉아계시고….

나는들어오는입구를바라보며앉아있는데

어느여자가들어서는거야.긴머리였어.

물론얼굴도잘안보이는지점이었지.꽤멀었으니까….

그녀가빗방울이묻어선지..머리를살짝두어번터는데……

아그순간가슴에서살짝소리가났어.

그녀가내앞에와안고….가슴은떨리고…..

그아내가세상을떠나간지벌써일년이되어가네

팔월이면….

아뇨,이야기말예요.

이야기는실재가아닌가요?

그러니난그것을이해했어요.

한스에리히노작이쓴연애소설이요.

거기비련의주인공들도그러거든요.

저기먼데서서로얼굴도아득한지점에서

서로에대하여반한느것요.

그러니사랑은혹은

좋음은꼭얼굴에서기인되는것이아니라는것,

그보다더로맨틱한어떤연결….

그녀와결혼을하려던날첫사랑의여인에게서전화가오고

내가지금비행기탈테니결혼하지마…..하던그녀.

우와,

이야기를듣던우리는그녀를찾으라!!!고권유했는데….

설마그런이야기가운데서첫사랑이나타났다고했겠어요.

그분그이야기를하는중에

얼굴이변하는거예요..

싱싱하고상기된표정

그러면서정말

,이이야기를하니왜이렇게행복한거지…..

지금너무즐거워……..

지그문트바우만이란철학자는

근대의사람은사막을순례하는순례자라고했다는군요.

그런데이순례의길은

가능한한빨리지나가야할텅빈사이공간이아닌오히려

도달해야하는목표자체의일부라는거예요.

소여의상태.

무려사십여년전의첫사랑이나타나

사십년후의사람을행복하게하는것

이런실재어디있나요.

무심한매미소리

그렇죠플라타너스나무에앉아서운다고생각해봐요,.

소리를가르는수많은플라타너스이파리들….

을제치고오느라

매미소리힘이빠져있죠..

도시매미는데시벨이높아요.

그래서도시사람들도매미처럼

사나워지는지도모르겟어요..

적막한밤

매미…도자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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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1. 騎士

    2013년 7월 29일 at 10:42 오후

    매미는숫컷이울지요
    짧은시간에자신의유전자를퍼트리려구요
    매미기테어난이유가자손을퍼트리려고태어났거든요
    매미가우는것은태어난사명을다하려고처절하게울부짖는거지요.
    슬퍼요   

  2. 참나무.

    2013년 7월 29일 at 11:27 오후

    첫사랑…푸나무님은가끔가다파도소리나지않나요
    더구나사소한이유로내친쪽이었다면…
    슬픈건아마이직도그이유를모르고있을거라는…
    아주사소한일로도극단까지가지는…제탓이죠뭐

    울동네매미도기승을부리네요
    굿모닝입니다~~   

  3. 騎士

    2013년 7월 29일 at 11:35 오후

    매미라는서사시한편소개해드립니다
    대학선배인김흥준이라는시인이카자흐스탄에서쓴시입니다

    카자흐스탄알마타알루에비코거리엔

    높이를알수없는수림이끝없이펼쳐진다

    맴맴매앰쏴아-

    귀청을찢어대는매소리와아—-

    깃발들의아우성푸른잎새들의합창인가

    다클라마칸사막넘어불어오는뜨거운바람아

    머언남쪽천산산맥만년설칠천메터연봉을뛰어넘어

    이자크호수큰바다물결헤치고오라

    이자크호수파도출렁이며오라

    맴맴매미영혼석돌매미는

    김좌진장군밑에서싸운독립군매미라네

    일군에쫓겨이르크스크이만땅에들어섰을때

    볼쉐비키홍군에무장해제되어

    연해주에서한때밭갈이하며살았소

    고국하늘바라보고허리한번펴보고매미소리들었지

    죽어서매미로환생하면고향땅에날아갈수있으련만

    맴맴매앰1937년8월

    연해주조선족19만흰옷입은백성들이

    카자흐스탄8천키로강제이주오던날

    일군에맞은총상이도져낮선땅에누웠소

    황무지에괭이날한번꽃아보지못하고흙이되었소

    맴맴매앰독립군석돌매미

    떨리는희열로환생하여처음본세상

    대지의체온으로풀끝엔이슬이맺혀있고

    동틀녁여명의햇살

    참아름다운세상이슬방울속에다들어있었다

    맴맴매앰석돌매미이슬방울한방울따먹고

    온힘을다하여나무에올랐다

    맴맴매앰

    단열나흘간지상의노래부르려

    칠년긴세월흙속에서몇번이나윤회하였나

    백계러시아아씨들의슬픈노래도

    낙옆으로떨어져자작나무숲속에서흙이되어갔고

    볼쉐비키혁명과레닌광장의불길도

    시베리아벌판에재가되어날라가버렸네

    세월은무상하지매앰맴

    맴돌아다시서있어도무상하지

    세월이너무흘러이젠고향도고향말도잊어버렸소

    황금빛빛살은나무잎에출렁이고

    달콤한수액은오늘의살아가는

    기쁨으로족하지아니하오

    사랑의노래야

    마음껏푸른하늘에흰구름으로띄우자

    맴맴매앰

    지난세월파문속에내노래의무늬

    나의노래기억하고내게로오는어여쁜아씨야

    검은머리댕기풀어오색구름

    사랑나누고오늘은또오늘대로창공을날아가자

    먹구름천둥너머세찬빗줄기에

    부러지고찢긴날개

    다시천년이더고통스러울지라도

    맴맴매앰귓속에맴도는매미소리

    오늘도사랑의노래

    알마타알루에비코가로수수림위에서

    푸른물이뚝뚝듣는여름노래를부른다

       

  4. 인회

    2013년 7월 30일 at 12:36 오전

    아침출근길에스마트폰으로읽었습니다.

    요즘은차를두고대중교통을이용합니다.
    스마트폰을내치고..책을읽을요량으로선택한짓인데..지하철에사람이너무많아..
    책펼치기가미안한날이있어요.

    푸나무님매미에얽힌사랑이야기잘읽었습니다.

    아침에맘이풋풋해졌습니다.   

  5. 푸나무

    2013년 7월 30일 at 1:15 오후

    기사님
    매미….
    왕성한자신의에너지를나타내는울음이기도하잖아요.
    왜슬프실까….

    하긴오늘북한산에서
    숲길을걸으니..
    그왕성한나무들에서도
    정점에선..슬픔이읽어지기도하더군요.
    생노병사의모든부분이
    어디그리환한것있나요.
    생두울음으로시작하고
    노와병과사는더말할나위없고….
    그래서사람들여기저기기웃거리는거죠.
    혹시그림에
    혹시글에
    혹시어디….
    하며말이죠.

    그나저나저거대한서사시마지막이좋네요.
    푸른물이뚝뚝듣는여름노래….
    마지막연의서정이
    사상을웅지를
    시로바꿈하는것같아요.
    감솨!!!
    .
       

  6. 푸나무

    2013년 7월 30일 at 1:21 오후

    참나무님아침인사설핏보고도급히산에가노라…
    굿모닝못하구갔습니다.

    지금갑자기아주세찬비가내리기시작하네요.
    서늘한기운…..
    다가오는것같아요.

    그니깐사소한이유로첫사랑을참나무님께서내치셨다는,..
    그래서가끔파도소리가들려온다는……

    언제그이야기들어야지.꼭,ㅎ
       

  7. 푸나무

    2013년 7월 30일 at 1:40 오후

    저두작년겨울부터버스지하철아주잘타고있습니다.
    시간두남고
    사람들관찰하는재미두있구….

    근데빼딱구두신을때는힘들더라구요.
    걷기두
    서서차타기도…ㅎㅎ

    인회님마음이풋풋해지신것은
    제글때문이아니라
    그마음이한가득
    그토록많은여행과
    그토록멋진사진으로가득채워져있기때문아닐까요.
       

  8. 벤조

    2013년 7월 31일 at 4:49 오전

    매미타령은뭔소린지잘모르겠고,
    "머리를살짝두어번터는데…마음이살짝떨렸어."
    바로고기서살짝눈이떠졌어.ㅎㅎ
    그런데
    러브스토리전개가어찌되는지잘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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