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가라고 떠나보내고 싶다고
BY 푸나무 ON 7. 31, 2013
‘탈출’이란340페이지정도되는소설..
‘그때쓰지못한일기’라는부제가붙은책을읽었다.
읽고싶어읽은책은아니었다.
어느분이읽고책에대해이야기해달라고한지가꽤나시간이많이흘렀다.
당연히자신이돈을내서만든책이다.
제목이나생김새부터늙은?태가여실하여
아마도나라면돈주고사지않을그런책이었다.
책은새내기이면서저자처럼나이를먹은채세상에투하되는가,
아니면저자가나이든분이시라…
출판사도오래된….그래서인가.
두세번독촉을받았고..숙제해야지…하다가어제읽기시작했다.
첫챕터의문장은평생글을써온분답게좋았다.
어…괜찮네……그런데본격적인글이시작하자말자
시점의차이가눈에보이기시작했다.
일기인지소설인지….
일기와소설의장르는바다와강처럼멀다.
그런데그둘이섞어흐르니좋은소재임에도불구하고
그작은차이에갇혀글은답답하게흘렀다.
물론그분께해줄말도머릿속에서정리가되었다.
소재는재미나는데사소하다면사소하달수있는틀이글의흐름을방해한다.
일기라고했으나어차피일기는아닐터
일기를빙자한소설인데마치일기같았다.
그것도사건의나열을기록하는,
소재가주제가될수없듯이
사건의나열이소설이라는특수한자리를차고앉을수있을까,
물론좀더아니상당히완곡해야만하겠지만
모네의루앙성당에대한이야기를비유적으로해주면어떨까싶다.
같은소재인데도전혀다르게나타나는
그섬세한베리에이션,관찰,표현,
같은소재를그토록한도없이전혀다른작품으로그려내는
그의치열함은차치하고라도.
다른사람이지니지못한빛에대한특유의집착과
공기의흐름까지예의주시했다는대목에는
그림은도무지얼마나섬세해야그림이될수있을것인가…..
그러니까어쩌면
모든표현되어진작품들은결국누가누가더섬세한가…..
섬세의겨누기,그일합일지도모른다.
그림만일까,
모든예술품들역시그러하지않겠는가.
아마도그는자신이경험한혹은그아버지가경험한이야기를
평생가슴속에품엇을것이다..
아무나경험치못할…
어쩌면특수한시대적상황,
그시대가부여한특별한삶의신산한꺼리들,
그의마음속에서평생을요동쳤을,
.
결국그틀이정교하지못하면,
표현이세련되지못하면
감동을주는버무림이없으면글은
글이아닐수도있다는것,
마지막한방울참기름이나물무침의대미를장식하듯,
조화롭지못하면바로곁의타인에게도스며들지못한다는것,
글을써야하는이유이기도하고
글을쓰지말아야하는이유도될것이다.
어젠
그래선지아주잘쓴소설이읽고싶었다.
밤기운서늘한데도서관에갔다.
천천히걸어도십분이채안걸릴거리에있는도서관은언제나숲향이풍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