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옥헌 원림에서 ㅡ 배롱나무는 더워야 핀다

매화는마디곧은여인,

이화梨花는재주있는여인,

국화는재주있는여인으로문장에뛰어난자.

수선화는시사詩詞에능한여인,

해당화는아름다운애첩이고,

가을해당화는사나운본처아래있는어여쁜첩이며,

말리茉菞,즉재스민은말귀를잘알아듣는계집종이다.

목부용木芙蓉은중년의시비詩婢이다.

다만난초는이름있는가문에서생장하여사화詞畵를좋아하고맑고시원

한데에마음을부치며음악에마음을쏟는절대미인이된다.

청언소품에나오는글이다.

맑고시원한난초는되기어려울듯……해당화는네버사절

국화수선화같은여인이고도싶으나

,부용화괜찮네.

중년의시비라니….

부용화는풀같은데관목이다.

여름에시원스레피어나는모습이그래,시를아는것같아.

그러나조용하다.

시비어쩌면귀부인의우아함보다더우아할수도……

용감한페미니스트는아니지만꽃을여성으로?

썩그리환영하지는않는다.

이제아니마와아니무스가중용을잡아가는때.

늙어가는것은

사람이되어가는일이라고,

하여남편은이제남성이아니고아내역시여성이아니라

부라더와시스터가되어가는,

친애하는가족이되어가는과정중이라

(이런글읽을때,아니에요,저는아직여성이예요.하는분들꼭있더라

당신,여성하세요….말은이렇게해도사실저두여성이긴해요ㅋㅋ)

혹시배롱나무도여인일까….

불리는이름이많다.

목백일홍백일홍..간지럼나무

중국에서는자미화라고부른다고하는데양귀비가사는성이름이자미성이었대나.

아름다운양귀비처럼아름다워서생겨난이름.

백일홍이란이름은백일동안피는꽃이어서지어진이름이다.

벼가패기시작하면목백일홍피어나기시작한다

그리고백일동안즉벼가익는동안

배롱나무계속피어나있다.

설마,한꽃이백일동안피어나겠는가.

꽃송이가많다.

꽃망울맺어지고저아래서는피어나고지고

수없이피고지고를반복하는것이다.

유심해져바라보면사람같기도하다.

여자라기보다는선비다.

시원스런성품을지닌….

화려한태를지닌….

긴시간…..고요히익어가는벼를

그윽한시선으로바라보는….

마치이황과기대승같기도하다.

나이차가많이나는두선비….애틋하기가

순전한정인이라도샘낼만큼그윽했다.

그들이서로를그리워하는편지는

오메,단품들겄네…….

그그리움의본산은서로의학문이었다.

명옥헌원림에서계시는목백일홍들은정말선비같았다.

무지렁이인나는땀을뻘뻘흘리며그곳엘갔는데

자그마한연못에반영을그리며

나무는

그저맑고

그저시원스레

그저고요했다.

원림은우리나라정원을부르는단어.

원림은….그대로자연!을말한다.

일본처럼아기자기야지랑을부리는게아니고

중국처럼괴석을가져다가기이한자태를뽐내는게아니라

자연을그대로차경한다.

거친듯하지만실제로는가장우아한형태의정원이다.

그저가볍고우아하게자그마한연못….하나파고

최소한물이주는정취쯤은지녀야하지않겠는가.

파초잎에빗방울떨어지는소리…..가주는정한쯤은

그리워해야글이읽어질터이니.

그리고주변에어울리는나무몇그루심는게원림이다.

명옥헌은오희도오이정..

제자오기석을사랑하는송시열이지어준이름이라고한다.

정자지만

정자안에방을만들어..

구들도있고굴뚝도있다.

거할수있게만든별서다.

그곳에앉아보았는데….

글읽어지겠더라.(느낌아니까^^*)

같은글을읽어도그높낮이는현저하다.

좋은책이라면

그품새가열자백자일것이다.

얇은사람이라면겨우한자나읽고읽었다할것이고..

깊은사람이라면깊이를모르겠다고할것이다.

나처럼일천한사람이라도

이곳에서수날….고요히책을읽는다면

깊이를모르겠어알수없어할지도모른다는생각이들었다는것,

베롱원림….

명옥헌원림

버스에서내려

조금걸었는데

동네고샅길살짝돌아서니

꽃이피어나있는데…..

,

일순숨을들이쉬고

그리고…..아주천천히내쉬었다.

세상에,,,,,

더위가사라지는순간.

계요등….요몇년사이에처음봤다.

14 Comments

  1. 凸凸峯

    2013년 8월 21일 at 11:45 오후

    청언소품이라,
    읽어본적은없으나
    꽃과여인의이야기
    그럴듯하긴한데…
    요즘세상엔아무래도
    이화가제격아닐까…
    재주있어財物福을
    타고난그런여인들.

       

  2. 士雄

    2013년 8월 22일 at 12:26 오전

    배롱나무가참으로귀했는데
    요즈음은배롱나무를가로수로심었습니다.
    붉은색만있는줄알았는데
    하얀색도있습니다.

    여인을꽃으로이야기한게재미있습니다.
    그런데님께서는어느꽃인가요?ㅎㅎ   

  3. Anne

    2013년 8월 22일 at 1:53 오전

    다녀오셨군요^^
    더운날씨를그냥껴안고다니는것도괜찮지요?   

  4. 조르바

    2013년 8월 22일 at 4:19 오전

    푸나무님은정말오래된나무같아요~몇천년?
    막힘없이술술님!^^   

  5. 데레사

    2013년 8월 22일 at 4:40 오전

    배롱나무꽃은볼수록아름다워요.
    우리아파트에도한그루가있는데아주예쁘게피었어요.

    남으로내려갈수록많더군요.   

  6. 騎士

    2013년 8월 22일 at 5:53 오전

    예사로움을예사롭지않게보는
    푸나무님
    마치누에고치에서명주실뽑아내듯
    명주실다뽑아내고나면
    나는번데기나먹어야지ㅎㅎ

    저는솔직히배롱나무가뭔지잘모르거든요
    보면서도이름을모르는건지
    같은성씨인데도잘오르다니에휴

    꽃…..
    꽃의의인화
    저는
    옥잠화를좋아해요
    별당에발을치고고고하게앉아있는
    아씨같은꽃
    세모시저고리입고
    파아란옥비녀꼽고
    부채질하고있는여인같은꽂이요

    가을이옵니다
    사방에님을기다리다
    추운서릿바람에붉은피를토한
    것같은코스모스가피겠지요

    어디서끝없는명주실이
    줄럼줄럼끝없이나오시는지

       

  7. 푸나무

    2013년 8월 23일 at 12:30 오전

    철님..아내께서혹이화….?ㅎ

    꽃과여인
    사실이아니니다행이기두요.
    그런데언제나사실아닌것들이
    우리의마음을두드리지요..   

  8. 푸나무

    2013년 8월 23일 at 12:32 오전

    맞아요사웅님배롱나무능소화…
    다예전에는귀햇어요.
    그런데생각해보니
    꽃두음식처럼..혹은물질들처럼
    선진국이되니흔해진건가요.   

  9. 푸나무

    2013년 8월 23일 at 12:33 오전

    앤님언제나산에가면아주더운날
    땀을많이흘리면서도덥다는느낌별로없어요.

    마지막여름과의동행이었죠   

  10. 푸나무

    2013년 8월 23일 at 12:34 오전

    조르바님
    진짜요?
    하하
    아주멋진칭찬을
    꽃보다나무.,,,
    그럼요.
    그런데그멋진칭찬을술술….감솨!ㅎ   

  11. 푸나무

    2013년 8월 23일 at 12:35 오전

    데레사님맞습니다.
    배롱나무는원래남쪽꽃이어요.
    매력있는꽃이지요..
       

  12. 푸나무

    2013년 8월 23일 at 12:39 오전

    기사님젠장헐….이빠지셧네.ㅋ~

    명주실뒤의번데기….
    하여간차암기사님만이하실수있는특이하고멋진멘트입니다.
    하하

    그림은잘되어가시는지요?
    운전수..기사는키우셨어요?ㅎ
    기사님그림궁금합니다.

    저기과천미술관앞에도옥잠화피어있더군요.
    향기가아주좋은친구죠.

    오늘비내리는처서입니다.
    이제가을배
    출항했습니다.
    부아앙~~~~   

  13. Hansa

    2013년 8월 23일 at 1:23 오전

    매화같은여인과사는데,
    해당화같은여인을호시탐탐!하하

       

  14. 푸나무

    2013년 8월 24일 at 12:17 오후

    아…한사님…
    정말요?
    하하,

    모든남인을대표하신글같아요.
    이해합니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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