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꽃 단상斷想
BY 푸나무 ON 9. 2, 2013
꼭지적인연이라는것이발텨벤야민을만난다거나
롤랑바르트와의조우에의해서만되어지는일은아니지싶습니다.
오늘아까오후에만난
화단의분꽃말이지요.
이여리면서도환한친구
어쩌면가로등보다더일찍켜져주변을밝히는지도모르겠습니다.
부지런하고근면해보이는성실한벗입니다.
여름끝자락꽃이니여름꽃이기도하지요.
그런데이상하게분처럼….
분향기처럼…..
아주살짝가을느낌묻어납니다.
서늘한바람자락몇올
낮의따가운기운에섞이면해저물녘입니다.
아마도뜨락의저친구는
그몇올이지닌서늘한기운에몸을여는것같습니다.
차가운기운을좋아하는거지요.
덥고뜨거운…그리고열나는몸체보다는
이성적이고차분한정신으로한참기울어있는것같기도합니다.
그래서
고요하고정적인해저물녘빛이노크하면
배시시문을여는지도모르겠습니다.
혹노년을향한
더듬거리는발걸음앞으로내딛는….
함께해줄꽃인지도모르겠습니다.
한낮의이글거림이아닌
이제야
삶을조금이해할듯한,이해하겠네,그랬었어.,
사려깊은눈빛을지닌….
긴시간을걸어온여인의걸음같은
해저물녘의꽃이니말이지요.
분꽃.
지성적이고우아한벗입니다.
오늘
맺은지적인연이구말구요.
이우아한벗은
아주아주오래전…
아주어렸을적에
내안에심어졌을지도모르겠습니다.
땅도모르고씨앗도모른채
그렇죠.세상의많은꽃들은
바람에날려서혹은그냥저절로혼자터져셔누군가의정겨운손길에의해서..
다들심어졌고피어나는데
내안은무지했거나
너무동토였거나
하여이제야피어나게된거지요.
‘핌’을‘바라보는것’이‘핌’일수도있어요.
환유적기표일수도있지만요.
가을,
돌이킬수없는가을로들어섰어요.
이제풀은자라지않을거구요..
천지가쓸쓸해지는시간을넘어
벼가익어가겠지요.
처서의말후이니말입니다.
귀뚜라미등에업혀오는처서
뭉게구름타고오는처서…
이더할수없이로맨틱한시간에
책이나옷만포쇄할게아니라맘도열어야하지않을까,
닫아두었던빗장을거기여세요.
저두함께하겠습니다.
그리고거기다우리
‘초연’해보이는분꽃
확실하게심는거예요...
이꽃자알자라기만한다면
삶이좀여유있어지지않을까요.
급급한짜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