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꽃 단상斷想

꼭지적인연이라는것이발텨벤야민을만난다거나

롤랑바르트와의조우에의해서만되어지는일은아니지싶습니다.

오늘아까오후에만난

화단의분꽃말이지요.

이여리면서도환한친구

어쩌면가로등보다더일찍켜져주변을밝히는지도모르겠습니다.

부지런하고근면해보이는성실한벗입니다.

여름끝자락꽃이니여름꽃이기도하지요.

그런데이상하게분처럼….

분향기처럼…..

아주살짝가을느낌묻어납니다.

서늘한바람자락몇올

낮의따가운기운에섞이면해저물녘입니다.

아마도뜨락의저친구는

그몇올이지닌서늘한기운에몸을여는것같습니다.

차가운기운을좋아하는거지요.

덥고뜨거운그리고열나는몸체보다는

이성적이고차분한정신으로한참기울어있는것같기도합니다.

그래서

고요하고정적인해저물녘빛이노크하면

배시시문을여는지도모르겠습니다.

혹노년을향한

더듬거리는발걸음앞으로내딛는….

함께해줄꽃인지도모르겠습니다.

한낮의이글거림이아닌

이제야

삶을조금이해할듯한,이해하겠네,그랬었어.,

사려깊은눈빛을지닌….

긴시간을걸어온여인의걸음같은

해저물녘의꽃이니말이지요.

분꽃.

지성적이고우아한벗입니다.

오늘

맺은지적인연이구말구요.

이우아한벗은

아주아주오래전

아주어렸을적에

내안에심어졌을지도모르겠습니다.

땅도모르고씨앗도모른채

그렇죠.세상의많은꽃들은

바람에날려서혹은그냥저절로혼자터져셔누군가의정겨운손길에의해서..

다들심어졌고피어나는데

내안은무지했거나

너무동토였거나

하여이제야피어나게된거지요.

바라보는것일수도있어요.

환유적기표일수도있지만요.

가을,

돌이킬수없는가을로들어섰어요.

이제풀은자라지않을거구요..

천지가쓸쓸해지는시간을넘어

벼가익어가겠지요.

처서의말후이니말입니다.

귀뚜라미등에업혀오는처서

뭉게구름타고오는처서

이더할수없이로맨틱한시간에

책이나옷만포쇄할게아니라맘도열어야하지않을까,

닫아두었던빗장을거기여세요.

저두함께하겠습니다.

그리고거기다우리

초연’해보이는분꽃

확실하게심는거예요...

이꽃자알자라기만한다면

삶이좀여유있어지지않을까요.

급급한짜증,일상의회오리욕심과탐욕.갈증….에서

약간만비켜나도그게어디에요.

어쩌면분꽃은

포쇄별감일지도모르겠어요.

처서라고

분꽃이제게하는이야기여요.

박남준시인에게는

분꽃,

아주특별하게다가왔나봐요.

<이름부르는일>로말이죠.

그사람얼굴을떠올리네/초저녁분꽃향내가문을열고밀려오네/그사람이름을불러보네/문밖은이내적막강산/가만히불러보는이름만으로도/이렇게가슴이뜨겁고아플수가있다니

문장을바꿔읽어봤어요.

섞여두괜찮고차례를바꿔도괜찮고

여인이어도괜찮고남인이어도괜찮은

시인의시일수도있고

나같은사람에게는본향일수도있는

무한대의무대;….네요.

그사람분꽃향내지닌사람.

적막강산과

뜨겁고아픈가슴을함께느끼게하는사람.

이전에는정말분꽃같은여인이었다가

이제는

적막강산인사람

그런데도여전히

내가슴뜨겁고아프게하는사람

시도변할까요.

시간이시를열매처럼익게할까요.

더욱단단해지는씨앗이시되게할까요

새로운분꽃피어오를수도있겠네요.

.

분꽃은

페루의놀라움(marvelofPeru)이구요

분꽃이피면어머닌조용히저녁을시작하셨죠.

이제

분꽃하염없이피어나고

속절없이져갈거에요.

돌이킬수없는가을로가는길에

들어섰네요.

성큼.

시인의분꽃같은여인

그여인을나는안답니다.

(사진은제사진아니어요.제사진이라면아마도더잘찍었을거에요.ㅎㅎ)

>

10 Comments

  1. 凸凸峯

    2013년 9월 2일 at 5:14 오후

    빗장을열었습니다.
    사색의결실이
    아름답습니다.
       

  2. 데레사

    2013년 9월 2일 at 11:08 오후

    어릴적분꽃에열매매맺히면따서속에든흰걸파내서
    분이라고얼굴에발랐던기억이납니다.
    이제토종의우리꽃들은점점사라져가는세월이라더욱
    반갑네요.   

  3. 푸나무

    2013년 9월 3일 at 12:09 오전

    댓글을보았습니다.
    짧고명료한댓글이
    본글을아우릅니다.

    철님처럼ㅎ,

       

  4. 푸나무

    2013년 9월 3일 at 12:10 오전

    아저는그것안해보긴햇는데
    그래서분…분꽃이라고했다더군요.
    귀걸이도해보셨어요?
    분꽃귀걸이…ㅎ   

  5. Anne

    2013년 9월 3일 at 12:51 오전

    분꽃의촌스런듯하면서환한진분홍은
    매우많은이미지를보여주는거같아요.

    기교도필요없고,세련됨을보여줄필요도없는
    오랜연인.   

  6. Lisa♡

    2013년 9월 3일 at 10:37 오후

    왜들분꽃갖고이러시나~~’

    분꽃이어쨌는데…ㅋㅋㅋ

    남준형의시를갖고들…
    그분퍽특별한사람이라고들었어요.
    그러니까안이맑은사람쯤?   

  7. 푸나무

    2013년 9월 3일 at 10:46 오후

    앤님.
    시골마당에분꽃이피어서였을거예요.
    대개처음.
    첫만남첫순간.
    ..
    상당부분
    그때이미지가조성이되거든요.   

  8. 푸나무

    2013년 9월 3일 at 10:48 오후

    그냥반엄청……
    초연한사람

    우리들과는다른…
    보통시인들과도좀더다른…

    어젠재미많으셧수?ㅎ   

  9. 騎士

    2013년 9월 13일 at 7:15 오전

    분꽃은얼굴에죽은깨때문에
    서방에게첫날밤소박맞고
    혼자서울다가
    서리내리는날
    쌔카만사생아셋을낳고
    죽어간슬픈여인입니다   

  10. 푸나무

    2013년 9월 14일 at 1:35 오전

    이기이한전설은어디서채취하신거에요?
    상상?ㅎ
    그러고보니
    신랑…옷고름
    아니다바지끈인가…
    서정주시요..
    그신부생각나네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