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보는 그림 하나ㅡ 모리스 드니ㅡ숲속의 예배 행렬

숲에들어서면온몸으로호흡을하게된다.

아주길게내쉬고저안깊숙이들이쉬고

,숨을쉬는구나….

숨을인식하게된다는뜻이다.

끊임없는호흡이

생명의유지를위하여기계적으로쉬는숨이라면

숲속에서의호흡은

존재를향하는숨이라고해도될것이다.

내가아주좋아하는그림중의하나

모리스드니작<숲속의예배행렬>이다.

아름다운그림이다.

아름다움에그치지않고신령하면서도마음에평화를주는,

무엇보다깊이생각하게하는그림이다.

숲은가장좋은예배처소가아닐까,

사람의손이닿지않아도저혼자자라나는푸나무들,

계절에따라자연스레순환변화되는고요한숲,

그래서창조주의손길을가장예민하게보여주는곳.

나무처럼아름다운시가어디있으랴신아니면나무는만들지못한다.,,,,

는조이스킬머의시가저절로떠오르는그림이다.

모리스드니가자주가곤했다는브르타뉴의너도밤나무숲을그린그림.

나무들은쭉쭉뻗어하늘까지닿아있다.

그러나조금유심히보면나무의색채가우리가익히알던색이아니다.

선명하고신비로운초록색둥치,

실제로관찰되는색채가아닌색이다.

장소를구획해내는수직의선들과강렬한색채가미묘한리듬감을주고있다.

아웃라인처리로일러스트느낌이약간나는,

그래서더욱몽환적인느낌도준다.

제목에걸맞게흰옷을입은소녀들과나무들,

나무사이로비치는흰구름,이숲보다더머언숲….

모두다창조주이신그분을찬양하는듯

혹은그분을향해나아가는모습같기도하다.

실제로모리스드니는숲에서신령한기운을느꼈고

숲을영적인장소로여겼다고한다.

그런데브르타뉴숲만그런게아니다.

나역시북한산을홀로자주걷는데

숲의고요함과적막함

나뭇잎들이바람과함께지어내는

태고의유구한숨결소리들은

묵상하기엔더없이좋은최적의장소이기도하다.

그중의한소녀

다른사람들보다조금더멀리앞장서가다가천사에게로향하려는듯

.나지막한푸른색담을넘으려한다.

특별한소명을받았던지

아니면아주특별한은총의시간이렷다.

혹은무리와있을때보다홀로일때더그분과가까워질수있다는것을의미하는지도….

나무둥치는크고의연한데나뭇가지들은거의없다.

잡다한사념들을제할때서야

그분의뜻을온전히헤아릴수있다는

삶의굵은갈래를보여주는것아닌가.

모리스드니는1880년나비파를결성한멤버이다.

나비는히브리어로선지자를뜻한다.

독특한개성을가진화가들의모임으로이전까지주류였던

자연주의의사실적이고묘서적인화풍을배척했다.

특히작가자신이영혼의형상들을묘사했다고말한<숲속의예배행렬>

그시대에있어서아주새로운화풍의영성풍부한그림이다.

만추다.

일상에만안주하지말고일상너머의삶도묵상하라는

자연이주는메시지가가득한시간.

오늘

지금나뭇잎홀홀이져내리는가을숲으로가야겠다.

Telemann:

AdagioEtAllegroDuConcertoEnReMajeur

14 Comments

  1. Anne

    2013년 11월 5일 at 1:47 오전

    정말좋군요.
    그림도,글도….
       

  2. 소리울

    2013년 11월 5일 at 9:36 오전

    나도따라가고싶어요.
    저그림속같은풍경이어느곳에있겠지요?
    첮주교에서는더러피정의집에서묵상하는프로그램이있는데
    이가을그런거라도한번시도해볼꺼나요   

  3. 산성

    2013년 11월 5일 at 10:04 오전

    그래,오늘가을숲에는다녀오셨습니까
    요즈음은사방천지가가을이라
    보기에도아까운풍경들이마구영화속장면처럼…^^
    느지막히장보러갔다가
    늘어선단풍나무그늘아래잠시서있었어요.
    그짧은시간에도무념이아니라무수한생각들이
    아직한참멀었지요?

       

  4. 푸나무

    2013년 11월 5일 at 2:21 오후

    앤님그림이정말좋죠
    마음이정리정돈되는것같기도하고
    그림속에서스멀거리며다가오는
    미묘한기류가있어요.
    가을잘보내고계시죠?   

  5. 푸나무

    2013년 11월 5일 at 2:23 오후

    솔리울님카톨릭에서는피정이좋은것같아요.
    하지만그바닷가그렇게좋은집
    그런장소ㅇ디있을까요?
    그냥방한칸에서
    바다바라보시면서
    고요히피정하소서….
    문은닫아걸구요.ㅎㅎ   

  6. 푸나무

    2013년 11월 5일 at 2:26 오후

    가을숲가을산다녀왔습니다.
    카톡에사진을찍어보냈더니
    동네만못하다고하더군요.
    근데사실
    산단풍보다동네가로수길단품이멋지긴해요/…
    올만에가선지
    작은봉우라하나오가면서엄청헥헥거렸답니다.
    무념이었죠.
    힘들어서…
    아완전무념은아니네..아,힘들어….계속생각했으니까요.   

  7. 벤자민

    2013년 11월 5일 at 11:14 오후

    아프리카토인들이빨리죽는이유가
    계절을모르니그런다고..

    제가남쪽나라에살면서항상느끼는게
    왜하느님은계절을통일시키지못하셨을까하는?..
    좀피곤해요썸머타임도그렇고^^
    건데지금가만생각해보니
    한몫에다할라고하니좀피곤하셧던가보다싶네요^^
    계절이정반대로바뀌니
    한쪽에서는꽃이피고
    한쪽에서는낙엽이지고..
    일부러차비들여눈보러도가고참ㅎㅎ

    계절이완전바뀌니덕보는사람들도잇어요
    옷뺑장사!
    한국서철바뀌니동대문시장서완전뺑하면은
    여긴시작이니한국서뺑한거여기가져오면성수기!

    오늘은잘모르는음악도좋고
    글도짧아단숨에보고갑니다
    전평소에그먼남쪽나라에서날아와
    다읽고갈라면은좀힘들었어요^^
    감싸~!!   

  8. 푸나무

    2013년 11월 6일 at 12:43 오전

    벤님을위해서
    좀짧게적을까요?

    그것두실력이있어야해요.
    시적인상상력이풍부해야글이짧아지거든요.
    그래서저는저보다짧은글쓰시는분들존경해요.

    당연히벤님은그축에안들어가시죠.
    벤님글도엄청길자나요.ㅎㅎ

    아근데혹시비자금…
    호주에서우리동네까지
    먼길오시노라다써버리신건가요?
    그오는길에오죽여자들많겠어요.
    골프장보다더많을거아녜요.
    그들에게음료수사댈라면…

    하하
    이렇게가벼운소리해대도
    가을은무장무장깊어갑니다.
    그곳은봄이라….
    가을기분모르시지요.ㅎㅎ   

  9. 士雄

    2013년 11월 6일 at 4:02 오전

    예배라는단어의의미를생각해봤습니다.^^   

  10. 2013년 11월 6일 at 4:51 오전

    푸나무님을통해우연히알게된모리스드니
    구글검색을해보았더니(http://porintelligence.tistory.com/69)
    서양미술사나비파에대한내용이있었습니다.

    오랫만에좋은그림감상할수있어서
    무척기쁘다는생각이들었습니다.

    짙어가는가을밤에……
       

  11. 말그미

    2013년 11월 6일 at 12:40 오후

    ㅎㅎㅎ
    ‘브르타뉴의너도밤나무의숲’이군요.
    모리스드니의그림인줄도모르고한때
    부지런히아무데나담아와블로그에쓴적이있습니다.
    참무식하기는…

    그림과음악과…멋집니다.

    그러고보니   

  12. 푸나무

    2013년 11월 6일 at 2:14 오후

    사웅님숲에서의예배…
    괜찮으셨죠?

    좋은가을보내시길요.   

  13. 푸나무

    2013년 11월 6일 at 2:16 오후

    무님이기뻐하시니
    저두기쁘군요.

    제가좋아하는그림을좋아해주니더욱감사하구요.

    먼나라그곳도가을입니까?   

  14. 푸나무

    2013년 11월 6일 at 2:18 오후

    아,그렇다면말그미님도
    저그림좋더라는말씀이죠.ㅋㅋ

    이심전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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