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초등학교의 가을

일년중한일주일에서열흘정도
혼자단풍들다가지워버린길.
더디더디물감들지만찬비떨어져
때놓치면조금서운한
예쁜길눈에넣고싶은길.
그런길하나저녁나절데리고살고싶다.

조정권/같이살고싶은길중에서

오랜만에산에갔다.

보통6-7킬로봉우리하나올라능선조금걸으면

봉우리두개정도지나하산하곤했는데

이상하게헥헥거렸다.

북한산성입구를지나

의상봉쪽으로걷기시작했다

북한산은

거의가다쉬운듯가까운듯하지만

어느부분은꼭힘든구석이있다.

.

여러번올랐던곳인데

반조금지나바위가나타나자숨이가빠왔다.

몇군데….와이어를잡고오르는데

왼쪽팔이아픈뒤로약간힘이없어졌다.

무심코힘을주다가는팔이아프다.

이러다가는산에오르기점점힘이들어지려나…

슬픈생각도들어온다.

사십대즈음의무리지어온여인들시끄럽게소리치며

산을오르는모습참가관이다.

이상하게산에가면미운사람이참많다.

특히목청큰사람….

침뱉는사람…특히바위위에,

거기다과일껍질천연스레버리는사람이아직도많다.

밤껍질감껍질포도껍질…

정말줏어서호주머니에넣어주고싶다.

가져가세요네?제발요,

핸드폰음악소리가얼마나큰지….

일부러뒤로쳐졌는데도결국다시만났다.

아저음악이참좋은데요…

소리가조금큰것같아요…..

결국한마디하고말았다.

아참았어야하는데….

저녁에명동에갈일도있었고해서

더걷고자하는욕심을버린다.

삼각산을지척에두고한참앉아있었다.

커피도마시고물도마시고….

고요하다.

저멀리숲가운데

나무몇그루가눈부시다.

자작나무인가….

혹시사스레….

핸드폰사진으로찍어보나카메라렌즈,눈에어림도없다.

바람에흔들리며지는

느티나무은행나무벚나무등

색깔고운가로수단풍에비하면

의상봉가는길단풍은소박하다.

연무도가득한날이었다.

다시천천히내려와서주차한곳으로가다가북한산초등학교를보았다.

아니자주보는곳인데

학교ㄷ르어가는길에단풍나무들이화려했다

화려는노랑빨강이함께할때….쓰는단어처럼순간여겨졌다.

학교길로들어서는데아이둘이다정하게이야기하며

학교에서걸어나온다.

이뿌다.

세상에….

이런학교어디또있을까….

의상봉이바로뒤다

아니앞이다.

아니운동장에의상붕우리가들이차있다.

어느곳에서조망한단한들

이렇게선명한산…..을볼수있을까.

날마다산을바라보며학교를다니는아이들…..

산이들려주는이야기….

시간마다

계절마다…

가득하겠지…

가을이야기가

노랗게빨갛게푸르게…..

가득차있었다.

대수롭지않은것들을사랑하는능력을지닌여자….

에드워드호퍼의그림을처음으로보여준여자.

패터한트케가사랑한여자

가생각났다.

북한산초등학교교정에서

국화꽃져버린가을뜨락에
창열면하얗게무서리내리고
나래푸른기러기는북녘을날아간다.
아,이제는한적한빈들에서보라
고향집눈속에선꽃등불이타겠네
고향집눈속에선꽃등불이타겠네

달가고해가면별은멀어도
산골짝깊은골초가마을에
봄이오면가지마다꽃잔치흥겨우리
아,이제는손모아눈을감으라
고향집싸리울엔함박눈이쌓이네
고향집싸리울엔함박눈이쌓이네

고향의노래/김재호시/이수인곡

12 Comments

  1. 조르바

    2013년 11월 6일 at 2:34 오후

    가을푸님이야기참좋네요…^^   

  2. 오드리

    2013년 11월 6일 at 3:28 오후

    아이고,산에혼자가는여자.페터한트케가사랑한여자가푸나무님같어라.   

  3. 아카시아향

    2013년 11월 6일 at 3:58 오후

    단풍이참곱네요…
    내장산다녀오신어머님말씀이그곳도좋더라~~하시던데…

    한트케같은사람이좋아한다하면…
    저라면살짝피할듯합니다~ㅋ!
       

  4. 푸나무

    2013년 11월 7일 at 12:11 오전

    가을푸,,,,
    가좋네요.
    조르바조리바님…ㅎㅎ

    오드리님역시….
    책에서저대목읽으면서
    오메나잖아….했어요.하하.

    아향님.
    살짝피할듯…에서미소지었어요.
    음,그럴까요?
    페터한트케정도면
    날마다편지받을수도있을것같은데요…..ㅎㅎ   

  5. 인회

    2013년 11월 7일 at 3:57 오전

    내가정말좋아하는북한산..
    어느날쉬어줘야겠다하고…

    얼마나고달플까?생각한적이있었지요.
    제가제일좋아하는코스도의상봉능선,상장능선,….

    혼자북한산을많이다녔습니다.
    어느날느낀게…
    어느곳을갔더니..
    마치복잡한전철을탄양…..

    가슴답답함이몰려오더군요.
    그래서요즘은근교산행은가급적피합니다.

    산도쉬어져야해요.
    제욕심갔지만..
    북한산몇년휴식년이필요합니다.
    강력히이야기하고싶어요.휴휴

       

  6. 좋은날

    2013년 11월 7일 at 5:43 오전

    교문조차샛노랗게
    가을이들었네요.

    가을깊은북한산리참의젓도합니다.

       

  7. 士雄

    2013년 11월 7일 at 12:54 오후

    서울에북한산이있다는건축복이라는생각이듭니다.
    북한산의가을이화려하고아름답고곱습니다.^^
    사진을잘찍으셨습니다.   

  8. 지안(智安)

    2013년 11월 8일 at 12:40 오후

    산에오르다조금숨차다고슬픈생각까지?
    그런소린내나이쯤되어본다음에나하소!

    그런데점점못마땅한사람들이
    슬슬눈에들어오는거보니
    나이묵는징조가?ㅎㅎ
    단풍이정말좋소~~
       

  9. 벤조

    2013년 11월 9일 at 3:50 오전

    북한산은아는데한트케는몰라요.
    북한산이사랑한여자는노랑단풍?
    한트케가사랑한여자는빨강단풍?
       

  10. Lisa♡

    2013년 11월 10일 at 10:05 오전

    사진쵝오!

    지안님의못마땅한사람들궁금.

    푸나무님.

    혼자다니는재미푹드셨군요.
    사스레나무너무좋아하게되었는데드물더라구요.
    많은곳보이면꼭알려주세요.   

  11. 산성

    2013년 11월 11일 at 12:14 오전

    하늘맑은날들이이어지니
    이곳에서도인수봉이가깝게보입니다.
    먼곳도아닌데늘멀게만느껴지는…
    가을도끝물이려나아직은좀남았을래나
    갈팡질팡내다보는날들역시이어집니다.

    글쓰시는힘을보면산행도한참괜찮으실것같아요.
    오늘도어디로가시려나…

       

  12. 해군

    2013년 11월 13일 at 12:45 오전

    가을북한산뿐만아니라사시사철언제나좋은데
    눈쌓이면북한산초등학교뒷길로올라가서
    의상능선에서설경한번보러가시지요

    북한산이들려주는겨울이야기가더깊을텐데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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