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서 밖을 내다보게 하는 한솔뮤지엄

집을나선다는것은자신으로부터의외출이다.

일상의나가아닌본래의나로귀환하는거라고해도괜찮겠지.

음악을준비한사람

음악이추상이라고이런추상어디있겠나..한사람..

차안에는내가좋아하는바이얼린콘체르토가가득차고넘친다고생각해보라…,

말은해도좋고들어도좋고안해도좋다면….금상에첨첨화다.

거기다구름낮게가라앉은날이었다.

도심의숲은아직도나가을이야~를발해서마음기울게했지만

서울을벗어나자겨울곁으로성큼들어앉은숲,

겨울을나기위한조촐한몸짓….

늘푸른나무들은어두운초록으로가라앉아가고

오라,겨울이여어서오라,

옷벗은나무들은…..

그거침없는모습으로

삶을생각하게하는….

가장근원적인생각속으로나를한발내딛게한다.

나는14세에르네상스대가들처럼그릴수있었지만

아이들같이그리는법을배우는데는평생이걸렸다

피카소가말했다고,

예술의전당에서피카소판화,도자기,삽화전을

거기서아마가장마음에든글귀였는지지인께서톡에적으셨다.

어떤말이좋은말인가하면

일단은아주쉬운언어로되어야한다.

그러면서도다양한각도가펼쳐져야한다.

피카소의말도아주쉽다.

그런데실제로는어떤가……

그는평생을들여어린아이의방법을배웠다고하는데

우리는평생을들여조금더잘살기위한여정속에그저몰입되어있다.

허락된길이마치나아가는길밖에없는듯이살지만

뒤로돌아서거나그도아니면두리번거리기라도해야할것아닌가.

그분께서도그러셨다,

다정한모습으로아이를안아주시며.

얘들아니들말이야,얘같아야천국에올수있어….

어린아이같다니….

어린아이의제증상은쉽게헤아려도백가지정도는넘을것이다.

낯선곳은적어도호기심과설렘에가득한시간을준다.

호기심과설렘은당연히백가지에들어가고말고…..

그러니귀환이지.

한솔뮤지엄은원주에있다.

그러나가장기대에차있었던제임스테렐관은공사중이었다.

나오시마제주도그리고원주에서만난안도다다오.

11월은어쩌면사람의감성이

가장각지면서도풍성해질때다.

사랑이생각나는시절.

그것도아주갑자기푹빠지게된사랑들이야기.

늦어도십일월에는’.만그런것아니다.

모니카마론의슬픈짐승도그렇다.

순간에찾아온사랑과다시사라져간사랑을가지고평생을살아가는

사랑에점령당한,아니사랑이주는슬픔에점령당한이야기다.

그녀는단호하다.

그런사랑을해보지못한나는절대단호하지못하다.

그녀는기억을잡다한것들에대한기억을그녀는멸시했다.

나는절대,?그렇지않다.

아주사소한것들에대한기억이삶을풍요롭게한다고생각한다.

어쩌면그런사소한것들에의해삶은지어져가는것같기도하다.

가령한솔뮤지엄에서내렸을때

다가오는산들..

우리나라어디에서나보암직한있음직한산들

그들이지닌초겨울의신선한내음들….

숨만깊게내쉬고들이쉬는게아니다.

순간나는나를연다고생각한다.

자연에….아무에게도하지못한방기

나무에숲에산에나를방기하는것.

이런기억들이

나는나를이루어간다고생각한다.

모니카마론은사랑에대한기억만이그녀전부이며가치라고여겼지만,….

근데그러면서도

십일월이니그녀가기억나고

그녀가이해되는…..ㅎ

미술관가는길…….

새로심어진자작나무는아직뿌리를내리지못한만큼

사위와어우러져보이지는않았다.

그럼에도불구하고늦가을자작나무….잎떨군자작나무에서

나는잎지는모습을연상해낸다.

지는것들은모두아름다워….

<지다>.는언제나<저뭄>을담고있다.

수많은저뭄끝에그대도더욱아름다워지리….

내가알고있는것을

혹은깨달은것을자작나무에게속삭이며지나간다.

그리고워터가든….

앞의아치웨이

너무나붉고너무나커다란….

소소한사람이라벅찼다.

주인닮은사진기도벅차다는듯….제대로담아내질못한다.

아마도안도다다오는

저붉은작품이빚어내는솟아오르는듯한뒤편.

자신의작품이빚어내는아늑함.고요함정적에미소를지었을것같기도하다.

생경한것과의조합….산뜻한유모어같기도했을터이니

산위의물….검은돌이깔린물의땅위에건물이있었다.

워터가든

빨리듯홀리듯건물안으로들어갔다.

그리고시작되는미로.

자주들이치는햇살….

구름낮게드리운날이었는데도..

그래선지건물안으로스미어드는자연채광은

건물안고요를신비롭게했다.

나오시마지중미술관보다조금더오밀조밀한느낌….

제주도본태박물관보다는조금더큰듯,

여전히차경은유효하고또유효했다.

작고크게혹은유리창으로보여지는원주의산들이

마치정겨운뜨락이다.

왜건물안에서바라보는나무는숲은자연은

바로마주대할때보다더욱새롭게전혀다른모습이되는가.

건물의창이

그림을완성시키는액자가되어서인가.

여러개의액자가빚어내는서로다른풍경이겹치는순간……의점화탓인가.

아니면창의투명한결과정경의다른결들이혼재하여서로를눈부시게하는건가.

두시간반가량….건물안에있었다.

그리고그안에서밖을내다본사진이다.

근데

내안에서밖을내다본이가

과연나인가

문득궁금했다.

설마나겠지.


스비리도프♬OldRomance

14 Comments

  1. douky

    2013년 11월 15일 at 2:49 오전

    앗!
    부모님모시고이곳서1박하며13일에다녀왔는데….
    카페밖잎떨군모과나무에잎보다노란모과주렁주렁열린것도엄마랑감탄하며보았는데…
    언제여요??   

  2. 푸나무

    2013년 11월 15일 at 2:53 오전

    육안녕?ㅎㅎ

    어제요.
    그럼하루차…
    모과가유별나게샛노랗더군요.
    그것도많이….
    땅이좋아서인가…했죠.
       

  3. 산성

    2013년 11월 15일 at 8:18 오전

    물에비친나무가더선명하니
    이어찌된일인가하며
    다시오르락내리락.
    한솔뮤지엄이생기기전에는자주도갔었건만..문막.
    주위를흐르던강이름이섬강.
    지난번에다녀오시더니다시?아닌가요?
    일본여행기들탓에마구헷갈리고있습니다.
    더키님이육?육안녕!^^

       

  4. Lisa♡

    2013년 11월 15일 at 11:37 오전

    사진조코
    글조코
    음악조코
    뮤지움조코
    게절조코   

  5. 푸나무

    2013년 11월 15일 at 11:39 오후

    물이깊지않아도반영이잟되던걸요.
    아그곳주위를흐르는강이섬강인가요?
    아뇨,
    처음이었어요.
    두시간반정도있었는데
    네시간반정도는있어도괜찮을듯….했어요.   

  6. 푸나무

    2013년 11월 15일 at 11:40 오후

    리사님.
    정말?
    ㅎㅎ
    조코가네개나되어서…
    정말조코.ㅎ
       

  7. 松軒

    2013년 11월 15일 at 11:45 오후

    맞아요..그기분알아요..

    마음이닿아떠나는좋은여행길에
    흘러나오는음악은어떤음악이던,,그음악에빠지죠.

    가을빛고운길떠나는도정에서들었던음악이
    이음악이라면..
    어떤곳이든지,.확~~~~돌정도겠지요..

    사진너무좋아요….
    좋은곳이라해도사진만을못하던데요….
    그래서자꾸찍나봐요,,

    거기에글이마음을이리도쳐내니..ㅋㅋㅋ

    감동먹었어요…

    오늘은오랫만에아들이집에오는날..
    약식밤새워해놓았어요….ㅋ

    좋은그림에마음설레었습니다…

    고/마/워/요/,,,,ㅋㅋㅋ   

  8. 푸나무

    2013년 11월 16일 at 9:18 오전

    그느낌아니까….
    확~~~돌이좋아서..
    제가저윗글에사용햇어요.하하.

    약식맛있게되엇어요?
    저두
    한약식하는데….ㅋㅋ

    오늘주말은아주풍성하시겠어요.
    아들과
    약식과
    그리고깊은가을….   

  9. 騎士

    2013년 11월 16일 at 10:23 오전

    안에서밖을내다보는사진좋습니다.
    우리는밖에서안을들여다보려고만하지요.
    내안에서밖을내다보려하지않거든요.
    통로를걸어내려가는두남자의딋모습이
    웬지낮설지않고익숙합니다.
    그들은지금피라밋의대회랑을걷고있으면서
    영겁의시간속으로사라지려고한다는것을
    모른채그렇게걷고있겠지요
    인간군상의뒷면같아서
    낮익고익숙합니다.
    스러지려는가을을붙들고안깐힘쓰는
    한문학소녀의이야기   

  10. 푸나무

    2013년 11월 16일 at 1:26 오후

    기사님
    문학소녀…
    이나이에ㅋㅋ
    절설마폄훼하시는것은아니실텐데…
    닭살이돋으옵니다.

    영겁의시간으로걷는길은
    거기아니더라도
    집에서도걷는걸요.
    부억에서거실로거실에서방으로.
    우리가걷는걸음은다아죽음으로향하는길이니.

    사람없는빈회랑두좋지만
    사람의뒷모습이들어가니
    어두우면서도환한…..
    한결더멋진곳으로화하더군요.   

  11. 멜라니

    2013년 11월 19일 at 3:12 오전

    푸나무님의글을읽을때마다
    참글을잘쓰신다라는생각을하는데,
    주인닮은푸나무님의카메라역시..
    사진참좋습니다.

    한솔뮤지엄..언젠가는꼭가봐야지..하는저와의약속을하게되네요^^
       

  12. 푸나무

    2013년 11월 19일 at 3:57 오후

    아마멜라니님도.
    한솔뮤지엄보시면….
    충분히괜찮으실거예요/
    우리나라에정말멋진갤러리미술관박물관이
    얼마나많은지요.
    팔랑귀라
    사진좋다고하시니
    저기윗글에전혀상관없는사진실었잖아요.
    참고로우리집에와서밥먹으면서
    누가머맛있다고하면
    저는즉시로줄까?해요.
    팔랑귀라…ㅎㅎ   

  13. 디오스

    2013년 11월 20일 at 2:53 오전

    죽은땅에서라일락을피워내고
    생기잃은뿌리를봄비로휘저어드는4월을‘잔인’하다(T.S.Eliot)부른다면..
    잎떨군자작나무에서저뭄의아름다움을끌어내는그대의11월또한하나의‘잔인한달’?
    -비약-
    해골들을일으켜세우는에스겔의신은또그얼마나잔인한가…

    이역설적찬양..갑자기아름답네요
    바라볼벗들이있어서.

    푸님을통해T.S.Eliot을가끔뒤적입니다.버린꽁초통을들여다보듯.언젠가Eliot의‘기도의효험’(‘네개의사중주’중‘리틀기딩’에서;‘어떤길을따라왔던…기도의효험이있었던곳에무릎을꿇기위해,너는여기에있노라’-Youareheretokneel/Whereprayerhasbeenvalid.)을버렸거던요.버렸다는사실이강하게기억되는걸보면뭔가아쉬움이남는결정이었던가봅니다.

    T.S.Eliot!!언어적으로너무멀어한스럽지만,끝내지못한숙제처럼난아직그의곁을힘들게도맴돕니다.더러는잔잔잔잔잔소리가길어마치나의변증을보듯짜증도내어가면서말입니다.요즘들어그의紳士의辯,‘Prufrock의연가’를만났는데…사연인즉,대학1학년얼핏들은그시작,’LetusgothenyouandI’란말이꿈속을거니는듯마음에와닿았던이래그구절은뜬금없이날아든운석처럼가슴에박혀있었지만,그냥,Shakespeare쯤되려니하고찾아볼생각도않았다가,꼭오십년후,놀랍게도Eliot에게서그문장을발견했습니다.’그리고는갑시다.그대와나’(혹은‘그러면,갈까요,그대와나’)..대상없는이말이왜그리기다림처럼내맘에남아있는지는모르겠습니다.지금도그말은,그옛날해거름속광화문길에서있던열아홉살의나로되돌아가게만듭니다.갈곳이없었던가가기가싫었던가…가야할곳이언제나중요하지않았거나,싫었거나,목적이되지못했던소년.-가문좋고인기좋고건강하고똑똑하고남의기대와선망을받지만참외로웠던가보죠-결국은신이아닌인간이라는실체에게서평안을찾고자원했던…추상의신이나상상속의벗이나실체가없었기로는그에게는마찬가지였었겠지요.神으로채우기보다는죽어가는인간의신뢰와사랑으로빈자리를채우길원했던그일생을보면말입니다.정말이지난내사랑하는이들을죽이는창조주가싫었습니다.하루를더살겠다고,좀더편히살겠다고,그에게빌붙는것은더더욱싫었지요.내엄마를죽이고,내아내를죽이고,내아들을죽일그를찬양하다니요..!너무한생명의치욕아니던가요?그러기에“참”을원했습니다.생명의진실을…적어도그것은옳을것이었으니까요.아무도귀기울이지않는“옳음”.

    세상이잊어가고잃어가고무시하고있는것들을캐내면서도세상의조명을받는T.S.Eliot!!그의학식과두뇌가정말부럽습니다.그학식,그두뇌가왜종교적감성은버리지않는지..그정도의인물이남기는말이라면내가다시한번들여다볼필요가있지않겠습니까.나로하여금그를다시뒤적이게만드는푸님.아예감사하다말씀드려놓고봅니다.참‘잔인’하구만요..ㅎㅎ
       

  14. 푸나무

    2013년 11월 20일 at 2:48 오후

    해골을일으켜세우시는그분의능력과…위대함만을보았는데
    봄비속에깃들인연한햇살속에담긴……
    연약한것들.좋은것들…헤아리기어려운것들속의잔인함과
    저뭄속의생그리고나무다워짐…형용키어려운아름다움.
    그안을관통해흐르는시간….의잔인함…..을오늘
    디오스님덕분에내내생각했습니다.

    시간은그분의것이니…
    그게이즈음엔가끔보이기도하던걸요.
    전혀어여쁘지않는것들의사랑스러움…누추함의…소박함.
    아이들의이기심…그이기의사랑스러움…

    저때문에엘리엇을뒤적이셨다구요.
    흠..
    거기강이너무크게흐르는데요.
    왜냐면저는엘리엇을잘모르거든요.
    주부타고헤엄치면서생각해보는데요.ㅎㅎ
    디오스님께엘리엇은도무지무시할수없는유별난시인인가봐요.
    그가인정하는것을인정하지못하는디오스님자신을
    연민으로바라보시는것같기두하니말입니다.

    .
    저두오늘엘리엇프루프록…의연가를읽어봤습니다.
    시라기보다는의식의흐름을따른소설같기두했어요.
    하긴황무지도그러니..
    두사람의다른번역을함께읽어보기도했구요.
    디오스님은원문을읽으실터이나원문은제겐골프여요.하하
    사랑스럽지않는그러나같이가야하는
    그러나가기싫은나,나,나가거기많더군요.
    시인처럼시를읽어야정확할터이나
    제게가져와서저의시로읽어도되는게시라는생각도합니다.
    그것도어떤한구절…그러고보면이해라는단어는아마사람의목표비슷한지도몰라요.
    어디이해가…완벽한이해가있겠습니까,.
    그저수많은오류중의하나를이해라고우리는붙들고사는지두요.
    디오스님열아홉살에과연무슨일이일어났던것일까….
    언제나거기서서성이시는것같은데,,,거기서길을잃으신건가요
    길을찾으신건가요
    아니면길이라고생각하며달려왔는데전혀다른곳이던가요.아주낯설은….
    신으로채우거나
    인간의사랑으로채우거나
    그렇게그런모호한것들이아득한것들이쉽게구별되시던가요?
    왜요,빌붙어서살수있다면빌붙어야지요.
    빌붙지않는것,그게더유치하며치사한일아니던가요?
    죽음은치욕이아니라공평아닌가요.인류에게허락된가장큰공평…..
    그게있어서이만큼…견뎌나가는게아닐까.
    그래서공평은어쩌면죽음은가장큰참일수도있구요.아니아마ㅡ옮음일걸요..
    아이런제말투가혹시엘리엇과ㅎㅎ아이구언감생심…
    그게아니라제가확신하고있는대목을저는미련하니..
    괜찮아요.제가때론엄청너그럽거든요.^^ㅡ
    엘리엇에게가서보다더세련된혹은강한논리를찾으시는게지요.
    많이뒤적이시구다시이야기해주세요.
    디오스님글속의행간은유려하구요.
    지니신상처는…애달퍼보여요.
    그런상처는저처럼둔감한사람에겐잘없는것이니까요.하하,
    그나저나고국의가을잘즐기고계시는지요.
    이젠겨울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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