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부음도 카톡으로 뜬다
BY 푸나무 ON 12. 5, 2013
친구셋나까지넷이서하는카톡방은아무때나톡톡열린다.
속초가자…옥이가아주예쁘게꾸며놓은집이있대,
차는속초가서렌트하고….
겨울바다실컷보자….
좋아가자
우리제부인사아트센터에서전시회하는데낼가자,
언젠가스쳐지나가며분명보았을화가…
좋아.
신났는데
누군가세상을떠났다는소식이
여행이야기처럼톡솟아오른다.
영아,둘째오빠돌아가셨어.그래서내일서울가…
뭐야그게무슨소리야..
다음주에니오빠딸결혼식이라고했잖아…
그래서서두른거지…간암이셨거든…
가만그오빠가나보다여섯살위니…
다른친구하나가…몇살이셔?물으니…
다음에이야기하자…..
그래죽음앞에나이가무슨소용인가.
세상의모든것을하잘것없게여기게하는,
놀라운권력,
그권력의실체는슬픔이다.
인디언부족라코타는
말앞뒤의침묵을참으로소중하게여겼다고한다.
말하는자의말에앞선생각하는시간,
말뒤에오는듣는자의듣는데에필요한시간을
‘침묵의공간‘이라표현하며
기다릴줄아는마음을귀히여겼다.
정말저절로침묵의공간이펼쳐졌다.
그리고전화벨소리…
영아,숙이오빠…무슨일이래…
아프시긴했네.결혼식도그래서서두르고
딸이공부를잘했어.대학도최고에치대나오고
육십중반이니한참청춘인데…
그래도울아부지보다는오래사셨다야.울아부지도간암이셨는데
니아부지돌아가실때가몇이셧는데?
울아부지58…
오메젊으셨네..우리또래시잖아….
우리가어려선지
그때니아부지엄청어른이시라나이가많으신줄알았더니
울아부지는그래도내결혼식한뒤에돌아가셨는데
그아이는다음주결혼식못하겠구나….
그렇겠지.
인연이아닌가?
아이고무슨거기까지….
울아부지는그래도오래사셨다.그치.팔십둘이셨으니
그러고보니숙이아부지는니아부지보다더먼저돌아가셨잖아…
그런가…
엄마.내친구숙이있잖아…그네작은오빠가돌아가셨다네.
간암으로…
오메아야,즈그엄마는야…
몇년전에엄마돌아가셨지.
아이고잘됐다…즈그엄마있었으믄으짜거시냐….
죽음보다앞서는것도있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