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부음도 카톡으로 뜬다

친구셋나까지넷이서하는카톡방은아무때나톡톡열린다.

속초가자옥이가아주예쁘게꾸며놓은집이있대,

차는속초가서렌트하고….

겨울바다실컷보자….

좋아가자

우리제부인사아트센터에서전시회하는데낼가자,

언젠가스쳐지나가며분명보았을화가…

좋아.

신났는데

누군가세상을떠났다는소식이

여행이야기처럼톡솟아오른다.

영아,둘째오빠돌아가셨어.그래서내일서울가

뭐야그게무슨소리야..

다음주에니오빠딸결혼식이라고했잖아

그래서서두른거지간암이셨거든

가만그오빠가나보다여섯살위니

다른친구하나가몇살이셔?물으니

다음에이야기하자…..

그래죽음앞에나이가무슨소용인가.

세상의모든것을하잘것없게여기게하는,

놀라운권력,

그권력의실체는슬픔이다.

인디언부족라코타는

말앞뒤의침묵을참으로소중하게여겼다고한다.

말하는자의말에앞선생각하는시간,

말뒤에오는듣는자의듣는데에필요한시간을

침묵의공간이라표현하며

기다릴줄아는마음을귀히여겼다.

정말저절로침묵의공간이펼쳐졌다.

그리고전화벨소리

영아,숙이오빠무슨일이래

아프시긴했네.결혼식도그래서서두르고

딸이공부를잘했어.대학도최고에치대나오고

육십중반이니한참청춘인데

그래도울아부지보다는오래사셨다야.울아부지도간암이셨는데

니아부지돌아가실때가몇이셧는데?

울아부지58…

오메젊으셨네..우리또래시잖아….

우리가어려선지

그때니아부지엄청어른이시라나이가많으신줄알았더니

울아부지는그래도내결혼식한뒤에돌아가셨는데

그아이는다음주결혼식못하겠구나….

그렇겠지.

인연이아닌가?

아이고무슨거기까지….

울아부지는그래도오래사셨다.그치.팔십둘이셨으니

그러고보니숙이아부지는니아부지보다더먼저돌아가셨잖아

그런가

엄마.내친구숙이있잖아그네작은오빠가돌아가셨다네.

간암으로

오메아야,즈그엄마는야

몇년전에엄마돌아가셨지.

아이고잘됐다즈그엄마있었으믄으짜거시냐….

죽음보다앞서는것도있는것이다.

슬픔보다더큰

고통,

중환자실지인께서는

알았던것기억했던것을다놓고가시려는듯보였다.

오직슬픔은지니고있는건지

아니기억이삶이생명이지각이

슬픔으로변환되는건지

눈에서가끔눈물이흘러내렸다.

하긴어찌슬프지않으랴….

늙음이아픔이쇠잔함이시간이모두다구속으로만나타나는데

아무것도할수없는데

하다못해사랑하는자식들이와도반갑다는표현도못하는데

친했던사람이와도

아당신나알아요……도못하니

겨우할수있는게눈물뿐일수밖에

슬퍼할권리를되찾고싶어.

잔잔하게눈물흘릴권리하며,

많은위로를받으며흐느껴울권리,

핑핑코를풀어대며통곡할권리.

지나친욕심일까

그러나울어보지못한것이

언제부터였는지모르겠다.

한번도소리내어울지못하고

아니야울고싶은마음조차먹지못하고

천원짜리지폐몇장을마련하여

눈물나는영화를보러가서는

남의슬픔을빙자하여실컷실컷울고오는

추석날의기쁨.

고작남의울음에위탁한울음.

하도오래살았더니울고싶은일이너무많아.

그러니누가나를좀안아다오.

그가슴을가리개삼아남의눈물을숨기고

죽은듯이좀울어보게.//슬퍼할권리//노혜경

아침에이시를읽으며

마지막세구절괜찮네….했었는데

시조차하잘것없어진다.

이슬픔많은세상에짐지고가는자….

저절로첫번크리스마스찬송이되뇌어진다.

창밖은미세먼지로인해선지흐리고누렇다

먼지도소멸의증좌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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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nTheme-SomewhereMyLove

9 Comments

  1. 松軒

    2013년 12월 5일 at 12:45 오후

    카톡의편리함이때론
    잠잠하게있고싶은시간을흔들기도하긴하더군요…

    어째에…부음을카톡으로받으셨으니

    초상집에가선자기설음에운다고하는말이있잖아요.

    그러나
    가장을잃은슬픔을어찌할지…ㅠ.ㅠ…..   

  2. 士雄

    2013년 12월 5일 at 3:56 오후

    누구나한번은가는길이지만가는자나보내는자나
    언제나어색하고슬프고고통스럽습니다…   

  3. 말그미

    2013년 12월 5일 at 4:35 오후

    카톡이별노릇도다합니다.요즘.
    아직카톡으로부음은안받아봤어요.

    친구오빠의부음도마음무겁지요?
    늘그소식은어둡고무겁고슬퍼서요.   

  4. 푸나무

    2013년 12월 6일 at 2:47 오후

    오늘도여전히겨울햇살은내리비치고
    한강물은은빛으로반짝이고
    바람은여기저기넘나들고
    신혼여행차는풍선매달고지나가고
    전철은….한강다리위를무심하게지나가더군요.

    나죽은뒤에도그러하리….
    죽음에서배웁니다.
       

  5. 푸나무

    2013년 12월 6일 at 2:48 오후

    무엇인가를
    경험한다하여
    안다하여
    쉬운일은별로없는것같습니다.   

  6. 푸나무

    2013년 12월 6일 at 2:50 오후

    카톡안에도세상이가득하죠.
    기쁨
    슬픔
    미움…흉.,,,,아픔등….
    즐겁기두하구요.   

  7. 김성희

    2013년 12월 9일 at 8:26 오전

    2주전,문상을갔던그녀의,,핸폰으로
    처000부고..로시작되는
    문자를보냈어요,,
    믿기지가않아한참을보고,다시보고
    지난7월에만나웃고이야기했던이,,,

    ‘내일일을자랑하지마라,하루동안에무슨일이날는지
    네가알수없음이니라’
    잠언27장을
    가만히되뇌이며,,빗속을돌아왔었죠,,

    지난주는연사흘수원외근을다녀오니일주일이훅(?)가던데요?..
    오늘은Rainyday&Monday,,,^^**
    푸,푸,푸,……….ㅎㅎ   

  8. 2013년 12월 12일 at 5:26 오후

    카톡안합니다.
    페이스북도안합니다.
    블로그도잘안합니다.
    저는이러다가부고도혼자못받고살겠어요ㅎㅎ
    자발적왕따인생..뭐그것도그리나쁘지는않습니다.오히려덜고독하거든요ㅎㅎ   

  9. 푸나무

    2013년 12월 13일 at 4:30 오전

    밥님…
    올만이시다.
    자발적왕따….
    난소심해서전부는말고….
    어느그룹에서는그러고싶을때가있다우,
    고독하거나외로우면
    조금인생에정진이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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