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발리스의 조피 체험

연기하면서자연스레짓는눈물도있긴하지만

여전히눈물은사람의가장깊은곳에서흘러나는

근원의소산물(물이다)이라고해도

그다지틀린말은아닐것이다.

사람들과만나면

이제지난이야기를주로많이하게된다.

얼마전오랜만에만난옛친구가

엄마장례식이야기를해준다.

내내엄마를모시고살다가돌아가실려고하니

큰올케가자기집으로모시고오라고강권했다는것,

세살짜리아이도알수있는그행동에대해비분강개했던가.

귀찮아서모시지않았다면,

타인들의시선부모도모시지않아딸네집에서사시다가돌아가셨다…..

도리를지키지못했다는시선정도는감수해야마땅한데

도리는안하면서괜찮아보이려는….위선?아니,

나는위선과위악에너그러운편이라….

그런행동에위선을얹어주고싶지는않다.

위선과위악은어쩔수없는약함때문에비롯된일이많지만

교활함표리부동까지위선과버무리고싶지는않아.

그래저래장례식을치루고식구들이모두식사를하러갔다고한다.

근데그들모두어느누구도서운함이나슬픔이없이

아주좋은일잘치렀다는듯홀가분함만가득하더라고….

문득눈물이터져나오기시작하는데

그래서방을빠져나와귀퉁이에서울기를시작했는데

도무지그쳐지지않더라는것,

,나도그랬어야,

울아부지임종하실때의사가돌아가실거라고준비하라고하는데

흐르기시작한눈물하마두시간정도식구들병원으로오고

목사님임종예배하러오시고….예배드리는데그쳐지질않더라야.

혹시말이야….

사람들에게는어느누구를위한….

특히사랑하는사람을위한어느만큼의눈물이미리예비되어있을까,

그래서그양이어느순간솟아나는것일까,

그아이엄마는마지막임종시딸이름을내내불렀다고한다.

큰오빠네엄마를모시고가서일주일동안곁에잇다가

잡안일도궁금하고성당에서해야할일도있어서

화요일내려와수요일일보고목요일올라가려고했는데

수요일아침에엄마가찾는다고..

그즉시고속버스를타고올라오는데서울진입할때쯤

돌아가셨다는문자가왔다고….

그러니까울아부지처럼의식없는상태에서돌아가시는것과는달리

의식이있으면서숨을그칠때부르는이름…..

가장애달픈이름이겠구나

어젠지인들과송년모임

사랑은..연애는

차암이나이들어서도여전히흥미로운분야이긴하다.

과거의기억이바뀌었더라면….

가령못했던일에대한아쉬움이큰일

혹시그때행했더라면

지금그일에대한기억은만족스러울까….

가령스쳐지나간연애랄지

깊게다다르지못한사랑등

다들기억이풍성할것이다!쪽이었지만

나는속으로

비어서….

지금더애달픈게아닌가.

만약그때그연애가혹은해프닝이

지금하고싶은대로채워졌더라면

애달픔이없는상태가.그.기억이그리오래갈까….

가난한기억이기때문에

오히려사골국물처럼은근히우려먹는게아닌가.

국립현대미술관을둘러보고저녁먹고커피마시는

을하고집에돌아올때

지하철에서내려

마을버스를타려고기다리는데

나뭇가지사이로하늘이보였다.

블루

맑고청랑한어두운블루,

이브클라인의블루..

영적이고신비로움을추구한장미십자회원이기도한

그가바라본블루가기억났다.

어두운밤하늘.

블루는무한하고신이지배하는공허라고했는데..

추위는..

차가움은.

곁을..그무엇이든배제한다.

혼자그래서온전하다.

인류의시작점이카오스였듯이

공허는

모든것을수용하는담는거대한그릇,

겨울하늘

오늘바라본현대미술관의그숱한현대미술들

설명이아니면도무지이해하기어렵던

크고무겁게그리고

색다르게

미술이라기보다는

아무도만들수없는혹은흉내낼수없는물질들의전시장

그리고그들의보조기사과학들

현대미술의가장큰장점인

생각하게하는힘

이제그힘은새로운사조가되어

작가들은그힘의노예가되어있는듯했다.

사유는강해지고더욱강해져

위압을넘어제압하며명령했다

나는그들을이해하려는이해해아먄한다는생각의

또다른노예가되어가고…..

우위를점하고자하는작가들의자극적인의도,

작가의의도를풀이해놓은공식…..

을외우게하는수학터가되었나

자연스러운느낌같은것저기다버리고오렴.

하여

부여받은혹은하사받은ㅎ

작품들에대한느낌들

연약한(?)나는무서웠다..

보라.

저어두운겨울하늘

그냥무람없니다가오는

홀리는

길게호흡하게하는

그어떤작품보다더완벽한작품이아닌가..

그렇게하늘을바라보다

버스를탔다.

버스는달리고스쳐지나가는사물들…..

쓸쓸하면서도로맨틱했다.

저리사라지리라….

모든것이….

조피체험.

이렇게지금무담시사라져가는것들….

다아노발리스의조피가아닌가

죽음으로

그의시에빛과색을명료하게표현하게하던

낭만의극치인시를쓰게했던

죽음의소녀…조피

단테의베아트리체

신곡을쓰지못하고

시를쓰지못한다할지라도

절체절명의지금이시간….이

내겐조피가아닌가.

저윗사진은현대미술관의움직이는정원…

감정교류관계성의확장

기억과경험을공유하는…

>Prelude-RichardAbel

2 Comments

  1. J cash

    2013년 12월 21일 at 1:57 오전

    음..무식해서노발리스의조피를찾아보니
    죽음을신앞에서누리게될더높은삶으로들어가는문…
    자신이죽으면
    연인조피와전우주가신비하고애정어린합일을이룰것을기대했다고
    써있군….요

    진작에알았으면
    저의글마크로스코의자살의이유로
    써먹을것을….

    ‘전우주와합일하며
    신앞에누리게될더높은삶으로들어가기위하여’
    마크로스코는죽음을택했다…하하
    그럴듯하지요…?
       

  2. Lisa♡

    2013년 12월 21일 at 2:25 오전

    꽃한송이뽑아보셨나요?

    요즘글너무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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