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인을 기다리며
BY 푸나무 ON 6. 17, 2014
야만인을기다리며
저자
존쿳시(JohnMaxwellCoetzee)
출판사
들녘(2003년09월05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문화라는단어는문명과이웃사촌쯤될것이다.
당신은문명인인가요?라고묻는다면조금뜨악할지모르지만
당신은문화를사랑하는세련된문화인이세요
라고한다면아마미소를지을것이다.
그렇다면그반대의의미가풍부한야만인은어떤가….
당신은미개한..야만인같아요.라고한다면
설령절친이하는농담이라도집에돌아가당신은
침대위에서잠이들기전
아니잠을몰아내면서까지생각할것이다.
진심이야?아니정말나를미개한야만인으로생각하는거야?
문화는좋고야만은나쁘다는
매우단순한가치관에우리는젖어있기때문이다.
호텔로비에세련되게꽃꽂이된꽃은멋진작품으로여기면서
그보다몇배나정교하고섬세한들판의풀꽃들은
보지도않거나무시해버리는경우와흡사한이치다.
식물편에서서본다면
아니그냥자연스러운생각만으로도
어느것이더야만적인가
당연히생명을잘라내고옮겨서집약하여혹은무엇과같이섞어
새로운물체를만들어내는꽃꽂이가한량없이야만스러운일일것이다.
당연히소박하고단순한생김새의그것도아주작은하찮은풀꽃은
그나름대로섬세한문화일것이고.
존쿳시는
투명한문체로…
사실그의문장은그리어렵지않다.
그러나그쉬운문장으로그는
치밀하게사람의속내를짚어간다.
그는우리가생각하는모든것들에대해
마치실력있는권투선수가현란한잽을구사하듯이
축구선수가축구공을밀가루반죽처럼가지고놀듯이
종횡무진우리의내면을요리조리늘이며뒤집으며헤집는다.
그리고결국그는무성하고자욱한
회의라는무진의안개속에우리를데려다놓고야만다.
야만인을기다리며….
도그렇다.
사실눈이밝은독자라면
글속의제국주의자들이말하는야만인이야만인이아니라
풀꽃같은사람들을ㅡ
문명화되지못한,혹은
자신들이더힘센문명을지녔다는이유만으로ㅡ
야만인취급을하는사람들이오히려야만인이라는것을금방간파하게된다.
사소한깨달음하나가비밀의정원으로향하는키일수있다.
이책을읽으면서내내
나는새로운야만에대해생각하게되었다.
우리가문화라고여기는것들속에잠재된야만
권력이라는폭력속에거하는야만
사랑속에탐욕속에
혹은자신의직분에충실한것조차
얼마나거대한야만적인폭력을지니고있는가를
성찰하게한다.
시간적공간적배경이불분명한변방의한도시를다스리는치안판사는
평범한배불뚝이소시민이다.
그러나그는야만인것과야만이아닌것을구별할줄은알았다.
그들도사람이라는의식이그에게는있었다.
풀꽃도꽃이라는인식처럼,
체제에순응하는수많은사람들은자신들과의삶의양태가다르다하여
원주민들을거침없이야만으로여긴다.
야만은
어쩌면다름에기인되어있을것이다.
제국의질서는단순한사람들에의해서지속되는데그들은
그들이무서워서‘숨으려’했기때문에잡혀온다
진실은더하다.
그의진실은물리적인힘이가해지면…
처음에는거짓말을하나나중에는결국진실을말하게되어있다는,
그것이진실을알아내는방법이라는….
고문에의한토로가진실이라는….
정말징그럽고징그러운야만에대한성찰을하게된다.
독특한상황과그상황에의한미묘한표현의색다른사랑….도
재미를더하고
초로의남자가지닌섹스에관한이야기도거침없다.
비애를동반하는욕망,
왜그욕망은다른어느것들보다우선해야하는지,
혹시그것은나에게빌붙어사는우둔한동물아닌지
네가나대신개나고양이한테뿌리를박고산다고달라질게뭐겠냐…..
그는사냥을나가서아주듬직한영양을만나다.
영양에게총을겨누는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