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인을 기다리며

야만인을기다리며 저자 존쿳시(JohnMaxwellCoetzee) 출판사 들녘(2003년09월05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문화라는단어는문명과이웃사촌쯤될것이다.

당신은문명인인가요?라고묻는다면조금뜨악할지모르지만

당신은문화를사랑하는세련된문화인이세요

라고한다면아마미소를지을것이다.

그렇다면그반대의의미가풍부한야만인은어떤가….

당신은미개한..야만인같아요.라고한다면

설령절친이하는농담이라도집에돌아가당신은

침대위에서잠이들기전

아니잠을몰아내면서까지생각할것이다.

진심이야?아니정말나를미개한야만인으로생각하는거야?

문화는좋고야만은나쁘다는

매우단순한가치관에우리는젖어있기때문이다.

호텔로비에세련되게꽃꽂이된꽃은멋진작품으로여기면서

그보다몇배나정교하고섬세한들판의풀꽃들은

보지도않거나무시해버리는경우와흡사한이치다.

식물편에서서본다면

아니그냥자연스러운생각만으로도

어느것이더야만적인가

당연히생명을잘라내고옮겨서집약하여혹은무엇과같이섞어

새로운물체를만들어내는꽃꽂이가한량없이야만스러운일일것이다.

당연히소박하고단순한생김새의그것도아주작은하찮은풀꽃은

그나름대로섬세한문화일것이고.

존쿳시는

투명한문체로

사실그의문장은그리어렵지않다.

그러나그쉬운문장으로그는

치밀하게사람의속내를짚어간다.

그는우리가생각하는모든것들에대해

마치실력있는권투선수가현란한잽을구사하듯이

축구선수가축구공을밀가루반죽처럼가지고놀듯이

종횡무진우리의내면을요리조리늘이며뒤집으며헤집는다.

그리고결국그는무성하고자욱한

회의라는무진의안개속에우리를데려다놓고야만다.

야만인을기다리며….

도그렇다.

사실눈이밝은독자라면

글속의제국주의자들이말하는야만인이야만인이아니라

풀꽃같은사람들을

문명화되지못한,혹은

자신들이더힘센문명을지녔다는이유만으로

야만인취급을하는사람들이오히려야만인이라는것을금방간파하게된다.

사소한깨달음하나가비밀의정원으로향하는키일수있다.

이책을읽으면서내내

나는새로운야만에대해생각하게되었다.

우리가문화라고여기는것들속에잠재된야만

권력이라는폭력속에거하는야만

사랑속에탐욕속에

혹은자신의직분에충실한것조차

얼마나거대한야만적인폭력을지니고있는가를

성찰하게한다.

시간적공간적배경이불분명한변방의한도시를다스리는치안판사는

평범한배불뚝이소시민이다.

그러나그는야만인것과야만이아닌것을구별할줄은알았다.

그들도사람이라는의식이그에게는있었다.

풀꽃도꽃이라는인식처럼,

체제에순응하는수많은사람들은자신들과의삶의양태가다르다하여

원주민들을거침없이야만으로여긴다.

야만은

어쩌면다름에기인되어있을것이다.

제국의질서는단순한사람들에의해서지속되는데그들은

그들이무서워서숨으려했기때문에잡혀온다

진실은더하다.

그의진실은물리적인힘이가해지면

처음에는거짓말을하나나중에는결국진실을말하게되어있다는,

그것이진실을알아내는방법이라는….

고문에의한토로가진실이라는….

정말징그럽고징그러운야만에대한성찰을하게된다.

독특한상황과그상황에의한미묘한표현의색다른사랑….

재미를더하고

초로의남자가지닌섹스에관한이야기도거침없다.

비애를동반하는욕망,

왜그욕망은다른어느것들보다우선해야하는지,

혹시그것은나에게빌붙어사는우둔한동물아닌지

네가나대신개나고양이한테뿌리를박고산다고달라질게뭐겠냐…..

그는사냥을나가서아주듬직한영양을만나다.

영양에게총을겨누는순간……

서로를응시하게되는데

그순간의묘사는존재에대한,

야만에대한이야기로이어지는데

탁월하다.

어째서모든거리와광장이그렇게도빨리텅비어지는가?

그리고모든사람들이그렇게도깊은생각에잠겨다시집으로향하는가?

저녁이되었어도야만인들이오지않았기때문이다.

일부사람들이변경에서돌아왔다.

그들은더이상야만인들이없다고말했다.

야만인들이없다면이제우리는어떻게될것인가?

그사람들은일종의해결책이었다.-

콘스탄틴카바피의시

야만인을기다리며”(WaitingfortheBarbarians)에서

따온제목이라고한다.

노벨문학상을받은

부커상을두번이나수상한

지적인힘과균형수학언어학문학컴퓨터를전공한

역사성윤리성정치성문학성을모두갖춘

존쿳시는1940년생

아프리카출신이다.

동물로산다는것,

야만인을기다리며….

를읽었다

추락도빌려다놓았다.

읽어야지.

그리고결국

오늘밤11시35분추락을다읽었다.

6 Comments

  1. Hansa

    2014년 6월 18일 at 12:41 오전

    쿳시(Coetze),이름이강렬해요..
    남아프리카보어인계통일까요?

       

  2. 푸나무

    2014년 6월 18일 at 2:05 오전

    북한산가려고차비하다가
    아무래도남의집에서
    한사님댓글이홀로오랜시간
    좌정해있을것같아로긴했습니다.
    여럿은괜찮은데말이죠.ㅎㅎ
    쿳시
    처음에는쿳체라고번역도햇더군요.
    2003년인가노벨상을탄분인데
    아들래미마지막학기에읽어야할글이라고
    책상에놓여있길레
    농물로산다는것…
    뒤적거리다가반했습니다.
    재미도있고
    문학성도있고
    인생도있고그모든것을조화롭게이끌어내는
    정말탁월한작가더군요.
    어찌해서아직까지몰랐다는말인가…
    아하,읽으면서탄식햇다니까요
    .
    하긴인생도처유상수이니요.ㅎ

    보어인은모르겠습니다.
       

  3. trio

    2014년 6월 18일 at 1:14 오후

    독서많이하시는푸나무님…존경스러워요.
    푸나무님도탁월한작가신데요.
       

  4. 騎士

    2014년 6월 18일 at 9:41 오후

    문명과야만
    그건정하기나름입니다
    나누기나름입니다
    영화이퀼리부리움에서3차대전이끝난후생존한인류로세워진나라가
    리브리아입니다
    그나라에서는인간의감정이전쟁을이르키고모든범죄를이르킨다고단정하고
    감정말살정책을씁니다
    전국민이감정이사라지는프로지움이란약을의무적으로복용해야합니다
    그래서무감정의상태로있어야처벌받지않습니다
    감정을유발하는어느도구도소리도영상도냄새도느낌도철저하게금지돼있습니다
    그나라에서는감정이없는것이문명입니다
    그래서그나라는범죄도없고완전한평화를이룹니다
    피도눈물도없는철저한집행자들
    감정이유발된사람은즉석에서총살하는잔인한집행자들…
    거울을소지해도사형,그림을소지해도사형,음반을소지해도사형,
    시집을소지해도사형,향수를소지해도사형,색이있는옷을입어도사형,
    그러나집행자중에주인공의친구가감정유발억제약물인프로지움의복용을거부하고
    예이츠의시집을읽으며집행자의총에맞아서죽습니다
    주인공은집행자들중에가장뛰어난무술을갖은집행자중에엘리트입니다
    그나라에서는야만인이감정을가지고사랑하고예술을줄기는자들입니다
    문명인들은감정이철저하게배제된사람들입니다
    주인고집행자는감정을갖은반란군들을수색하다가
    반란군의지하실밀실에서음반하나를발견합니다
    그것이무엇인가호기심에서음반을전축에올려놓고틀어봅니다
    거기서는베토벤의합창교향곡이흘러나옵니다
    주인공은그순간들고있던컵을떨어트립니다
    이것이무슨소리인가?
    생전처음듣는소리인데왜가슴을이토록터지게만드나?
    그는문명에서야만의세계로들어온것입니다
    이것이야만의세계라면나는야만인이되겠다
    그는독재로나라를무감정의통치로다스리는지도자를
    출중한무술로살해하고혁명을이르켜서세계를바꿉니다
    그들이말하는문명의세계를그들이말하는야만의세계로바꾼것입니다
    야만과문명의차이는동전의양면이라고생각합니다
    피카소그림감상할줄알고프루스트의소설을읽고이해한다고문명인인가?
    그럼새소리를이해하고아프리카미개인들이주렁주렁단장식이말하는의미를
    아는것은야만인가?
    잘꽃아놓은꽃꽃이의아름다움에감탄하면문명인이고
    산에핀보잘것없는조그만산꽃의깊은아름다움을이해하면야만인인가?
    아프리카주술사의중얼거리는주문을이해하면야만인이고
    예이츠의시를즐겨야문명인인가?
    모든것은동전의양면아닌가합니다
    우리가문명의세계에산다고으쓱대지만에
    우리가모르는다른세계도있을거라고믿습니다
    그리고존경해야한다고생각합니다   

  5. 푸나무

    2014년 6월 18일 at 10:21 오후

    트리오님
    여행은독서와비견할수없는독서지요.
    체감되는체휼되는독서가여행아닌가요.
    아마제가하루에책한권을읽는다면
    트리오님은여행중독서가
    하마백여권은되지않을가요?
    거기다음악까지합치면
    기하급수…ㅎ   

  6. 푸나무

    2014년 6월 18일 at 10:39 오후

    제댓글에대한지론하나가
    일단댓글쓰신분보다무조건더길게쓴다……
    내용이야언감생심
    그저길이말이지요.

    그런데지금기사님…
    아마도일필휘지….글길이가…
    음졌습니다.
    손듭니다.그것도한손이아니라두손다요.

    쿳시는
    아마도우리와전혀다른각도로야만을보는듯합니다.
    지금기사님께서
    예이츠와
    주술사의비교를드셨는데
    오대단~~~~
    맞아요.
    쿳시도야만은야만이아니라
    오히려그야만속에깃들어있는
    순수함,소박함,이
    어떤세련된문명보다더문화라는이야길한거에요.

    기다리며도그대상이좀다르죠.

    실제제국주의자들은
    야만인들을없애?버리기위하여
    핵무기나살상무기같은야만을기다린다는거에요.
    도전이나응전을요.
    그러나쿳시가
    혹은주인공이기다리는야만은
    제국주의자나현대인들이지니지못한
    잃어버린순수에대한갈망같은거에요.

    근데중요한거은
    이런글을읽으며
    느끼고감동하죠;
    나도이래야지….
    문화적인야만같은것은버리고
    원시의순수….그야만을향해가자…..
    갈수가있을까요?
    그러다가혼잣말하죠;
    그래이해하시겠지
    그분께서도
    나의연약함과나의한계를나보다더잘아시는분이니…
    하기도하고

    안다는것과모른다는것차이는결국행위에있는데
    니가안다하여
    암것도아니지않니,
    괴리감들고
    회의에빠지기도하죠.

    아참그이야기안썼는데요.
    예인이와형원이에게뽀뽀하려고
    이잘닦고온다는
    할베할메들,
    근데왜이를닦아요볼을잘씻고와야지요.
    설마…
    아마예인이엄마엄청싫을걸요
    입술에뽀뽀하면….

    예인이엄마에게
    할베할메들
    무지야만적으로보일거예요.ㅎㅎ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