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의 나미나라(남이섬)

남이섬가는길.

창밖으로단풍들이스쳐지나갔다.

마지막가을소풍이리…..

왠지운전하는지인의표정이저물어가는낙엽처럼보였다.

내가운전을할걸그랬나….

커피한잔하구갑시다.’

청평어디쯤이었다.

카페에들어가면강이보일거라고생각했는데아니었다.

강이보이길바랐다.

강가에서면강가집들은다아강이보일거라고….

생의우화같은어리석은생각을한것이다.

춘천의이웃이라선지혹은강이보여선지

언젠가이른새벽춘천강가에서보았던

안개가성큼거리며걸어다니던새벽풍경이기억났다.

낯선곳이었고추웠고곁에아무도없었고

아마어디선가잠을자다가이른새벽혼자잠을깨서성였을것이다.

굵은안개덩어리가

강물위에서여기저기움직이는데여지없이다리가길고몸이커다란남자의걸음걸이였다.

쉬볼수없는풍경이긴하지만

왜틈만나면그풍경은과거속에서자주현실로출몰하는가..

그러고보면

사람의기억은풍경채집소인지도모른다.

그것도지극히소소한,

규서를낳고병상침대에누워있을떼

이제생각하면참으로빛나는청춘인스물아홈….어린아이아닌가….

이월하순이었는데

무한정함박눈이내렸는데….

그함박눈은땅에닿기도전에사라져버리곤했는데

그함박눈이주던쓸쓸함이

내겐아이를낳는고통보다더환하게자리하고있는것이다.

자신의경험으로이루어지는게생의철학이라면

나는내의도와는전혀상관없이저장되어있는풍경

그것도지극히소소한….

그리하여나는

삶이란지극히소소한풍경이라는결론을내릴것이다.

철학이삶의전반적인방향에부응하는게아니라는전제가붙긴하겠지만,

하여간강이보이지않았어도

아침인데우르르들어간그커피집이

강이보이지않아요.하며나올수있는뱃장은없다.

복불복이지

커피맛도,,,,,.

나는쥔장에게물었다.

수더분한아줌마….그래도나보다는훨더젊은이…..

커피맛있어요?

네에,아주맛있어요.

물어보나마나한이야기를주고받으며

그녀는커피를벌서한잔마셔따는내게

고구마라테를권했다.아주맛있다고

그래요?주세요.

고구마라테는제일늦게나왔다.

지인이시킨아메리카노…..를한모금마셨다.

향기가깊고다크쵸코렛입에문것처럼커피맛이느껴졌다.

괜찮네….

다들좋아졌다.운전을한지인도갑자기표정이밝아졌다.

커피한잔의위력이다.

그러게삶이란아주소소한거라니까….

그리고고구마라테….달콤한고구마스프..우유가약간들어간..

단맛이은근해서천박하지않았다.

그리고사각진유리창….안에시가적어져있었다.

약간비스듬하게하얀글씨로그래서유심히보지않으면

그저스쳐지나가쉬운시

이시누가쓴거예요?

미안한추론이지만

그쥔장은아마도이시를차분하게읽어보지않았을것같다.

그것우리딸이다쓴거예요.

시두요?

그럼요.

아시인인가봐요….

집에와검색해보니김승희시다.

눈먼손으로

나는삶을만져보았네

그건가시투성이였어

가시투성이의삶을만지며

나는미소지었지

이토록가시가많으니

곧장미꽃이피겠구나//김승희장미와가시

만추의남이섬은인산인해였다.

낙엽이사람의발길에의해바스라져서흙처럼되어가고있었다.

섬으로데려다주는배는

배라기보다는

약간돈….정신이나간여자가누군가버린…..

기이한옷을입고꽃을꽃은형국처럼보였다.

무미건조한잔물결

찰랑이는무심한강물

나뭇잎여기저기띄운채그저흐르는강물에비하면

배는참으로오불관언이었다.

걷다가누군가형님하며내팔을붙잡았다.

세상에이모며느리사촌동생의아내였다.

아니자네가..네친구들하고왔어요.우리형님이야…..

형님우리이렇게올만에만났는데사진이라도한장….

사진을찍고안부를주고받다가헤어지고금방카톡으로사진을보내오고

세상에배를타려다가다시만났다.그수많은사람들틈에서….

이야,우리정말인연이다…..

정말소소한인연아닌가

사진을찍는일역시

기억이라는저장소에풍경을담는것.

거기에자신을우겨넣는것,

어젯밤폰에저장된이미지를컴으로옮기며

그붉고노란단풍을보니

이게실첸가….

오늘밤차가운바람에무수히나뭇잎은져내릴것이고

이풍경은이미이풍경이아닐텐데,

설령그풍경이란들……

컴속의실체없는이미지앞에서

몇시간전의풍경이오히려아스라해지며……

희미하게

생의오한이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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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1. 벤조

    2014년 11월 4일 at 10:46 오후

    그동안빨간단풍을그리워해왔는데(우리동네는대부분노랑)
    어머,너무빨개요!
    나,바보인가봐,겁나요.ㅎㅎ

    그래서,
    김승희시인이저찻집딸인가요?
       

  2. Anne

    2014년 11월 4일 at 11:18 오후

    ‘만추’…맞네요.
    이제가을에
    아주깊이들어왔고
    조만간작별인사를할거같네요.   

  3. 데레사

    2014년 11월 4일 at 11:36 오후

    우와!올가을단풍이사진중제일이뻐요.
    노란색은행도예쁘지만역시빨간단풍이최고이네요.   

  4. mutter

    2014년 11월 5일 at 3:16 오전

    우와!
    남이섬이불타네요.
    남이섬생각은하지도못했는데..
    글좋아요   

  5. 산성

    2014년 11월 5일 at 8:05 오전

    저도앞엣분들처럼우와~하게되네요.
    정말가을빛이아름답습니다.
    남이섬가본지도오래되어지금바로이런풍경이구나…합니다.
    인산인해…로보이지않고
    드문드문사람들모습있어더욱아름다운

    징하게아름다운가을!

       

  6. 푸나무

    2014년 11월 7일 at 10:29 오전

    벤조님
    넘빨개서요?
    ㅋㅋ네노란단풍만보다가좀강렬하실수있죠.
    근데저두은근노란잎그것도은행나무보다느티나무노란잎
    그리고그보다튤립나무노란색…좋다고여기는데
    저빨간단풍들….여전히이브던데요.
    아마실제로보시면
    보기에좋도다하실거예요.ㅎㅎ
    시인일리가ㅇ벗죠.
    김승희시인은카페쥔장보다
    저보다더나이가많으니까요.ㅎㅎ   

  7. 푸나무

    2014년 11월 7일 at 10:34 오전

    앤님오늘이입도이라구요.
    이제겨울이죠/어제정말올만에북한산백운대를올라가면서
    세상에그시들은단풍뒷모습을
    아니지난시월에나뭐한거지?>
    이단풍보지도못한채/….
    다리도아팟지만가습도아프면서내려왔답니다.
    북한산엔아주붉은당단풍나무가많거든요.
       

  8. 푸나무

    2014년 11월 7일 at 10:35 오전

    무터님글좋아요,
    단순한멘트가저두좋습니다.ㅎㅎ
    남이섬나미나라…이렇게써붙여있구요.
    중국사람일본사람많구요.
    한적만하다면참좋겟다싶었어요.
    겨울
    눈많이오는날가서걷고싶더군요.   

  9. 푸나무

    2014년 11월 7일 at 10:35 오전

    데레사님
    정말올단풍은유별나게곱더군요.노란것은노란것대로
    빨간것은빨간것대로
    내일아이들도서관가는길노오란은행나뭇잎
    얼마나뒹글고있을까요?
    가을사라지는소리가들릴법한시간입니다.   

  10. 푸나무

    2014년 11월 7일 at 10:37 오전

    산성님인산인해는핸드폰들이밀지도ㅇ낳구요.
    그런데도저렇게어쩔수없이등장을한다니까요.
    배탈때내릴때인산인해여요.
    남이섬하면좀촌스럽죠?
    ㅋㅋ
    전그렇던데요.
    하여간그냥세시간가량천천히걷다가
    여기저기기웃거리고다시배타고나왔어요.
    가을하루소풍으로는좋더군요.
    가을단풍창덕궁…쥐긴다고햇는데
    다음주시간나면핑가볼려구요.
    같이갈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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