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小考

김장을했어요.

김장…침장보다는김치를장만하다…가맞을듯해요.

김치를침채…에서어원을찾지민

원래우리말인디히…지히..지에서기인했다고도하거든요..

김치냉장고의출현으로이제김장은겨울농사에서일년농사로

급이달라졌어요.

아주월등하게요.

한철농사에서일년짜리로존재가치상승이라고나할까요.

김장하던날도김치냉장고에서꺼낸묵은지를먹었는데

여전히깊고은근한,아삭거리는식감에개미까지더한

이세상단하나의맛이었죠.

그래서불끈속으로다짐하기도했어요.ㅎ

이번에도일년농사를잘지어야겠다!!!!

사실올해김장은좀걱정이되었어요.

언제나멸치액젓은엄마가담아주신걸로먹다가

김치의깊은맛은결국젓갈에서달라지거든요.

청결도도중요하구요.

작년재작년에는언니가담가주었는데

물론올해도언니장독에서는멸치액젓이맞춤하게익었을거예요.

올봄내몫까지담갔으니

그런데멸치액젓이익어가는동안언니는아팠고

아직도재활병원에서걷기연습을하고있으니

나먹자고주인도없는집에서된장젓갈을퍼올수는없잖아요.

그래서궁리를하다

백령도수협에서까나리액젓을주문했죠.

그리고김포대명포구에가서생새우와새우젓을샀구요.

우리동네는마른청각이보이지않아서

고모에게마른청각을부탁해서사왔고…..

찹쌀죽을쑤었고

멸치와다시마양파그리고표고버섯을넣어육수도냈어요.

엄마가시심사심화분에서따모은마른고추가냉동실에서꽤많이있기에

그것들을물에불려멸치액젓을넣고미리갈아두었구요..

맵고완강한고추냄새와멸치액젓이섞이는냄새가

김장김치의맛을확돋아줄거라는필이오더군요.

그리고실제로그랬어요.ㅎ

설탕대신매실원액을듬뿍넣었고

잘먹지않는배즙도여러봉다리넣었구요.

우리집식구들은김치속을털어버리고배추만먹는데

그래서올해는무채를많이넣는경기도김치에서

전라도김치처럼속을바르는김치로방향을정했어요.

속낭비도덜하고….

무채대신무를사이에집어넣으면무의시원한맛도스며나오겠지요..

김치의간을내는종류만도

굵은청량소금에새우젓멸치액젓까나리액젓약간의조선간장까지들어갔으니

간을내기위해그모든맛들이섞이는거죠.

간을내는게김장에서는아주중요한데

이상하게이모든것들이섞어지면

한가지간….으로는할수없는

깊고그윽한맛이나죠.

마치사람과잘섞여사는사람에게부드러운기운이스며있듯이요.

편안한일상같은

빈집에서혼자듣는음악같은….

맑은무국같은…..

담박한맛도좋지만

이것저것넣고끓이는썩어찌게..구수하죠.

감칠맛나는시원함이라고나할까….

사람들과의만남이랄지

북적거리는시장통이주는새로운활기…가좋듯이요..

김장속을버무리다가

문득재료들….에들어간시간생각이나더군요..

고추모종이자라기시작하고

꽃이피고열매맺고익어가고

따고말리고

방앗간에서가루로부서지고

고추가루로존재하기위한그수많은시간들….

마늘은또어떤가요.

차가운봄을지내고순이자라고땅속에서마늘이달리기시작하고

뜨거운햇살아래서잎이노래지고

땅속에서마늘은토실하게여물어가죠…

아그러고보니마늘의단풍은….가을이아니네요.

파도갓도미나리도..

온통시간덩어리들이죠,

시간없이는절대될수없는존재들

도무지감이오지않는시간에대해.

셈되지않는셈을하며김장속을버무렸죠,.

김장은종합예술같은건가요.

시간의화합물이기도하겠죠.

김장속이간이맞는다고해서다된것은아니죠.

배추의절여진상태에따라서또많이달라져요.

배추를넣어서먹어볼때간이맞는다고해서다된것도아니구요.

바야흐로그곳에서도시간미래를측량해서추론해야만하죠.

겨울부터먹을것은그대로담아도되지만

내년봄여름에긴시간을두고먹을것은반드시웃소금을얹어주어야하죠.

그래야김치가시질않고오랜시간뒤에먹어도

지맛을내게되는거죠.(김치지제맛)

이감도즉소금을치는감도가내년여름의김치맛을좌우할거예요.

그렇게끝나는가하면그게또다가아니죠.

내손을떠난김치맛은

하늘의맛….

즉숙성이라는

독특한시간을거쳐야만해요.

그누구도침범할수없는오직김치만의세상.

김치의세상에서

김치가오롯하게이루어내는과정인

숙성

어쩌면김치의맛중가장중요한핵일지도몰라요.

최선을다하여연습하고또연습한뒤에무대에올라서지만

결국그연극의몫은관람자의것인것처럼

각본쓰고준비하고감독해서

연극처럼김치를만들어내지만

김치역시내힘을떠나있다는것…..

그러니결론이나결과에집착할일은아니라는생각이새삼들더군요.

그과정이선하고아름다우면

그결과가어찌된다하더라도

선하고아름다이여겨야하지않겠는가.

마치김장

자식같기도하죠…

떠나보내야하고

저스스로살아내야하고

하여

남는부모…

껍질은…..(껍질의강인한아름다움은숭고미죠.ㅎ).

슬프기도하고

무럭하기도하고…..

지극히대견해기쁘기도하구요..

소설도지나고

가을도지나가고

12월와서겨울도금방지나갈거예요.

12월은

좀더부드럽게…..

김장간처럼…여기저기더잘섞여볼까해요..

김장하셨어요?

18 Comments

  1. 八月花

    2014년 11월 24일 at 6:23 오전

    아니오.
    종합예술잘할줄도모르고ㅠㅠ

    푸나무님존경해야겠다는ㅡ
       

  2. Anne

    2014년 11월 24일 at 7:44 오전

    우린12월둘째주정도는되어야….
    근데
    이집글을읽으니김치담기가엄청무겁고진지??ㅎ   

  3. 2014년 11월 24일 at 8:39 오전

    김장이요?제김장은풀무원이랑종가집에서대신했어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4. 데레사

    2014년 11월 24일 at 11:10 오전

    종합예술끝내셨군요.
    저도어제총감무여덟단담궜어요.
    배추는딸이해서가져다주고대신총각무는제가좀
    넉넉히해서딸네도좀주고그러거든요.

    몸살나지마세요.   

  5. 참나무.

    2014년 11월 24일 at 1:04 오후

    저도예전부터무채는거의안넣고켜무우넣어왔는데요

    12월…부드럽게김장산처럼
    저도잘섞이는타입이아니어서…찔끔합니다…;;
       

  6. 김성희

    2014년 11월 25일 at 6:02 오전

    이번주말에김장할예정이에요,,
    나두이번에백령도에서까나리,목포에서액젖택배로,,,^^
    언니랑동생오는데,,
    수다떨며,,수육보쌈먹는재미도,,ㅎㅎ
    나이들어가니몸살날까걱정되기도합니다,,,^^*
    점점일하기가시러요,,,

    개미?올만에들어보네요,,
    그렇죠!!개미가있어야지…ㅎㅎ   

  7. 산성

    2014년 11월 25일 at 9:40 오전

    김장하시면서참많은생각을…
    김치가맛있게잘되면켜켜넣은무도
    시원하고맛있게익겠지…
    전단순하게그런생각이나…
    식구들모였을때이쁘고도맛있어야할텐데…^^
    추운겨울에베어물던시린섞박지.

    아직입니다.다음주쯤에나…

       

  8. 松軒

    2014년 11월 25일 at 12:47 오후

    저도김장했어요..

    작년에속을많이준비했다가혼나고
    작년생각해서이번에속을적게준비해
    막판에얼렁뚱땅김장이되어버렸다는..

    김장을혼자했나생각했더니만
    올해는푸나무님과같이김장했어요..같은날…..ㅋ

    김장이야깃꺼리도요리맛깔스럽다니….역시푸나무님….ㅋ   

  9. 푸나무

    2014년 11월 25일 at 3:13 오후

    팔월화님
    빈수레요란한거죠.
    글이란게꼭안그러려고해도
    쓰다보면화장이들어가나봐요.
    ㅋㅋ존경씩이나요?
    존경은냅두고우선커피한잔해야할텐데요.
    전시회에낸그림구경도하면서요.   

  10. 푸나무

    2014년 11월 25일 at 3:17 오후

    오친애하는밥님…
    올만이다요.
    그동안어디서무얼하셨소?
    여기저기돌아다니시면서날카롭고시니컬한
    댓글이없으니
    조블상태가조금어둡잖았소?
    귀환을환영하며…
    여전히그대의스케일에존경을보내는바이오
    종갓집풀무원…..ㅎㅎ
       

  11. 푸나무

    2014년 11월 25일 at 3:18 오후

    데레사님여덟단이나요?
    ㅎㅎ
    제가보기엔실속있는나누기하신듯합니다.
    총각김치가
    배추김치보다조금더쉬우니까요.
    저두내일은
    동치무사다가무김치좀담그려구요   

  12. 푸나무

    2014년 11월 25일 at 3:18 오후

    앤님꼭핵심을짚으시더라
    글쎄전매우가볍고경한사람인데
    그래서글을쓰다보면
    괜히무게가잡고싶나봐요.ㅋㅋ
    김장…그흔한것함면서요.
    소고는
    그래서작은생각이기도하고
    내생각을낮춰서….ㅎㅎ   

  13. 푸나무

    2014년 11월 25일 at 3:23 오후

    참나무님
    찔끔은요.
    제가찔끔해서쓴글인데요.
    조화를이야기햇는데
    그게그렇게쉽지는좀않아서요.
    제가생각하는조화로움과
    상대방이생각하는조화로움의차이도엄청나구요.하하
    12월이지척이니
    11월이가려하니
    괜히맘이스산합니다.

       

  14. 푸나무

    2014년 11월 25일 at 3:26 오후

    송헌님
    그렇다면우린김장동무?
    하하,
    그게좀그렇지요.
    속이어느때는너무많고어느때는작고
    적당한양르기억하려해도
    내년되면다시잊어버리구요.
    얼렁뚱땅김장맛궁금합니다.ㅎㅎ

       

  15. 푸나무

    2014년 11월 25일 at 3:26 오후

    성희님은여자형제들과정말즐겁게지내신것같아요,
    제친구하나도
    언니동생들과5명너무친하게잘지내다보니
    친구들생각이거의안난다며
    친구들을다아잘라내는경우도있더군요.
    하긴저두여자형제가좀더있었으면….
    생각두들긴해요.
    김장맛잇게하세요
    개미있게요/ㅎ

       

  16. 푸나무

    2014년 11월 25일 at 3:30 오후

    버럭산성님
    그버럭이산성님과매우안어울리고
    또그래서어울리시는것같기두해요.
    고요하시고
    차분하시고
    거기다버럭이라니말이지요.하하
    김장하실때가서도와드릴까요?
    아진짜?
    응진짜/….^^*

       

  17. mutter

    2014년 11월 26일 at 2:32 오후

    나도대명포구에서새우사왔는데.우리만난을지도.ㅋㅋ
    김치맛있겠는데요.
    적당히버무리는나와는차원이달라요.
    김치한포기한겨울에택배부탁!
    아니다.점심사줄게.만나서줘요   

  18. 푸나무

    2014년 11월 27일 at 1:21 오전

    아좋죠.
    어디서뵐까요?ㅎㅎ
    근데맛은제손을떠났어요.
    이제숙성이…
    김치가지혼자…
    아니다김치냉장고와함께만들어가는…..
    에달려있으니까요.
    일기타이핑하시노라힘드시겠어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