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선생이다 ㅡ 황현산

밤이선생이다 저자 황현산 출판사 난다(2013년06월25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어제11월마지막날밤은잠이오질않았다.꼭맞나..싶긴하지만이즈음가끔나는몸이정신의어떤부분을스스로확장시키는것아닌가생각이들기도한다.말하자면단순한시간이지만11월이가고12월이온다는그경계선을몸이알아채서잠들지못하는게아닌가라는상당히무속적인느낌이감지되더라는것이다.젊었을때는몸을아주경홀히여겼지만몸이정신보다삶에서우위를찾이할수도있다는생각에이제야동의를해가고있는데그러니젊고싱그러울때는몸을별로바라보지도않다가울퉁불퉁해지고여기저기잔주름가득해져서야소중하게여겨지니참으로지혜롭지못한사람이다.

낮에잃은것을,밤이여돌려다오.”괴테의파우스트를인용하며낮이이성의시간이라면밤은상상력의시간이다.낮이사회적자아의세계라면밤은창조적자아의시간이다.”황현산의책<밤이선생이다>를들고침대속으로들어간것이12시조금넘었었고그러니12.책을읽다보니눈이쓰려왔다.시계를보니145…..더읽다가는눈에안좋을듯하여책을덮었는데정신은더욱말똥거려지더라는것이다.2시가되고다시15분또5분이지나고250분이러다날새는것아니야….걱정스러웠는데그걱정속에서몸이지혼자혹가는십일월을아쉬워하는게아닌가,지혼자오는십이월을새삼스럽게인식하는게아닌가.하여그둘이부딪혀잠을앗아가는중인가라는미묘한생각이들더라는것이다.(이글을읽으신분들께서는바라건데나의이소심한….해석들을혹은느낌들을너무비루하게여기시지말기를하긴그리해도원래삶은비루한것이라고….까뮈?카프카?니체?하여간이세분중한분이그리말씀하셨으니나라고어디그부분을벗어날수있으랴)3시이후로는시간이기억나지않고다시눈을뜬것이420분이었다.그한시간반가량나는정말이지아무것도모른채어디론가다녀온것이다.그어디가어디일까?

함께읽고있는엄청두꺼운그의책<잘표현된불행>은시에대한그의평론..그는시읽기로여기는듯했지만….보다는<밤이선생이다>는접근하기쉬운것은사실이었다.그렇다고해서그의표현이녹녹하냐하면그것은아니다.그는시인이나소설가보다오히려더표현에대해서깊이사유하는사람처럼보였다.사유의근간이아주독특하거나그만이느끼는특별한것은절대아닌데마치현자들사람대하듯부드럽기조차한데….평이한어조의그표현들이정확하기를원하는천박한내기호와는달리마지막지점에서꼭,혹은거의,새벽는개가되어버리더라는것이다.가령사실은공허하게,움직일수없이거기있기에다른것이된다고말할수있는힘이야말로사실주의예술의뛰어난미덕이다(163).

마치보들레르시같지않는가.그러니전후좌우로….단순한공허가아닌그만의독특한공허를이해해야하고그공허는어찌해서넘어간다고해도움직일수없이거기있기에다른것이된다………는공감이나지각하기어려운어조는늪이될수박에없다.1974년거제의배에서찍은강운구의흑백사진을읽어가는그의해설의결론은깊은밤마치깊은산속에서길을잃은것처럼여기저기서헤매게한다.

그의글을읽으며그흐릿함속에서묘하게선명해지는것이있었다.달을가리키는손가락…..내가여전히손가락을보고있는사람이라는것,달은아득하고아름답고웅숭하지.무엇보다흐릿하지비밀스럽지,존재하나증명을거치지않는,현존하나만질수없는,모든시는혹은예술은그런아득함과흐릿함으로선명함이주는남루함과천박함을정화시키는것아닌가.그는아름다운대중가요의가사에감명되어이것은시다!….에동조한다.어쩌면시이상의것일지도모른다는것에도,

그러나어느시인이그런시를가지고시라고들고나서면문제는전혀다르다는것,결국시가되는말과시아닌말사이에는아주날카로운차이가있다는것(여기즈음서시를모든예술로혹은삶!으로치환시켜도그다지무리하지는않다)이미묘한차이속에문화적이상이있고고급문화에대한개념도거기에서출발한다는것,시인의재능,시인의긍지가인간의불행을껴안고감동을준다면,시적인대중가요도충분히그럴수있다는것,연속극도,그러나그것들은시를소비할뿐생산은아니라는것,

시는인간의감정을새로운깊이에서통찰한다는것이며(아내가그다지도사랑하며존경하며그리하고싶은,닮고싶은,눈처럼아름다운단어통찰이이렇게적소에사용되다니….)사물에대한새로운감수성을개척하는일이라는것,.통속과아취에대해혹은시적존재에대해이리도절묘한수를불러내다니,

그는11월도예찬한다.꽃피고우거졌던시기는오히려혼란하며음란한것아닌가.11월은세상을지탱하는곧은형식이남아있는시간.

그런11월이가고

12월첫날

눈이내렸다.

눈은바람속에서경쾌하게휘날렸다.

7 Comments

  1. 참나무.

    2014년 12월 1일 at 2:21 오후

    (책소개차례제목보니읽고싶네요저도…
    근데중간에오타발견’환현산’…고유명사어쩌남요..;;)

    차례:
    과거도착취당한다
    모자쓴사람은누구인가
    상상력또는비겁함
    소금과죽음
    군대문제
    몽유도원도관람기
    김지하선생을추억한다
    그세상의이름은무엇일까
    영어강의도사회문제다
    30만원으로사는사람
    김연아가대학생이되려면
    불문과에서는무얼하는가
    나는전쟁이무섭다
    산딸기있는곳에뱀이있다고
    마음이무거워져야할의무
    삼학도의비극
    기억과장소
    태백석탄박물관
    방법과치성
    또다시군대문제
    승리의서사
    체벌없는교실
    두국사선생
    죽은시인의사회
    [고향의봄]앞에서
    봄날은간다
    김기덕감독의한
    스위스은행의…
       

  2. 참나무.

    2014년 12월 1일 at 2:36 오후

    맥락과폭력
    금지곡
    역사는음악처럼흐른다
    덮어가리기와백사마을
    폭력에대한관심
    낙원의악마
    황금과돌
    시대의비천함
    영어강의와언어통제

    제2부
    전원일기
    강원도의힘
    겨울의개
    찌푸린얼굴들
    빈집

    제3부
    당신의사소한사정
    내이웃을끌어안는행복
    시가무슨소용인가
    장옥이각시의노래
    유행과사물의감수성
    익명성과사실성
    밑바닥진실마지막말
    윤리는기억이다
    사투리의정서
    먹는정성만드는정성
    자유로운정치엄숙한문화
    헌책방이있었다
    낮에잃은것을밤에되찾는다
    논술고사답안지를넘겨보며
    아버지의삶과자식의삶
    홍상수와교수들
    돌덩이의폭력
    한글과한자
    협객은날아가고벼는익는다
    11월예찬
    어디에나사람이있다
    이수열선생
    귀신들이야기
    산에는산새물에는물새

    사적시나리오
    바닥에깔려있는시간
    춘천의봄
    밀림의북소리
    어려운글쉬운글
    복잡한일
    은밀한시간
    두개의설날
    문학적인것들
    고향의잣대
    금지된시간의알레고리
    ….
    2,3부까지펼칩니다…올라갈까요?
       

  3. 푸나무

    2014년 12월 1일 at 2:36 오후

    성은고쳐야할듯해서ㅋ~고쳤습니다.
    ㅎㅎ검색의대가참나무님.
    그참나무님께서아직핸드폰문자에익숙하지않으시다는….
    기이한사실을아는이ㅋㅋ몇명안되죠?^^

    며칠전지인께서
    푸나무글이요즈음시시해졌다고…하시데요.
    푸나무스러운….글
    근데제글이란게…언제나
    여전히유치하게답을찾아가는과정이라
    가끔글을쓰다가
    니나이에이글맞니?해져요.
    그러면김장일지채송화엄마일지…
    찌질한이야기들을쓰게되는거지요.ㅋㅋ
    황선생은
    인생의답을적어도자신의방향을알고가시는분이더군요.

       

  4. J cash

    2014년 12월 1일 at 3:37 오후

    위에쓴
    참나무님의차례를쭉읽어내려오다보니
    마치
    ‘아름다운’에올리시는
    ‘발로쓴전시회’를보는것같군요
    정말열정적으로올리셔서
    저처럼게으른사람은
    따라읽기도벅차거든요~하하

    그리고
    누가푸..글이시시해졌다고했어요?
    그분도저와생각이같다면
    시시해졌다는것이아니고
    최근에…아주최근에
    푸나무스러워야할글들이
    푸나무스럽지않게꺼칠한느낌이있었다는말이었겠지요
    저는글을잘쓸줄모르지만
    ‘글맛’은잘느낀다고자부하는데..하하
    누군가그분도
    푸나무다운’글맛’을잊지못하나봅니다….   

  5. mutter

    2014년 12월 1일 at 8:27 오후

    아!그런거예요?푸나무님
    11월마지막날에는잠이오지않는거예요?
    11월달력을뜯어내며
    "아!이제한장남았네!’를몇번을외쳤을까요?

    푸나무님은하루먼저몸살을하는군요.
    저는그냥덤덤해요.가는구나오는구나.나도그길을따라가는구나
    그렇게시간이흘러요.
    당신은먼저가고조금후에내가갈것이고.그렇게.
    덤덤하게따라가리라.
    그래도곧곧하게허리를세우고
    당당하게걸어가리라.   

  6. 푸나무

    2014년 12월 2일 at 3:48 오후

    제이님과저두비슷
    저참나무님따라가려면
    헉헉해야해요,
    그래도사실따라가지도못하지만요.ㅎ

    아그러니까지금제이님께서도
    제글이시시아니맛이갔다고여기셨구나.
    클났다.
    그렇다면이게점점중지가되어가는데…ㅎ

    근데변명한마디하자면요.

    감정을
    표현을
    간결단순하게하려구해요.

    사람은고급하지않더라도
    고급스러운척이나좀해보려구요.ㅋ~

    고급=담박
    이렇게요.
    그게매우잘안되긴하지만요.

       

  7. 푸나무

    2014년 12월 2일 at 3:50 오후

    무터님
    그러니그렇게그런가…한다는거지요..뭐ㅎㅎ
    몸살은아니구요.
    하두잠이안오니
    내정신보다이젠몸이더?
    해보는거지요.

    가는구나오는구나.나도그길을따라가는구나
    그렇게시간이흘러요.
    당신은먼저가고조금후에내가갈것이고.그렇게.
    덤덤하게따라가리라.
    그래도곧곧하게허리를세우고
    당당하게걸어가리라

    허리세우신다는말씀
    멋져요,
    저두그럴거예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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