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욱진의 나무는 나무가 아니다 ㅡ 장욱진 미술관

나무라고하기에는너무가볍고

나무라고하기에는너무크다

집을품고있는나무이며

산보다더큰나무이며

무엇보다그의나무는땅에심어져있지않다.

공간에서호흡하는나무이며

금방이라도날개짓을하며솟아오를것같은나무다.

그의나무는누워있기도하고

길게기울어져마치세상을품에안고잠든것처럼도보인다.

거대한집처럼보이는나무.

사람이사는집

새가깃들어서노래하고

강아지의쉼터가되는나무.

나무의품은너르다.

도대체장욱진나무의품은얼마나넓은것일까.

어느나무는하도거대해숲과산을품고있기도한다.

(나무가…?.)

세상에,

그품아래달과해가깃들기도한다.

그는나무를아주간결한선과색채만으로그려낸다.

생명이면됐지무슨수사가필요하니.

수사많은나를,

그리하여수사만큼부족한존재라고….

무연히나무라는나무도있었다.

붓질한번에솟아나는나무도있었는데

그붓질한번에

바람까지담고있으니

참으로그의나무신묘하지않는가.

좋아하는나무앞에서

그저신만이나무를…..하다가

장욱진의나무…..도나무구나…..

무수한인내와수많은손길을담고이윽히건너다보는나무

앞에서생각이들더라.

킬머의시가쇠약해지는경험을하게했다.

일필에의해창조된그의나무는

세상의모든숲을대신해도될만큼충분히차고넘친다.

새는거기깃들고

개는앞발을들고짓는다.

그리고여인……

그는자그마한해…..

그의해는어찌그리도사랑스러운지빨갛고작고푸르고둥글고흐릿하고

하도부드럽고사랑스러워

세상을먹여살리는생명의근원이라는

무시무시한생각을그의빨간해는조금도하지않게한다.

그러니까그의그림은

겨우해와새나무개사람이다인데

그리고사이즈도아주작은데거의가다….

세상에그작은세상속에실제세상이가득하더라.

그것도축약된혹은압축된세상이아니라

그어느세상보다확장된세상……

우주라는혹은지구라는공간만이아닌

그위에삶의더께가그득하게느껴지더라는것,..

그는가끔나무를어느공간속으로밀어넣기도한다,.

산위에있는산보다더거대한공간.

그러니그의나무한그루는

저먼붉은태양과함께우주적존재가된다.

너무거대해서

지구가움직이는것을우리가느끼지못하는것을알고있다는듯

그는작은새와강아지을풀어놓아

놀라울정도의생명력을거대한나무에게부여해준다.

그의나무는불처럼타오르다가

(실제동해를입은감나무에새순이돋을때

그는마치나무가불타오르는것처럼여겼다고한다.)

어느때는

나무를돌로그려….

죽어서까지시간을담는….

시간의그릇으로표현하는가….

그의그림이해학적이라고?

아니그의그림은그저저절로미소짓게했다.

내가보기에그는나무를….너무사랑하여

감히나무로해학을,풍자를…..하지는않았다.

마치그가창조한나무에서피톤치드가솟아나와내호흡속으로스며들듯

자연스러운미소….

자연스러운공감….

그리고자연스러운기쁨이있었다.

그의간결한나무처럼

우리네삶을가볍게여기게하는,

떠나게하는객관화.

그미답의시간이그의그림속에서흘러나왔다.

그는나무를너무사랑하여

그에게만들리는나무의오라토리오를표현해낸것이다.

그림으로악보를적은것이다.

그의그림속에서나무는마치호수처럼보이기도한다.

나무가되는새도있다.

집이되는사람과

산은사람처럼바라본다.

새는강아지처럼강아지는병아리처럼보일때도있다.

어른은아이처럼보이고

아이는동물의새끼처럼보이기도한다.

닭은우주처럼거대해서아이를태우고어디론가금방이라도박차오를비행기처럼보이고

개는수탉의아래숨어있다.

나무는닭을피해살짝몸을돌리고

아마도낮에난온만달은수탉의하나바진깃털처럼보이기도한다.(닭과아이)

그가즐겨그린

사람.새강아지그리고나무와하늘….

그모든존재들은마치공기처럼바람처럼서로를넘나든다.

그의작품치고는조금커다란그림….동물가족은

화실벽에그가그렸던작품…..즉벽을그대로떼내온그림.

근데그그림위에

소의코뚜레와워낭이함께걸려있었다.

뒤샹선생의샘보다훨씬더자연스러운…..ㅋㅋ

어제친구들과양주에있는장욱진미술관을갔다.

차에서내리니다가오는영롱한겨울기운들..

공기의차가움과

벗은나뭇가지들이뿜어내는명료함으로만들어진

얼어있는세계…..가거기있었다.

산자락아래의하얀건물….

산에비해키가커보였다.

호랑이를연상시키는건물이라고설명을하더라만

장욱진의나무를보고나서….

나는그의그림속자유로운나무처럼여기기로했다.

사족:이글은현재전시와

장욱진미술관개관기념전시도록도함께참조함

필력이부족하여나무로만접근ㅎㅎ

7 Comments

  1. 데레사

    2014년 12월 9일 at 11:28 오후

    덕분에구경잘했습니다.
    나같이미술에대해서전혀아는게없는사람에게
    공부시켜줘서탱큐입니다.   

  2. Anne

    2014년 12월 9일 at 11:33 오후

    장욱진의그림을막연히이해하던것을
    푸나무님의해석(?)으로보니
    새로뭐집니다.
    역시.푸나무님!   

  3. 푸나무

    2014년 12월 10일 at 12:07 오전

    요즈음블로그마실을통못가서…
    이것도아주너그럽지않다면그저오고가고주고받는거라서
    댓글난을닫아야지했더니벌써발자취를놓고가셧네요.
    아이구데레사님
    언제나제가데레사님께탱큐입니다.
    좋은날되셔요.
       

  4. 푸나무

    2014년 12월 10일 at 12:15 오전

    앤님
    장욱진나무….이야기잔뜩써놓고
    나무그림이별로없어서
    구굴에서나무그림몇개더퍼다놓았습니다.ㅎ
    미술관에가서
    한사람의그림을주욱보면
    그제야조금이해가되는듯해요.
    작품한두개
    혹은이미지상으로는한계가있구요.
    그런의미에서어제장욱진미술관
    쨍한겨울에
    아마도남향이라선지
    오후세시즈음이었거든요.
    햇살없는곳에서있던미술관……참좋았어요.

    그의그림을보니
    정말즐겁고기쁘더군요..   

  5. Anne

    2014년 12월 11일 at 12:18 오전

    ‘그사람장욱진’이던가?
    옛날서울대김형국교수가쓴장욱진책을가지고있는데
    사람이야기를먼저읽고
    그림이더친근해졌어요.   

  6. 말그미

    2014년 12월 11일 at 2:31 오후

    장욱진의나무는한편의동화입니다.
    참너른품입니다.
    우주도품고있지요.
    새도별도달도…   

  7. Lisa♡

    2014년 12월 20일 at 6:03 오전

    벽에서떼어온그림좋으네요.
    !!!!’한참보는중….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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