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끄라비 저자 박형서 출판사 문학과지성사(2014년05월08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박형서의끄라비를읽다.

끄라비가뭐여….

지명이었다

태국의섬.

그렇게할수없다는심술탓인지

우리나라작가가외국에한동안느긋하게살면서

그곳풍광을그린소설….탐탁지않다.

이런글쓰려고태국에가서그렇게오래있었나…..

비에대한묘사

열대림에대한묘사가어디론가떠나고싶은마음을채워주었다.

그리고깊은밤

끄라비의결말을읽었다.

오토바이에서튕겨져나가

죽어간,죽은…..

<그랬다.나는끄라비가되었다.>

모든죽음은죽음자체만으로

별리라는엄청난무게를담고있는데

하여죽음이라는찰라의무게는전생의모든무게와흡사한데

거기에슬픔이라는덤까지고봉으로얹은꼴이어선지

그랬다.

죽음은글의말미에서마치꽃처럼피어났다.

그꽃은지극히향기로워

사위를자신의향기로포박시켜버렸다.

그랬다.

향기하니

옛날우리집….이제기억속에만존재하는본가

딱두세대혹은서너대백합솟아나꽃대에한송이아니면겨우두송이피어났다.

집으로오는길

이상도하지

여름,그리고여름밤

밤이깊으면세상만물의냄새가그어느계절보다

더요요히피어나곤한다..

특히여름밤의습기를가득머금은서늘함은

서늘하면서도부드럽다.

그래서인가그부드러움때문에….

어쩌다늦은밤집에돌아오는날이면

백합한송이혹은한두송이혹은두세송이

그작은개체가뿜어내는향기라고는믿을수없을만큼

아름다운향기가다가오곤했었다.

먼데서부터자신을알리는그무정형의향기로움은

대문을열고들어서는순간…..

마당은향기제이자

향기의축제장이었다.

희디흰달빛이라도마당에내려와있는날이면

그랬다.

달빛가닥올올이

향기얹어져있었다.

이글을읽는마지막.

죽음으로인해그글이완결되는순간

그랬다.

사람의모든죽음들도이책처럼

지난생애를아름답게피어나게해줄수있다면얼마나좋을까.

주인공의죽음으로끝난끄라비의마지막은

그의전생애를,

그러니까소설전부를

본가의백합화한송이가모든달빛에영롱하게들어앉듯

그렇게향기롭게만들었다.

그뒤아르판이라는제목의글을읽는데

그런문장이나왔다.

남에게자기의이야기를들려준다는것은마약과같아서

어쩌면성욕과다를바없을지도…””

번식이육신의DNA를보존하려는욕망의소산이라면

예술은정신의DNA를남기려는욕망의소산….“

주인공은작가

태국과미얀마의접경고산지대어디쯤의와카족은

고작이백여명이고그중에서도와카어를읽을수있는사람은예닐곱명

그와카족소설가에대한이야기다.아르판은.

이글에서

고상한듯해보이는

오직경제에서만잘사는나라

그사람들의저급한형태와

그상황을아주예리한눈초리로바라보면서

저급하다고여기는작가는

더욱저급한형태로

아르판의소설을훔쳐왔다……는것을아르판에게말한다.

실제작가의실명소설을등장시키며….

현란한논리와함께

그논리는결국자신에대한변명이었지만….

또다른여러가지가엿보이는대단한수사학이다.

장은수라는성이모호해보이는이름의평론가가발문을썼는데

아주재미있게잘썼다.

그런데그는박형서에주목하느라나처럼

아르판에게시선을보내지는않았다.

아르판은고귀한사람이다.

순수하며자신의일에충실하며욕심이없는

그리고타인을배려하는유속이엄청나다.

이런것이직유법의치졸함이다.

박형서는아르판의성정에대해

나처럼한마디도단언하지않는다.

그저상황을이야기하며

그가고귀한사람이라고웅변하는데

겨우나는그의고귀함을이런단어몇마디로오히려훼손하고있다.

나는이미고귀한사람이될능력조차상실한사람인데

더불어치졸하기까지하다.

작가의말도참재미나다.

이렇게글을잘써도

더잘쓰고싶은욕망이있다는욕심을아주재미나게표현해냈다.

(애초부터유실될운명을지닌편지를

굳이쓴이유는들어주길바라서가아니라

말하고싶어서,

알아주길바라서가아니라

표현하고싶어서였을지도모른다.티마이오스에서펌)

작가의글말미에

2014년초여름

박형서가아니라

너이자식

呵呵

그제지인의어머니화장터

관을태운버스가차례를기다리는사이

우리는점심을먹었다.

사람태우는곳에서

사람들은아주맛있게식사를하고

즐겁게커피를마셨다.

나도그랬다.

거기어디에도죽음은없고오직왕성한생명만가득했다.

불속으로들어가기위해관이버스에서내려져들것위로옮겨졌다.

관위에꽃다발한다발얹어져있었다.

실제그어여쁜꽃다발로인해하얀천을씌운관이덜외로워보였다.

관속에누운분이야.

이미영혼은어디론가떠났을것이고

어쩌면자신을담고있던육신을어디선가그윽히바라보고있을지도….

그러니결국그꽃다발조차살아있는사람을위한것일것이다.

드문드문화장터생각을하며

어젯밤늦게까지책을읽었다.

나중에는눈이침침해져왔고약간의두통이시작됐다.

사족:그랬다!는박형서의끄라비에무시로출몰한다.그러니까흉내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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