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박이일 경북여행

침묵여행인여행편지와기차여행이쏠쏠한지구여행사는즐겨찾기를해놓고

자주들여다본다.

그게그렇다.

무슨특별한여행이있으랴만그래도하며

마치하회마을에서남의집기웃거리듯들여다본다는것,

그러고보니정말기웃거리는게많기도하다.

여기저기음악회

여기저기미술관

여기저기책들의집은또얼마나자주들락거리는가.

어느집앞에서는들어가기가어려워대문만구경하다가돌아서기도하고

만만해보여그집마루에앉아서내집인양보이는앞산을바라보다가

해가설핏저물어서야마루에서일어난다.

어느때는그집안방에들어가서

가구배치에대해논하기조차할때가있으니

갈수록엽엽하기는커녕빙충맞은데로흐르는것같아

정말정신을다잡을일이다.

몇년만인지….

며칠전하회마을을천천히걸어다니는데

담이란게꼭그렇더라는것이다.

아예볼수없게담장이높다면들여다볼생각도없을텐데

꼭들여다볼만하게낮거나높거나하더라는것,

보이는듯보이지않는듯,

천으로친다면박사薄紗….라고나할까,

하긴그도그럴것이다.

담이사람의키보다훌쩍높다면그것은거절일게다.

그렇다고아무에게나다보여주고살수는없으니까

딱그마마한,높지도낮지도않는담장의키

밖에서만그러랴,

안에서도높은담이라면우선자연과의소외를이룰것이고

보이는듯보이지않는듯지나가는사람들머리를바라보며

소통을이루어내는것,

격리를뜻하면서도격리가아닌미묘한자태의담….

안동을가기전

울진이곳저곳에서바다가보였는데

그날바다의파도는세차고깊어눈에보이지도않는데벌써소리가들려왔다.

파도소리아니물의소리물이라는수많은개체들이무한으로모여있어

그들의합한소리…..는아름답고도무서웠다.

세찬파도….거대한군중물의군중…..들이

우우…..히스테리나경련이아닌즉보이지않는에너지라고하기에는

너무나거대한기이한자태로

몸을불리며키를키우며

더군다나매혹적인흰빛….

바다의그짙푸른청람색과대비되며다가오는데

그거대한아플라….

….

혼자인여행은

낯섬을더욱낯설게

생경함을더욱생경하게

아름다움을더욱아름다이..

시간을더욱현재되게혹은더욱존재하게해서

나를위무한다.

여행은그래서어쩌면나같은범박한사람에게는

유일가능한철학과의대면일지도모르겠다.

철학이삶에대한시선을배우는거라면적어도아마도그럴것이다.

자연의겨우한모퉁이

그리고모래알갱이만한나

아무도기억하지못할어느시간의일

참으로미미한작은일이지만

이상하게그순간세상모든것들이작아지는경험,

마치대인국에갑자기도착한것처럼

내가작아지고내가지닌것들욕망들꿈들소유들질투들조차

아주작아지는느낌.

내내견지하던정신우위의혹은유기체인간에대하여

신체는유기적인게아니라는단호한강변..

오히려유기체는생명이아니라

생명을가두고있는것이라는이론들

가령지금파도소리를무서워하는게

내가아니라

나라는유기체가아니라

신체라는현재형…..

신체안의개별적인것들.

가령심장일지간일지허파일지

그것들이느끼는감각이라는것,

집중해서안하던메모까지가끔해가며읽은

들뢰즈의글들이

양양의파도앞에서사정없이무산되더라는것이다.

저선명하면서도거대한보이는힘을존재케하는

존재자와

피조물인내눈에보이지않는힘,

겨우이작은내몸안의움직임과반응들

경련구토마비히스테리등….

들뢰즈의해석처럼설령프랜시스베이컨의그림이

그만의독특한방법과시선으로

보이지않는시간의존재를그려냈다손치더라도

적어도정교한철학자의시선이

새로운세기를향한문을열었다손치더라도

바람부는날파도앞에서니

저속으로슬쩍발을딛기만해도

속절없이어디론가사라져버리고말텐데

그러니까자연은생사를직면하게하는데

겨우모래알갱이인

나의논리나이론이

혹은나의시간이나존재조차

희미해지더라는것,

무의미해보이더라는것,

.

그렇다

자연은내꿈의비루함을깨닫게해준다.

나의일상들이역사와시간

혹은우주공간앞에서수많은삶들사이에서

얼마나작은지나를보게해준다.

그렇다고그런깨달음이

단순한허망과허무에머물지만은않는다.

부드럽기한량없어서

다시쉬일상으로돌아서게하고

다시작은것들을눈여겨보게하지만

그런순전한깨달음은내진부함삶속에서

청랑하게불어오는소슬한바람이되는것이다.

하회마을을싸고도는섬진강을따라걸었다.

멀리산이감싸고있고

그보다가까이강물이휘돌아흐른다.

강은참으로바다와얼마나다른가.

자연스러운굽이굽이들

아무에게나곁을내주어서

마치솔밭은강을따라흐르듯함께흐르는것처럼여겨졌다.

결국인간이아무리자연을개척하거나정복하는것처럼보여도

사람은자연에기대어살뿐이다.

우리나라에도여행인증제도가있었다.

그렇게여행사서핑을하다대게먹고하는경북여행을갔다.

25인승편안한차안에서절대침묵이던여행편지여행과는아주다른

그러니까가이드가쉬지않고너무나친절하게떠들던(?)

그리고사람들은그가이드보다더떠들던소란스런버스안….

창밖을보다졸다옆사람이말걸어오면같이말도하다가….

그녀는팀의막내로초등샘둘과은퇴한왕언니샘들셋해서다섯이함께왔다.

백암온천성류파크호텔말이호텔이지앤틱(?)해보이던

그래도물이얼마나좋은지

온천을아주길게했다.

혼자빈방에들어와할것도없었고

근데밤이깊어질수록점점이상해서

생각해보니낯선곳에서혼자잠자는것은처음이었다.

결국낮에사진때문에알게된왕언니샘께카톡을했다.

저거기끼어자면안될까요?

혼자자기때문에

다른사람보다34000원이나돈을더냈는데ㅋㅋ

그방은비어두고쌤들방에끼어잤다.

코고는소리가엄청났다.

11 Comments

  1. 데레사

    2015년 1월 18일 at 10:39 오후

    한겨울의여행,
    온천도하고바다도보고하회마을도거닐고….아주멋진여행이
    었을테지요.

    지금밖에는눈길이되어있습니다.
    미끄러지지않게주의하면서그래도나가봐야지..합니다.

    늘건강하시길~~   

  2. 산성

    2015년 1월 18일 at 11:32 오후

    기웃거리며들여다보기
    어디라도
    쿵쿵발소리내며들어설순없으니…그런가합니다만
    단정하게담으신
    단정한골목길에가만히서있어봅니다.

    그런데34000원참아깝다요.
    다시돌아나오셨을것같은데요?
    고요함속으로…
    따끈한온천동네가그리워지네요.

       

  3. mutter

    2015년 1월 19일 at 1:19 오전

    푸나무님
    혼자갔었네요?
    그거나도해보고싶은건데푸나무님이혼자간건쓸쓸해보이네요.
    혼자갔었구나!   

  4. 푸나무

    2015년 1월 19일 at 2:14 오후

    테레사님네에이젠저두온천이좋더군요.
    다친어깨가아직다낫질않아서
    뜨거운물에푸욱담그고있엇어요.ㅎㅎ
    친절하신데레사님게서도
    언제나
    강녕하시길요..   

  5. 푸나무

    2015년 1월 19일 at 2:25 오후

    그쵸,저두34000원엄청아까웠어요.
    그런데왕언니들이그렇게코를고시는데
    괜히왔군버텨볼껄…
    그래도내가먼저끼어자겠다고했는데
    부스럭거리며나올수도없고…..
    한두시간이나잤나….ㅋㅋ

    늙긴했어요.
    온천이아주좋았거든요,하하   

  6. 푸나무

    2015년 1월 19일 at 2:30 오후

    사람들과시간을맞추려면여행가기힘들어요.
    그냥훌쩍가야지
    이리재고저리맞추다보면
    못떠나기십상이거든요.
    쓸쓸하긴요.
    자유롭죠.
    얼마나좋은데요.
    혼자잠잘때만빼고요….ㅋㅋ   

  7. trio

    2015년 1월 19일 at 3:09 오후

    흑백사진…멋지네요.
    그래요,여행은혼자가좋기도하지만….에고고…
    언어가통하지않는곳에서는죽을지경…ㅋㅋ
       

  8. trio

    2015년 1월 19일 at 5:22 오후

    엄밀히말해서혼자하신여행이아니네요.
    가이드도있고동행인들도있고…ㅎㅎ

       

  9. 벤자민

    2015년 1월 19일 at 9:57 오후

    으~~음

    혼자여행도다니시는군요
    푸나무님은
    모든세포가낭만으로이루어져잇는분같아요^^

    저도
    몇년전에일본에한번가면서막간을이용하여
    한국서들어오는단체관광객들과한번합류를시도해본적이있엇어요
    같이따라다니면재미잇을것도같고해서요
    본토?한국여행사에연락을해봤더니
    제가가고싶었던특정지역에마침한팀이가는데
    대부분선상님들이라는게에요

    그런데전원래선상님공포증비슷한게잇어요
    학창시절공부를못해항상야단맞던그선상님공포!!ㅋ
    그래뭔여행가서까증선상님들과?
    그기다독방쓸라니해외니까엄청추가요금이발생!
    그래여행사보고묻었어요
    혹같이잘~혼자가시는남자는없어요?선상님말고^^
    그랬더니
    마~~그냥혼자가세요ㅎㅎ

    으흠~~~
    여자선상님들도코를고는군요^^

    하회마을!
    우리영연방여왕마마도다녀가신곳이네요
    그분은키가커서
    대충담넘어도다보신듯ㅎㅎ   

  10. 푸나무

    2015년 1월 21일 at 9:51 오전

    트리오님
    번데기앞에서주름?하하
    저야뭐하룻밤먼데가서
    그것도혼자잠잔이야기죠뭐….

    일단혼자는혼잔데
    혼자는절대아닌…
    거기다결국혼자잠도못자내방놔두고
    왕언니들방에낑겨서잤으니…
    거기다대면
    트리오님여행이야말로……
    왕쨩!!!   

  11. 푸나무

    2015년 1월 21일 at 10:00 오전

    으음
    벤님…
    그게글이주는트릭이라니까요.
    그럴듯해보이나실제는암것도아닌
    육십다된아지매가낭만은무슨낭만이요.
    말그대로여기저기기웃거리는게지요.

    글쎄그5명의슨상님들은
    은퇴하신분과현역이신분들이었는데
    혼자온저에게넘친절하게대해주셔서
    그분들나눠주신간식먹노라정신이없었다니까요.

    글쎄제가잘생긴남성도아닌데
    막내슨상님이전번을물어봐서가르쳐줬더니
    언니위영언니전번땄어….하더군요.ㅋㅋ
    집에와서제가그랬지요.
    우리집오빠에게..
    어딜가나이너메인기는식을줄몰라….
    이사람아착각을해도그런착각은곤란하지….
    시스터와브라더의대화는언제나이렇지요.ㅋㅋ

    여왕마마가키가크신가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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