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전사들을 위한 기도

이달들어제대로된독서를전혀하지못했어요.

독서는내겐일종의비거나눈같은어쩌면샘이기도한데말이죠..

내마음도올해겨울처럼건조했어요.

다행히며칠전비가조금내렸었죠.

나직하고그윽하게는아니지만봄비처럼….조용히

그래도비바라볼시간도없었어요.

집에손님이가득해매끼밥해내느라고정신이없었거든요.

이른아침밥을먹고치우고돌아서면

다시점심반찬걱정을해야하는….

하지만뭐그런시간들도괜찮긴하죠.

덜이기적인거니까일단남을위해나를주는시간이니까

겨우어제오늘필립로스의미국의목가를읽었는데

두권이라아직도조금남았군요.

부클모임은이따오후인데요.

아직다못읽었다고가서이야기하죠뭐.

아마놀랠거예요.아니이렇게흥미로운책을아직?

그래도

주인공스위드가좋아하는사람

조니애플시드….가나두참좋더라는이야기는하려구요.

머리에든것은없다할지라도

보폭이컸고

신체적인기쁨만이가득한,

풍경을사랑한사람말이죠.

그리고가는곳마다씨를뿌리는…..

스위드는도처에사과나무씨를뿌리는그의자루를사랑했죠.

이런짧은이야기는스위드를보여주고

그런스위드를보며나를또바라보기도해요.

최소한열칸은아니더라도한칸정도는나나스위드이기도하죠.

가령그대가얼마나아내를사랑하는지

아픈아내의전화

겨우집앞….조그만개천가로산책을나왔다는

경주어디쯤인가있다는자연치료소로아내를데리고간다는

그러면서도여전히자신의직장에서일을열심히한다는….

드문드문소식을적어보내는그행간에서

엿보이는고뇌가그대의전부라는것,

또전부가아니라는것도생각해요.

나이가들어갈수록점점<사랑>에대한개념이

나이처럼묵지근하게변해가죠.

무게만이아니라형체도형상도달라져가요.

사랑,

젊을때는전혀보이지않던것들이

나이와하께보이기시작하고

들리지않던것들이들려오기시작하는것처럼말이지요.

가령긍휼이얼마나아름다운사랑인가….

긍휼이동정에기인되어있어서

혹은약자아닌강자의입장에서

가볍게주는어떤것?

느낌이있어서아마젊은이더러그런사랑을하라면

하는쪽이나받는쪽이나사랑이아니라고생각하겠죠.

그러나조금만달리생각해보면

사실사랑은그사랑이깊을수록

거기에는깊은긍휼이자리하고있어요.

긍휼이없는

감정감상정서…..를사랑이라고할수있을까요?

아픈언니가재활병원에있다가설명절을맞아

병원생활을한지팔개월여만에

설을쇠러왔어요.

엄마도우리집에계시고

올캐들보다는그래도동생이편하니까

당연히우리집으로온거지요.

아직도몸이시원찮아서병원에서도24시간간병인을두고사는데

언니를차에태워긴시간을형부혼자운전하기어렵다고해서

내가순천으로내려가언니와함께올라오려고했는데

마침형부누님이아들네로설을쇠러같이오신다며

내려오지말라고하더군요.

지난월요일왔다가어제다시병원으로갔습니다.

이제겨우부축을해야화장실에를갈수있는

아직도긴재활의시간을가야만하는몸

약한언니몸을보며마음이미어지죠.

동생인제가그럴진대엄마는오죽하실까요.

오늘에서야엄마가그러시는거에요.

아야어제느그언니가울면서차를타고떠나는데내가이상하드라야

느그언니가종일내앞에서어른거려야

막니언니한테로가고싶은데

그라믄늙은이가미쳤다고할것이고

저그땡땡모른(마른)명태를가져다가한없이찢었서야.잊어불라고

기도를해도눈에가선하고..근디오늘아침에느그언니한테전화왔제,

나도니랑같이수화기를들었는가

느그둘이이야기를하드라

느그언니목소리를들응께

그때서야숨이좀쉬어지드라

사흘째던가엄마가그러셨어요.

아야,저그한나말이다.

한나요?

그래성경에나오는한나..

아사무엘엄마요,

한나남편이름이거머시냐?

엘가나요.

맞다그엘가나가한나가애기를못낳고울고있승께안그냐,.

남편인자기가열아들보다낫지않냐고느그형부가꼭그엘가나다.

어찌하여울며어찌하여먹지아니하며어찌하여그대의마음이슬프냐?

내가그대에게열아들보다낫지아니하냐”(삼상1:8)

맞네엄마정말형부가엘가나와같아

그다음날오후던가

아야느그형부가꼭장닭같어야.

장닭?

옛날에장닭을키울때보믄

장닭이먹을것을가져다가몇번콕콕찍어서먹기좋게해가지고

암탉앞에놓아줘야.

정말엄마?아니장닭이그래요?

근디느그형부가언니한테꼭지금그라고안하냐.

간병인이있어도형부가퇴근해오시면

그저형부만불러대는언니,

동생보다엄마보다더임의로운남편,

아픈중에도

저런남편이있는복이또얼마나큰가….

엘가나장로,

장닭장로.

이번설에새롭게얻은형부의별호예요.

아픈언니를위시해서

아내의결과를물어보는사람들에게도짜증이난다는

아주친한지인도있어요.

암수술의여파로

목소리가나오지않아하고싶은노래도못한다는지인도

겨우내감기가무서워

집안에만틀어박혀있다는지인도

그리고수술후항암주사를맡고있는친구도

그리고아픈아내때문에눈물겨워하는그대도있군요.

병이라는무서운적군과싸우지않을수없는

위대한전사들…..

위해기도하지않을수없어요.

물론

그대아내의강녕함도깊게간구합니다.

Debussy:Clairdelune

6 Comments

  1. 선화

    2015년 2월 24일 at 10:29 오전

    아니~장닭이그렇게마눌을위한행동을하는지몰랐어요~ㅎ

    나이가들수록배우자가최고라는걸더느낍니다
    언니분의쾌유를기원하며….

       

  2. 참나무.

    2015년 2월 24일 at 12:07 오후

    많은일이있었네요그간…
    여늬때처럼책속에빠져지내시는줄알았는데

    위대하고아름다운전사들을위하여
    제기도도보탭니다.

    (채송화어머님등장하시는포스팅언제나대환영)
       

  3. trio

    2015년 2월 24일 at 12:46 오후

    나이들어간다는것,아프다는것,죽음보다더슬픈일이라고
    노래하듯맨날맨날이야기하고있네요.
    지난명절때가족사진을큰조카가보내왔는데…ㅋ
    언니가암수술했을때언니가어떻게되면그날로따라가시겠다고해서
    언니의점수를딴형부라그런지아들들이간병인두자고해도아직은
    괜찮다고하신다는데..사진으로봐서그런지형부간병하는라
    부쩍늙어버린언니모습에가슴이메였습니다.
    부디푸나무님언니께서괘차하시기를바랍니다.
       

  4. 벤자민

    2015년 2월 24일 at 1:31 오후

    으~~음

    그간그런일이있엇군요
    오늘은우리긴말맙시다
    비자금야기도생략하고^^
    우선언니가좋아져야지요

    원래고향이보성아니요?
    푸나무님고향이보성이라고
    또언넘이시비거는넘있던데?^^
    맨날차마신다고?ㅋ

    형부도아마보성사람인갑소
    보성사람들이원래의리가있다고하던디
    김보성^^
    하긴뭐마누라한테뭔의리같소사랑이쟤

    어제테레비보니
    김종필씨나와울고잇더구만요
    그사람은안그럴것도같더만은…

    그래요
    위대한전사들!!   

  5. mutter

    2015년 2월 24일 at 2:02 오후

    언니가아프군요.
    푸나무님많이바빴겠어요.
    한나.엘가.사무엘
    성경을줄줄이머리속에넣고있군요.
    난6년을배웠어도듣던이름이다했는데..
    이러니내신앙이엉터리죠.

    언니가빨리쾌차하기를바래요.
    푸나무님이잘안보이는이유가있군요.
    착한,예쁜푸나무님   

  6. 김성희

    2015년 2월 26일 at 6:46 오전

    1월에엄마2주기예배를남녘의큰오빠집에서드렸어요,
    추도예배를빙자한5형제부부의남쪽여행이기도해요,,
    2박3일간의일정으로,,
    이번에장흥에도갔었죠,,
    정남진에,,,^^**
    보성은더가야된다고,,,
    맛난소고기먹고,표고랑곶감도사오고,,ㅎㅎ
    5형제부부가여행을하니모두들좋았다고,,
    나이들어가니형제가더욱살갑게느껴지네요,

    푸님,언니분은아직젊으신연세이신데,,,
    안타깝네요,,다만기도할밖에,,,
    형부의지극하신사랑이감동입니다,
    빨리쾌차하시기를소망합니다,

    참!!울아덜이름이사무엘이었어요,,
    시아버님의작명,,
    애가너무부담스러워해중학교입학무렵에개명을했었요,
    그럼내가한나가되는건가요?ㅎㅎ

    손님취루시느라많이분주하셨겠네요,,
    지원군어머니가계셔서든든~~,

    그리고,폭스케쳐저의관람리스트에있는데,,
    언제시간낼수있으려나?

    올만이라댓글이길긴~~~길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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