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흑백영화 <이다> 그리고 겨울

사실겨울나무는어두워요.

옷벗은나무들보다도

이파리를달고있는늘푸른나무들의겨울은더그렇죠.

겨울이깊어가면

초록이던가느다란나뭇잎들은추위에점점질려가며

초록색이지닌가장어두운곳까지내려가는거예요.

어둡죠.

아주어두워요.

눈이하얗게덮이면그극명한대비에의해초록빛이조금살아나는데

그때가아주아름다워요.

그러니까겨울이아름다운것은

대비에의한게아닐까생각이들곤하죠.

대비는언제나새로운감흥을주고아주자극적이기도해요.

눈부신흰눈은

그런대비를불러일으키는아주특별한존재죠.

눈과세상,

눈과나무,

눈과사람,

눈과바람두요.

그래선지흑백영화는겨울과가장어울릴것같기도해요.

<이다>는폴란드영화이고흑백영화죠.

그리고겨울이예요.

눈은내리기도멈추기도하구요깊게쌓여있기도하죠.

정말흑과백만있어요.

물론거기에아주섬세한흑백의농담=명암이자리하긴하지만요.

꼭흑백영화라서가아니라

그여백이정말수묵화같았어요.

불친절한신선함이가득한영화죠.

,사랑하는고객님…..

하이톤의느끼한멘트에젖어있다가

<이다>를보고있자니….

침묵속에서여백이

여백속에서생각이

생각속에서길이슬슬보이는듯한느낌이었죠.

이다는일종의로드무비에요.

차로여기저기찾아헤매서도그렇고….

결국그런몸의행위로인해

이다와완다는자신의근원을찾아가는길이니까요..

,이다에게는근원이지만

완다에게는혹자신의역사…..였을지도모르겠어요.

이다완다는폴란드에서는철수와영희라면서요.

여백과생략이있고

불친절하기도하지만실제

<이다>의결은의외로촘촘해요.

스토리나주제그리고화면조차어느것하나허투루는아니란거죠.

이다의엄마해골이나오자..아니나올때던가..

완다가스카프를벗죠.그리고그스카프로무언가를싸안아요.

그제야

,그렇구나…..

가슴속에서퉁소리가나죠.

영화를보는각도야천인천색일테죠.

나는

관계가일으키는의도적이지않는방향

헤아릴길없는삶의여정이라고

조금멋을부려봐두괜찮을듯도해요.

이다는완다를찾아오죠.

완다는그냥떠나보내려고해요.

그러다가다시이다를붙들어요.

그리고로드무비가시작되죠.

역사안에서소멸된영혼찾기

점점과거의사람들을향한사랑은타오르고사랑의감정은증폭되죠.

아무일없이살아갈것같던완다는

결국그고통을감내하지못하여창밖으로떨어져버리죠.

이다가오지않았더라면

완다는아마이다를찾아나서지않았을거예요.

이다와함께하며완다는점점과거속으로들어가게되죠.

그리고그녀는결국그과거속으로가버리게되요.

모든고통의근원이과거에요.

과거는흘러가버렸으니고통도따라서흘러가버리면좋을텐데

오히려현재보다더힘이세지는거예요.

완다는견뎌낼수없었던거죠.

지금잘살아야되는이유로이해했다면

문제를살펴보는눈은제법인데

답이너무진부한거죠?

소소하지만명징한부분들이꽤있는영화예요.

유대인수녀

알아야희생하지….

.남자와잠을자는수녀

결국이다는아름다운빨간머리를질끈동여맨채다시수녀원으로돌아가죠.

이따가밤이깊으면

삼월저녁이라는제목으로글을하나써볼까해요.

이다와완다가

눈내리는겨울날근원을찾아헤매듯

나의삼월저녁을찾아한번헤매보는거죠.

이다는필름포럼에서하는데

이글을읽은당신,보세요.그영화,

좋은영화는

책여러권읽은것만큼생각하게해요.

진짜?

네에진짜요.

고아로수녀원에서자란소녀‘안나’는수녀가되기직전,유일한혈육인이모‘완다’의존재를알고그녀를찾아간다.하지만이모는‘안나’가유대인이며본명은‘이다’라는뜻밖의이야기를전하고,그녀는혼란에빠진다.자신을낳아준부모님의죽음에대해알고싶어진‘이다’그리고이모‘완다’는자신들의가족사에얽힌숨겨진비밀을밝히기위해동행을시작하는데…(펌)

9 Comments

  1. 騎士

    2015년 3월 13일 at 10:14 오전

    보지는않았지만내가좋아하는
    타잎의영화같군요
    그래서케이블티비Sundance챠넬영화를
    자주보지요   

  2. 푸나무

    2015년 3월 13일 at 1:40 오후

    요즈음에는남편이나애인들을오빠라고부르는데
    우리젊었을때는오빠는
    진짜오빠나친척오빠들한테만사용을햇어요.
    고등학교때작은오빠아주친한친구가오빠라고불러주라고
    애원?을했는데도절대안부른기억이나요.
    요증이야가끔남편에게도농반진반오빠소리를하기도하고
    아주친하게지내는부부들
    그중나보다더나이가어린지인의남편에게도
    장난으로오빠하기도하는데

    세상에대에박~~~~
    기사님
    이렇게글도잘쓰시고

    제집에오셔서댓글을써주시니
    진짜너무너무반가운나머지
    블로그에서는처음으로
    기사옵하야~~~~하고싶네요.

    진짜?네에진짜,
    박수까지치면서요.^^*   

  3. J cash

    2015년 3월 13일 at 4:23 오후

    영화얘기하기전에서두에쓰신글들
    ㅡ"사실겨울나무는어두워요.."부터
    "그래선지흑백영화는겨울과가장어울릴것같기도해요.."까지ㅡ
    제푸어록집에담아놓겠습니다…사부님

    옵하야~~~친구도옵하이니
    저한테도옵하야~라고불러주시길’애원’?합니다~하하   

  4. mutter

    2015년 3월 13일 at 10:09 오후

    벌거벗은나무를보면
    "나무가쉬고있구나!.봄준비를하고있구나"
    그런생각을하게되더라구요.농부가겨울을쉬며봄을준비하듯이.
    이리로이사오고몇년후부터그런생각을한것같아요.
    침엽수도낙엽이떨어져요.요즈음소나무나잣나무밑에가면
    솔잎이종종종떨어져땅을반쯤덮고있거든요.
    누군가떨어져야새로운잎이생겨날수있다는거겠죠.
    ‘이다’나도보고싶네요.   

  5. 선화

    2015년 3월 13일 at 11:22 오후

    저도보고싶어지네요이영화…
    "이다"잘기억해두겠습니다
    푸나무님덕분에~^^

       

  6. 올리브

    2015년 3월 14일 at 3:58 오전

    저번에필름포럼에갔다가개봉전의소개글을
    본적이있는영화네요.
    보고싶다고생각한영화였는데…

    푸나무님~
    잘지내시죠?^^   

  7. 松軒

    2015년 3월 14일 at 4:18 오전

    푸나무님…저이영화나무와달님방에서봤어요
    간만에흑백으로명화본기분이었거든요..
    두번이나…봤어요…

    그냥틀어놓고…
    그들의침묵에같이동참하는듯..그렇게…ㅋ

    근데…이런영화..어디서본듯하지않았나요???
    예전어느영화를보는듯한느낌이….ㅋ   

  8. 참나무.

    2015년 3월 14일 at 2:36 오후

    겨울나무와흑백영화의대비…절묘합니다
    KU시네에도하데요…

    무리해서라도꼭볼게요~~ㅜ.ㅜ
       

  9. 해군

    2015년 3월 15일 at 1:41 오후

    이영화흑백이라서더욱강렬해요
    그리고너무슬프기도하지요

    저라면완다이모처럼살았더라도
    창문에서뛰어내리지는않고
    그냥그대로살았을것같아요
    그래야할이유를만들어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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