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이다 친구야
BY 푸나무 ON 4. 9, 2015
친구야사월이다.
봄이만개한건가꽃이만개한건가
둘차이가미미하니꽃을봄으로혹은봄을꽃으로여겨도무방하겠다.
차이와분별을혹은분석을못마땅해하는것이봄이아닌가.
그래서미미함속에아름다움이있다는것을알려주는것인가….
나무나꽃을보며근원적인생각을그만하라는사인을
꽃이하는지도모르겠다.
거기내려놓으라는….가르침도있다.
봄바람속에는,
그냥꽃을꽃으로보렴.
자연스럽게
살랑이며속삭이는듯….
답없는문제를너무깊게생각하지말라고유혹하는구나
사월봄꽃들이내게말하는구나.
자지러지게개나리피었다.
사실개나리는잡초근성이다분하다.
가지를꺽어심기만해도자기를위한밭이라도되듯순항한다.
조금오래된집담벼락아래에서터를잡고어느순간담을타고넘어서기시작한다.
그리고위로만향해가는기세를살짝숙여다시땅으로흐르기시작한다.
그선명한노란빛을산수유은근한노랑과비교하며낮게여기지말일이다.
너의취향이나의존재와는전혀무관하다는것을
개나리는그선명한빛깔로나에게고한다.
겨우사나흘일이있어수안보엘다녀왔다.
그곳에는별로넓지않는천이흐르고묵은벚나무가가득하다.
특별한경우가아니면매해이즈음그곳을가곤하는데
활짝핀벚나무를만나는게쉬운일은아니다.
꽃의때를맞추기란얼마나어려운지…..
내가할수있는일이아니라시간이해줘야만하는일이기때문이다.
혹시라도기대를하며천변쪽으로차를몰았는데
아직도꽃망울은어린소녀의가슴이었다.
더군다나나흘동안내내흐렸다.
그런데돌아오는날어제
우리동네는완연한봄날이었다.
흰목련은북쪽을향해곧추서있던그리움의부동자세를버리고
맘껏활짝헤벌어져있었다.
양지바른쪽에서는자목련도그꽃잎을금방이라도열기세였지.
자목련은언제나내외할머니와함께존재한다.
이십대의나
사월의어느날
치매이시던외할머니
(아외할머니가….금방나도되겠지)
딸네집을잊지않고찾아오시곤했다.
바지를모자처럼머리위에쓰시고
어쩌면그리도천진하고상냥한미소였는지.
자신도상대방도없는그저미소만살아나는미소였다.
어린손녀인내게이것좀잡솨보시오참맛있단마리요…
할머니치마가득놓여있던자목련꽃잎들,
할머니는자목련꽃을꺽을때
톡톡부러지는소리를들으셨을까.
꽃이부러지는소리가아닌
할머니생이부러지는소리아니었을까,
할머니입안에있던아직덜부서져있던목련꽃잎들
아름다운꽃그림자에어리우는상흔.
친구야
사람의기억이란어쩌면몸안의죽고또죽는세포들보다
생명이길다.
벚꽃은개나리위에엷은꽃그림자를드리운채피어나있다.
그리고그아래나지막한풀들과키작은꽃.
쇠별꽃개별꽃현호색무수한종류의오랑캐꽃인제비꽃들은